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동부가 적지에서 소중한 1승을 챙겨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냈다. 동부는 22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벌어진 2009-2010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2차전에서 마퀸 챈들러(28점 10리바운드) 김주성(16점 7리바운드) 윤호영(13점 5리바운드)의 적극적인 골밑 플레이를 앞세워 72-70으로 신승했다. 이로써 1패 뒤 1승을 챙긴 동부는 24일 홈구장 원주 치악체육관으로 장소를 옮겨 3차전을 치른다.
시작은 좋지 못했다. 1쿼터 종료 3분10초를 남기고 3-15로 끌려갔던 동부였다. 공격과 수비, 한 쪽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1차전 악몽이 재현되는 듯 했다.
가까스로 10-21로 1쿼터를 마무리한 동부는 2쿼터부터 맞불을 놨다. 상대의 전면 압박수비를 맞받아치면서 점수차를 좁혀갔다. 그 결과 33-40으로 뒤진 채 시작한 3쿼터부터 분위기를 가져왔다. 챈들러가 적극적인 포스트업은 물론 3점포까지 꽂아댔고 전반 내내 수비에 매달리느라 6점에 그쳤던 김주성이 골밑을 집중 공략하면서 3쿼터 5분께 47-46 첫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시소게임이 계속됐다. 동부로 승부가 기울기 시작한 것은 57-60으로 뒤진 4쿼터 4분께였다. 김주성의 깔끔한 중거리슛에 이어 챈들러가 모비스 브라이언 던스톤의 파울로 얻은 자유투 2개를 성공시키며 역전에 성공한 동부는 상대의 수비 실책을 이용해 이광재가 재치있는 레이업슛을 성공시키며 도망가기 시작했다.
4쿼터 종료 1분30초를 남기고는 69-63까지 앞섰다. 그러나 정규리그 우승팀 모비스의 뒷심은 무서웠다. 모비스는 헤인즈의 골밑슛에 이은 양동근의 레이업슛으로 68-71까지 추격해냈고, 챈들러의 볼을 가로채기 해낸 양동근이 꽂아준 패스가 헤인즈의 덩크슛으로 연결되며 70-71까지 쫓아왔다.
동부는 박지현의 자유투로 1점을 만회했지만 마지막 공격권은 모비스에 있었다. 그러나 모비스 함지훈이 동부의 수비벽을 뚫고 박종천에게 볼을 빼주는 순간 종료버저가 울리면서 승리는 동부에게로 넘어갔다.
강동희 감독은 "1차전을 너무 큰 점수차로 패해 선수들이 의기소침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정신력이 나온 것 같다"면서 "모비스가 외곽슛이 안터지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 우리에게 운이 따랐다"고 겸손해했다. 그러나 "오늘 경기에서는 공격루트를 좀 찾은 것 같다"면서 "좀 더 보완한다면 3차전에서 더 좋은 경기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