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EBS가 사교육업체인 메가스터디를 공략하고 나섰는가?
= 과연, 경직된 공공조직이 ''''자본으로 움직이는 사교육''''을 이길 수 있을까? 2010년 초, 공교육은 물론 사교육 시장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화두''''다.
이명박 대통령이 얼마전 서울 도봉구 창동의 한시장을 찾아 학부모들과 얘기를 나눈게 화제가 됐었다. 한 주부가 이대통령에게 ''''비싼 사교육비 때문에 살기가 힘들다''''라고 하자, 대통령이 ''''그러면 사교육업체 안보내면 될 것 아니냐?, EBS와 IPTV를 통해 공부를 시켜라''''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으면서 많은 학부모들이 ''''도대체 대통령이 현실을 제대로 알고 저런 얘기를 하는 거냐''라고 뜨악한 반응이 많았다.
그러나 이번 전쟁은 현 정부가 야심차게 벌이는 것이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통령 공약인 ''''사교육 절감''''에 대해 학부모들이 피부로 느끼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온라인 업체인 ''''메가스터디''''가 공략대상이 되는 건가?
= 교육과학기술부는 EBS를 통해 사교육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 방법론의 첫째가 수능과 EBS강의 연계를 대폭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으로 보지 않고 교재만 사서보는 EBS수능방송을 ''''보는 방송''''으로 전환시키겠다는 것이다.
EBS강의에서 구조가 비슷한 문제를 수능에서 출제하고, 지문도 EBS강의에서 나온 것을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EBS강의는 그동안 아무리 훌륭한 강사가 나와도 보지 않는다는 선입견을 심어놨다. 그 선입견은 ''''졸리고 고리타분하고 재미없다''''는 것이다. 수능연계를 강화하고 EBS를 ''''보는 강의''''로 전환하면, 자연스럽게 학원에 대한 의존이 줄고 사교육도 절감될 것이라는 것이 정부의 분석이다.
이렇게 되면 ''''온라인에서 경쟁''''이 문제가 되는데, 지금 온라인 시장에서 최강자가 ''''메가스터디''''다. 그래서 메가스터디를 겨냥하는 것.
▶어떻게 메가스터디를 잡겠다는 것인가?
= 메가스터디가 온라인 사교육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것은 이른바, ''''일타강사'''' 즉 ''''일등강사, 스타강사''''들 때문이다. 이들 스타강사들은 1년 매출액이 200억에서 250억원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매출액 가운데 23-25%인 50억원 안팎의 연간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특히, 새끼강사, 그러니까 조교들까지 두면서 강의방법과 교재개발까지 ''''기업형''''으로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사교육시장을 점령하고 있다.(조교의 연간소득 5천만원 내외)
이 때문에 EBS도 ''''스타강사''''를 집중적으로 불러왔다(30명의 스타강사 영입). 이들에게는 교재에서 판매되는 금액가운데 일부를 ''인센티브''로 제공해 강의 질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정부와 EBS가 아무리 변신을 한다해도 온라인 사교육업체를 따라잡을 수 있겠는가?
= 이른바, ''보건소론''이다. ''''보건소(EBS)''가 시설이 아무리 좋아도 환자들(수험생)이 아산병원이나 삼성병원(온라인 사교육업체)의 서비스 질과 의료 질이 좋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는 ''회의론''이 있다.
정부와 EBS가 이 부분에 대해 가장 큰 우려를 갖고 있다. 정부와 EBS관계자가 학원가 고수들을 만나 조언을 구했다. 그랬더니 학원가 고수들은 ''''EBS가 메가스터디를 이기기위해 (이건희 전 회장말처럼)마누라빼놓고 다 바꿀 수 있느냐''라는 의구심을 제기했다고 한다.
예를들면, 사교육 온라인 업체의 어느강좌에서는 미모의 여강사가 나와 미니스커트를 입는 등 ''야하다''할 정도의 옷차림으로 학생들을 집중력을 높이는데(?), ''공영방송인 EBS도 그것을 감수할 수 있을 정도로 변신할 수 있냐''''라는 물음이었다. 심지어 어느강사는 모니터를 향해 ''''야, 너임마 왜 졸아?''''라고 외치면서 주의를 환기시키는 강의도 있다.
▶정부가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고민이 많다는 점에 대해 공감을 하겠는데, 과연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 사교육업체의 진화는 전율이 느껴질 정도다. 규제를 해도 풍선효과로 인해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진다. 강좌의 질도 문제지만 사교육업체들과 대학 그리고 일부 언론과의 유착도 사교육시장을 부추기는 주범들이다.
몇몇 종합일간지들은 ''''교육섹션''''을 별도로 가지고 있다. 그들은 지면을 통해 ''1등 나는 이렇게 공부했다''는 1등사례를 거의 매주 게재하며 학부모들에게 내자식도 저렇게 할 수 있다는 ''맹신''을 불어넣고 있다. 어떻게 사교육시장으로 쫓아가지 않을 수 있겠나?
특히 유명 사교육업체들은 연간 1-2억원을 주고 ''''교육섹션''''의 정기코너를 구입해 온갖 입시전략을 설명하며 자기들을 광고한다고 한다. 또 자신들의 입시설명회에 대학관계자들을 참여시켜 학부모들을 눈,귀를 늘 붙잡고 있다. EBS의 분발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