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 면세점 매각 무산…독자생존 vs 추가 매각

파라다이스 면세점, 호텔신라와 매각 추진 무산

-표면적, ''매각 가격 조율 실패''…면세 사업권 승계 불가탓에 무산된 듯
-파라다이스 사측, ''100% 고용승계 없이 매각 추진하지 않겠다'' 선언
-노조, 경영 정상화 위해 구조조정 이뤄질까 우려 표명


관광특구 해운대에 위치한 파라다이스 면세점이 장장 6개월여에 걸쳐 매각을 추진했으나 끝내 무산됐다.

추가 매각이냐 독자생존이냐의 갈림길에 선 파라다이스 면세점 직원들은 고용 불안에 떨고 있다.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 면세점이 20일 면세점 인수에 나선 호텔신라에 회사인수 이행보증금 50억원을 반환한 것으로 드러났다.


거의 6개월을 끌어온 면세점 매각이 사실상 무산된 것이다.

파라다이스 면세점 홍보팀 최치환 차장은 "매각과 관련해 우리측이 최우선으로 고려한 것은 인수 가격이었다"면서 "하지만 호텔신라와 수차례 협상에도 인수가격 폭이 너무 커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논의 금액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관련업계에서는 800억원 안팎의 금액을 두고 양측이 줄다리기를 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면세점 매각 무산에 대해 호텔 신라 측은 면세 사업권이 이양된다는 전제하에 협상을 진행한 것이지, 구체적인 금액은 논의되지 않았다며 다소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라 파라다이스 면세점은 인수가격 협상 결렬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관세청이 면세사업권을 다른 업체에게 승계할 수 없다는 법리 해석을 내린 것이 매각 포기의 주요한 원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면세점 측은 결국 독자생존 또는 다른 인수기업을 찾아나서야 하는 기로에 섰고, 그동안 고용승계를 주장해온 직원들도 의외의 상황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매각이 재추진될 경우, 또다시 고용승계 문제가 부각될 수 있고, 독자생존으로 가더라도 지난 6개월 동안 경영이 거의 마비돼 적자폭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어서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파라다이스 면세점 노조 관계자는 "지난 16일 파라다이스 면세점 대표이사가 100% 고용승계없는 매각은 추진하지 않겠다며 경영 정상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면서 "하지만 이는 또다시 매각이 진행될 수 있는 여지를 열어 놓은 것이고, 현재 적자상황을 면하기 위해 직원 구조조정 수순을 밟을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정규직 직원 180여명이 불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파라다이스 면세점 노사는 단체협약을 진행하고 있지만, 노조원의 해고, 징계에 대한 기준 마련과 임금 인상 등 첨예한 사안에 대해서는 논의의 진전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파라다이스 면세점 측은 매각협상 과정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면세점 매각을 추진해오다 돌연 포기의사를 밝힌 속내가 무언지 의문이 일고 있다.

파라다이스면세점 부산점의 경우 최근 신흥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는 해운대의 파라다이스호텔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난해 1천4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알짜 면세점으로 꼽히고 있다.

파라다이스그룹은 지난해 7월 초 기존 사업의 역량을 강화시킨다는 이유를 내세워 면세점 매각을 추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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