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기어 ''하치이야기'', 별 사건 없이 큰 울림 전해

[개봉작 프리뷰] 하치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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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원조'' 로맨틱 가이, 리차드 기어가 주연한 ''하치이야기''는 인간과 반려동물간의 특별한 교감을 다룬 휴먼드라마다. 실제 일본 시부야의 충견 하치코의 실화를 소재로 했으며 1987년에 선보인 일본영화를 리메이크했다.

"시나리오를 읽고 마치 아기처럼 울었다"고 고백한 기어는 제작에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개같은 내인생 '' ''사이더 하우스''로 유명한 라세 할스트롬 감독까지 직접 섭외했다.

''하치이야기''는 할리우드 배우, 기어가 일본 개를 안고 있는 모습부터 이색적이다. 그 독특한 분위기는''아키타견''이 지닌 품성과 어우러져 더욱 특별한 관계를 연출한다.


기어가 연기한 ''파크 윌슨''은 퇴근길 기차역에서 우연히 길 잃은 강아지 하치를 발견한다. 우여곡절 끝에 윌슨의 가족이 된 하치는 매일 아침 출근하는 윌슨을 배웅하고 매일 저녁 그의 귀가를 기다린다. 평화로운 나날이 계속되던 어느 날 하치는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인다. 그건 바로 윌슨이 원했던 ''공놀이''다.

극중 기어의 일본인 친구는 "아키타견은 영적이고 품위가 있는 개다. 음식을 준다고 그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인간을 위해 재롱을 피우지 않고 주인도 스스로 선택한다"는 말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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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치이야기''는 큰 사건사고가 없이 윌슨 가족과 하치의 소소한 일상을 잔잔하게 보여준다. 윌슨이 갑작스레 유명을 달리한 뒤에는 하치가 무려 10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윌슨을 기다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치이야기''는 별 사건 없이도 마지막에 큰 울림을 전한다. 또 날카로워진 정신과 마음을 편안하게 진정시켜주는 어떤 힘을 보인다. 특히 윌슨의 아내와 하치의 서로 다른 태도가 대비를 이루면서 묘한 여운을 남긴다.

윌슨의 아내는 보통 사람처럼 망각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고자 한다. 극 초반 윌슨이 하치를 기르고 싶어 하지만 아내는 앞서 기르던 개가 생각나서인지 반대한다. 또 윌슨이 죽자 괴로움에 집을 팔고 어디론가 떠난다. 하지만 하치는 윌슨의 딸이 마련해준 새 보금자리를 뿌리치고 죽을 때까지 윌슨을 기억한다. 그것도 매일매일.

기어는 영화사에서 공개한 인터뷰를 통해 "하치이야기를 통해 충성, 헌신 그리고 조건 없는 사랑의 힘을 느꼈다"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의 정수 깊은 곳에서 느껴지는 무엇이 있었다"고 전했다. 1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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