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의 합의를 일방 파기하고 올림픽과 월드컵 중계권을 단독으로 확보한 SBS는 이를 ''3사 경쟁으로 인한 낭비와 중복편성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 해명했지만 AD카드까지 독점하며 결국 취재보도까지 제한해 의도를 의심받고 있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인쇄매체의 경우, 취재카드인 E카드를 각 NOC(국가올림픽위원회)를 통해 국가별로 쿼터를 정해 배분하지만 방송 AD카드는 중계계약권자인 방송사에만 배분한다.
밴쿠버올림픽 중계를 포기한 KBS, MBC는 보도를 위한 취재 관련 AD카드를 SBS에 각각 12장, 8장을 요청했지만, SBS는 각사당 1개팀 분량 3장만을 줄 수 있다는 답변이었다.
CBS는 단 한 장의 AD카드를 요청했으나 이 마저도 거절당해, KBS와 MBC, CBS는 최초로 올림픽 현지 취재팀 파견을 포기했다.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94히로시마아시안게임까지, 대한민국합동중계단(KOREA-POOL)에 참석해 라디오중계를 했던 CBS의 경우, 실질적인 KOREA-POOL이 무너진(이전까진 인원까지 POOL체재였으나 이때부터 각 사가 별도 인원을 보내기 시작했다) ''96애틀랜타올림픽부터 중계는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라디오방송사의 한계로 중계권을 포기한 CBS는 그러나 이후에도 동.하계올림픽에 빠짐없이 현지 취재를 보내면서 ''''시드니올림픽 야구팀 카지노 출입''''등 크고 작은 특종을 만들어 냈으나 이번 밴쿠버엔 현지취재 기회조차 봉쇄당했다.
이번 SBS의 중계권 합의 위반에는 ''KOREA-POOL''를 인정하지않으려는 IOC의 상업적 논리가 깔려 있다.
SBS 또한 이번 결정을 내리면서 ''IOC 규정상 AD카드 양도가 불법''인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IOC규정을 따르는 국가는 거의 없다.
오히려 IOC의 철저한 상업주의에 각 국가의 방송사가 대항하고 있는 추세다.
밴쿠버올림픽 미국 중계권자는 NBC지만 CNN이 현지취재를 못하는 건 아니다.
유럽, 일본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는, 해당 방송협회 주관으로 중계권자에 관계없이 ''취재를 위한 카드''만큼은 적절히 배분하고 있다.
물론 IOC는 비중계권사를 대상으로, 자체심사해 3매 제한으로 ''ENR카드''를 발급하고 있으나 이 역시 무용지물이다.''인터뷰 존'' 등 취재제한 구역이 많을뿐더러 이나마 제대로 발급되지않는다.
전 세계 방송사를 대상으로 제대로 된 심사도 할 수 없고 상업주의에 편성된 중계권자 보호 논리로, 이번 밴쿠버올림픽에서도 CBS등 국내 몇몇 방송사가 신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중계권 협정 위반 사례는 이번 뿐 아니라 ''96AFC아시안컵, ''97프랑스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9나이지리아세계청소년축구, 2001~04년 메이저리그, 2006AFC팩키지 등, 2006WBC준결승전 등 과거에도 수차례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진 특정사가 독점 중계를 할 때도, 같은 한국방송협회사인 비중계권사에 대한 취재 편의는 적극 보장돼 왔다.
이번 SBS의 비중계권사에 대한 AD카드 조치는, 이후 국제경기에 SBS가 아닌 다른 사가 중계권자가 될 경우, 보복성 조치로 되풀이돼 중계뿐만 아닌 취재보도에까지 확대되는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됐다.
국가 주요방송사가 취재보도를 포기하는 것은 ''볼권리, 알권리''를 차치하고서도 한국스포츠 전반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밴쿠버올림픽 중계, 취재보도가 이렇게 결정된 이상, 추후에도 방송사 간의 조정은 힘들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정과 함께, 한국방송협회 차원에서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