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조력발전소의 비밀은? 초당 480만ℓ ''물받이'' 시화호가 열쇠-20만명 도시가 쓸 전력 생산···올 연말 첫 전력 거래 개시-"전력생산 일정한 유일한 재생에너지···지구가 멈추지 않는한 무한생산 가능"
극심한 수질오염과 함께 시화호에 대재앙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던 97년 3월, 정부는 마침내 시화방조제의 배수갑문을 열어 바닷물을 유입시켰다.
담수호(淡水湖)로 조성된 시화호가 다시 해수호(海水湖)로 탈각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이는 ''''죽음의 호수''''가 ''''세계최대''''의 조력발전소를 잉태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최대 9m에 이르는 조수간만의 차이에 의해 갑문을 드나드는 물의 강력한 흐름을 아까워하던 정부 부처에서 한국수자원공사에 조력발전소 건립을 의뢰했다.
그래서 태어난 것이 ''''시화호조력발전소''''다.
20일 역시 ''''세계최대''''라는 인천만조력발전소 건립 계획이 발표되기 하루 전인 지난 19일 시화호조력발전소를 방문했다.
이곳의 행정구역 이름은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북동 작은가리섬''''. 멀리 송도신도시의 마천루를 뒤로한 채 25m 높이의 골리앗 크레인이 육중한 몸놀림으로 자재들을 부리고 있었다.
한 개에 135톤 이르는 유량조절장치부터 발전기, 축 등 다양한 발전설비를 표고 -26.5m(수면 기준 26.5m 아래)에서 +8m 지점을 오르락내리락하며 나르고 있었다.
그러면 4개 회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의 건설 기술자들이 차근차근 부품을 조립한다. 가끔은 건설을 감리하는 외국계 기술진들도 눈에 띄었다.
1기당 800톤에 이르는 발전기 10개를 조립해야하는데 현재 6개째 발전기까지 조립에 들어가 있는 상태다.
발전기를 포함한 수차구조물 1개의 제원을 보면 길이 193m, 폭 61m, 높이 35m로, 발전기를 통해 초당 48만 2000ℓ의 바닷물이 유입돼 터빈을 돌려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다시 말해 평균 5.6m의 낙차로 인해 하루 평균 1억 5000만 톤의 어마어마한 바닷물이 유입돼 무게 800톤, 정격출력 25,400kw의 발전기 10대가 돌아가는 셈이다.
결국은 5.6m 높이에서 떨어지는 엄청난 양의 바닷물을 받아내고도 남을 1320만평 넓이의 시화호의 존재가 ''''세계최대''''의 조력발전소를 있게 한 셈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시화호가 바닷물을 끌어당기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는 결국 시화호가 조력발전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시화호조력발전소는 현재 공정률 75%를 보이며 오는 12월 중순쯤이면 첫 전력을 생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이 발전소는 하루 2차례 밀물에 맞춰 하루 평균 9시간가량 가동해 1일 평균 150만 kwh의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그러면 150,400v로 승압된 후 지중(地中)송전소를 통해 10.5km 떨어진 남시화변전소로 보내진 뒤 수도권으로 분산 공급된다.
연간으로 따지면 5억 5270만 kwh로, 김포시(인구 20만)의 가정·공공·산업용 전력을 100% 충당할 수 있는 양이다.
이는 연간 86만 2000배럴의 석유로 생산하는 전력과 같은 양으로 600~700억원의 석유수입 대체효과와 연간 31만 5000톤의 CO₂절감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조력발전의 장점은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전기를 만드는 어느 신재생에너지도 조력발전처럼 에너지 생산이 고르지 않다.
한국수자원공사 김준규 조력설비팀장은 ''''댐수력발전이 강우량 등에 영향을 받는 반면, 조력발전은 지구가 멈추지 않는 한 조수에 의해 영원히 나오는 무한한 에너지일 뿐 아니라 1년 또는 10년 뒤의 조석 차이를 정확히 알 수 있으므로 예정된 시간에 예정된 전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 유일한 재생에너지원''''이라고 극찬했다.
조력발전이 가능한 축복의 해안을 갖춘 나라는 지구상에 9개 국가 밖에 없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 동해안과 같은 해안만을 가지고 있는 일본과 같은 나라의 부러움과 질투의 대상이 되곤 한다는 것이 김 팀장의 얘기다.
그러다보니 지난한해 외국에서만 900명이 넘는 관계자들이 이곳을 견학했다.
외국인들 뿐 아니라 우리 국민들에게도 재생 가능한 에너지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산교육장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이곳을 방문했을 때도 서울지역 고등학교교사모임과 고교 동호회 회원 등 3개 팀이 방문해 이 곳 저 곳을 둘러보고 있었는데 지난해에만 모두 1만 명이 시화호조력발전소 건설현장을 다녀갔다고 한다.
이곳을 방문하다보면 반드시 보게 되는 것이 있다.
바로 시화호를 가로질러 설치돼 있는 15만 5000v짜리 철탑 송전소다.
인근 영흥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을 태워 만든 전기를 시흥방면으로 전송하기 위해 설치된 것이다.
하루 평균 3만톤의 유연탄을 태우고 있는 영흥화력발전소에 내뿜는 희뿌연 연무를 삼키려는 듯 시화호조력발전소 주변의 바닷물이 도도하게 물결치고 있었다.(공동기획=지식경제부, 에너지관리공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