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회사들이 이른바 ''순한 담배''를 뜻하는 문구 대신 담뱃갑의 색깔을 금색이나 은색, 빨강, 파랑, 오렌지색 등으로 포장해 소비자들에게 순한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19일(현지시간) 지난해 6월 개정된 ''가족흡연방지-담배 통제법''에 따라 ''라이트''나 ''마일드''와 같은 문구 사용이 금지되면서 담배회사들이 포장을 ''라이트 컬러''로 바꾸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미국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필립 모리스의 말보로 라이츠(Marlboro Lights)는 말보로 골드(Marlboro Gold)로 이름이 바뀌고, 말보로 울트라 라이츠(Marlboro Ultra Lights)도 말보로 실버(Marlboro Silver)로 변경되면서 담뱃갑의 색깔도 이름에 맞춰 금색과 은색으로 포장된다.
필립 모리스는 이같은 방침을 최근 보급회사들에 고지했다. 그런가하면 RJ 레이놀즈도 이미 기존의 살렘 울트라 라이츠(Salem Ultra Lights)를 은색 케이스에 넣어 판매하고 있다.
이같은 담배회사들의 ''담뱃갑 색깔 마케팅''에 대해 하버드대학의 그레고리 콘놀리 교수는 "담배회사들이 교묘히 법망을 피해가도 있다"면서 "색깔을 다음 세기 공중보건의 최대 미신 가운데 하나로 둔갑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콘놀리 교수는 "일반적인 담배나 멘톨향 담배는 빨강이나 녹색으로, 순한 담배는 파랑, 금색, 연두색으로, 그리고 울트라 라이츠는 은색이나 오렌지색으로 담뱃갑 포장을 바꿔 ''안전한 담배''의 미신을 영구적으로 만들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국립암연구소는 ''순한 담배''라는 것도 사실은 건강에 전혀 이롭지 않다면서 오히려 흡연자들이 더 깊게 빨아들여 일반 담배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美식품의약국은 담배회사들의 이같은 컬러 코딩(color-coding) 방식이 관련법에 저촉되는지 여부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그러나 담배회사들은 "제품의 정체성과 차별성을 위해 담뱃갑의 색깔을 정하는 것은 회사의 자유"라면서 자신들은 (마일드 등의 문구를 금지한) 법을 준수할 따름이라고 반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