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공개된 배용준 주연의 영화''외출''(블루스톰, 허진호 감독)이 한국 여성팬이 아닌 일본 여성팬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배용준에게 가장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는 팬들은 다름 아닌 일본의 40~50대 중장년층 여성들. 이들의 ''욘사마'' 배용준에 대한 신뢰는 가히 절대적이다. 지난 3월 강원도 삼척 현장공개때 일본에서 한국 강원도일대까지 찾아온 열성팬들의 뜨거운 반응, 수 십 만원씩 내고 택시를 대절해 촬영지를 쫒아 다닌 일화, 4월 외출 촬영을 목적으로 한 연세대 콘서트에 4000여명의 일본 여성팬이 몰려든 사건 등 올해만도 굵직굵직한 뉴스가 쏟아졌다.
이날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영화에서는 이런 일본 여성팬들의 감성을 자극할 장면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제작진이 물론 이러한 요소를 의도했든 안했든 결과적으로 반향은 클 것으로 보인다. 시사회 현장에서 일본 언론들이 꼽은 먹힐 것 같은 명장면은 바로 이장면들이다.
#장면1-"집안일 해요" "어려운일 하시네요"
인수(배용준)와 서영(손예진)은 배우자의 불륜으로 피해를 본 상대 배우자들. 실체를 알고 고통스러워 하던 둘이 이내 동질감을 느끼며 서로에게 묘한 애뜻함을 쌓아가면서 길을 걷는 장면에서 인수는 묻는다. "무슨일 하세요"(인수) "집안일 해요"(서영) "어려운일 하시네요"(인수) "고마워요 그렇게 말해줘서"(서영)
국내 언론 시사회장은 일순간 폭소가 터졌지만 해외 매체 시사회장에 있던 국외 기자들은 이 장면에서 배용준의 섬세함에 다시 한번 감동했다. 일본 여성주간지 ''여성자신''의 가와무라 에이코 기자는 "배용준에게 흠뻑 빠진 일본의 여성 팬들은 대개 다 주부다. 그런 주부들에게 배용준의 저런 자상함은 바로 ''겨울 연가''의 준상의 이미지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역시 영화 초반 인수가 서영에게 자신도 역시 배우자에게 똑같이 배신당했음에도 불구하고 힘들어하는 서영에게 "힘내세요"하는 장면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평했다.
#장면2-베드신(?) 배 근육신(?)
인수와 서영이 서로에게 이끌려 결국 육체적인 관계를 맺는 베드신은 두번 등장한다.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베드신은 이미 노출에 익숙해진 한국 관객에게 지극히 평범한 수준이다. 18세 등급을 받았음에도 불구 베드신의 질적 수준은 매우 낮은편이었다. 배용준의 상반신 노출과 언뜻 언뜻 보여지는 손예진의 실루엣정도에 그치고 만다. 한 영화 평론가는 "베드신이 아니라 배용준의 배 근육신 같다"고 촌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인의 시각은 달랐다. 영화를 본 가요 히스다께 씨는 "이미 지난해 11월 배용준의 사진전에 열광했던 팬들은 이번 베드신에서 다시 한번 영화상에서 살아움직이는 배용준의 상반신에 굉장한 반응을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용준의 베드신에 대한 관심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또다른 언론은 "베드신에서 배용준이 수동적이고 손예진이 오히려 적극적인 것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일본 취재진은 기자회견장에서도 "베드신 농도가 짙으면 어쩌나 긴장했다"면서 "다행히 안심(?)하고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얘기까지 했을 정도다.
#장면3-배용준의 눈물
일본에서 배용준에 대한 일본여성들의 일관된 찬사 수식어는 ''미소가 아름다운 남자''다. 그의 미소에 열도의 여인들이 쓰러진다. 그런 배용준이 영화에서는 하염없이 눈물흘린다. 후배앞에서도 흘리고 혼자 여관방에서 술먹다가도 운다. 울때는 서럽게 운다. 배용준은 이에 대해 "인수와 실제 나를 동일시 바라봐도 좋을 만큼 감정 이입됐다"고 말한다.
말수 없는 인수가 부인의 불륜에 북받쳐 흘리는 눈물은 내면 깊은 속에서 끓어오르는 복합적인 것. 얼마나 실제같은지 눈물과 콧물이 뒤범벅이 될정도다. 이 대목에는 대부분 참석자가 일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눈물의 여왕'' 손예진 보다 훨씬 더 자극적인 배용준의 눈물은 팬들 가슴깊이 파고들 것으로 평가했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남궁성우 기자socio94@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