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주민 50여명이 23일 판교신도시 개발에 따른 이주와 생계대책을 요구하며 경기도 성남시 한국토지공사 사장실을 점거한 채 농성을 벌였다.
토지공사가 이날 판교택지개발지구내 미이주가옥 17가구에 대한 행정 대집행에 들어간데 따른 것이다.
주민들은 "영세세입자에 대한 대책 없이 가옥을 강제로 철거하는 것은 삶을 포기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토지공사 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주민대표 문영식씨는 "그동안 토공측에 가이주단지 조성 등 철거에 따른 대책마련을 요구해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대책없이 강제집행을 했다는 것은 선진국으로 가는 대한민국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므로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해 투쟁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반면 토공측은 "법과 원칙에 따라 행정 대집행에 들어갔으며 주민들의 요구는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은 오전 10시께 김재현 토지공사 사장과 면담을 가졌으나 양측간의 원론적인 입장만 확인한 채 면담을 마쳤다.
주민들은 면담 뒤인 10시 30분께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대기하고 있던 경찰에 전원 연행됐지만 이 과정에서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앞서 이날 새벽 판교동 일대 가옥철거 현장에서는 가옥 철거를 막으려는 주민들과 철거용역원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져 주민 두세명이 다쳤다.
이들은 현재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지만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이날 새벽부터 판교 철거현장과 토지공사 건물안팎에 7개 중대 500여명의 경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CBS 사회부 이동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