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미드 레자 아세피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국영 라디오를 통해 "유럽의 제안은 수용할 수 없으며 파리협약에도 위배되는 것"이라며 "이는 이란의 최소한의 기대에도 못미친다"고 발표했다.
파리협약은 이란과 EU 3개국이 지난해 11월 파리에서 체결한 협약으로 핵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협상에 진전이 있을 때까지 이란이 우라늄 농축활동 등 모든 핵활동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앞서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EU 3개국은 5일 이란이 핵무기 제조 가능성을 안고 있는 우라늄 농축활동을 포기한다면 핵 에너지의 평화적 이용을 추진하도록 허용하겠다고 이란에 제안했다.
EU 3개국은 이란이 핵활동을 재개하지 않고 제안서에 대한 논의에 들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 오는 31일 파리에서 고위당국자 회담을 갖고 다음달 뉴욕에서 장관급 회담을 개최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란 핵 협상단의 후세인 무사비안 대변인은 "이란과 EU간 합의를 명백히 침
해하는 내용으로 수용할 수 없다"면서 "이 제안은 핵연료 생산에 대한 이란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정하고 있다"고 말했었다.
이란이 EU의 제안을 거부함에 따라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고조된 위기감 속에서 오는 9일 이사회를 소집할 것으로 보이며 이란 핵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넘겨 정치적, 경제적 제재를 할 수 있다.
한편 톰 케이시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우리는 이번 사안의 외교적 해결을 모색하고 있는 EU가 이란 핵프로그램을 종식시키기 위해 내놓은 제안에 지지를 보낸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