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백악관 기자단 만찬 참석 논란

뉴욕타임스 "기름유출 ''비상사태'' 상황에서 적절치 않다" 비판

미국 멕시코만의 대규모 기름유출로 심각한 환경재앙이 초래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일(이하 현지시간) 저녁 백악관 출입기자단(WHCA.White House Correspondents'' Association)의 연례 만찬에 참석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뉴욕타임스가 공개리에 비판하고 나섰다.

백악관 출입기자단(WHCA)의 연례 만찬 행사는 1920년부터 시작된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행사지만 언제부턴가 농담이나 주고받는 디너쇼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WHCA 만찬행사에 참석해 유머 실력을 뽐내며 좌중들의 폭소를 자아냈지만 권위지를 자처하는 뉴욕타임스는 2008년부터 이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NYT는 멕시코만의 기름유출 사태가 악화돼 루이지애나, 앨라배마, 플로리다, 미시시피 등 4개주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대재앙의 우려를 낳고 있는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만찬에 참석해 농담을 하는 모습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올해 행사는 CNN방송이 생중계를 하는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시간대학 졸업식에 참석해 축사를 한 뒤 워싱턴D.C.로 돌아와 백악관 기자단 만찬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타우슨대학의 마사 쿠마르 교수는 "모든 언론이 기름을 뒤집어쓴 야생조류와 시름에 잠긴 어부들의 모습을 전하고 있는데 대통령이 유명인사들이 모인 만찬에 참석해 농담을 하는 모습이 전국에 방영된다면 사태를 악화시킬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 당시 부시 대통령이 초기에 안일하게 대응하면서 지지율이 곤두박질쳤던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 기름유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총력 방제를 거듭 지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더욱이 보수 언론에서는 이번 기름유출 사고를 ''오바마판 카트리나''로 비유하면서 연방정부의 책임론을 제기할 태세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의식한 듯 2일 오전 피해지역을 직접 방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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