할리우드 대표 연기파 배우 이완 맥그리거와 피어스 브로스넌의 불꽃 튀는 카리스마 대결이 기대되는 영화 ''''유령작가''''는 미국 현지에서 미국과 영국간의 정치적이고도 민감한 음모를 소재로 한 까닭에 조심스럽게 4개관에서 제한적으로 개봉됐다. 하지만 개봉 이후 판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관객 및 언론, 평단의 호응에 힘입어 4개의 스크린에서 43개의 스크린으로 상영관이 확대되고 결국 5주~6주차에는 819개의 스크린을 장악하게 된 것. 또한 박스오피스 순위 역시 개봉 5주차에 11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또 11주차 주말인 지난 2일 기준 336개의 스크린을 유지하며 여전히 관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유령작가''''는 원작 및 배우의 이름값도 무시 못하지만 감독 로만 폴란스키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해낸 영화가 아닐 수 없다. ''''유령작가''''는 폴란스키가 지난 2002년 제 2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유태인 피아니스트의 시선으로 그려낸 ''''피아니스트''''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신작.
그는 지난 2007년 로버트 해리스와 의기투합해 ''''유령작가''''의 작업에 착수했다. 60~70년대 세계 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던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연출력이 스릴러 장르와 만나 빛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유령작가''''의 촬영을 마치고 최종 편집을 하던 중 30년 전 벌어졌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제 5회 취리히 영화제에 평생 공로상 수상차 스위스에 입국하다 체포돼 스위스 별장에 연금 당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는 연금당한 상태로 전화로 ''''유령작가'''' 마지막 편집을 진두 지휘하는 등 영화에 대한 열정을 거두지 않았다. ''''유령작가''''는 언론의 우려 속에 폴란스키가 실패의 쓴 맛을 볼 거라는 예상을 깨고 제60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당당히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 언론과 평단을 놀라게 했다.
폴란스키는 현지 시각으로 지난 3일 최근 그가 켞은 가택연금 등 사건과 관련해 ''''부당한 처사에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고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그는 ''''특별한 처사를 부탁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공정한 대우를 원하기 때문에 이 글을 쓰게 되었다''''고 밝혔다.
폴란스키는 ''''나는 33년 전에 분명히 잘못을 했고 당시 재판을 통해 감옥에서 모든 형을 마치고 나왔으나 판사의 형기 번복으로 결국 미국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며 ''''그리고 오랫동안 판사가 바뀔 때마다 정치적인 이유, 혹은 그들의 유명세를 위해 내가 저지른 불미스러운 사건을 계속해서 이슈로 만들어왔다"고 피력했다.
이어 "피해자가 더 이상 이 일을 언급하고 싶어하지 않는 상황에서 그냥 내버려 두라고 함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나를 잡으려고 하고 있으며 이는 정당한 처사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연금되면서 작업도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했으며 가족들도 만날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나는 다시 영화를 만들고 싶으며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 고 심경을 밝혔다.
''유령작가''는 전 영국 수상 아담 랭의 자서전을 대필하게 된 주인공 고스트가 미국의 거대한 음모를 발견하고 진실을 파헤쳐나가는 과정을 그린 정통 스릴러. 국내에서는 오는 6월 3일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