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아이티 점령'' 논란 속에서 1만여 명의 병력을 아이티에 본격 배치했다.
현재까지 아이티 지진참사의 공식 사망자수는 7만 5천명에 이른다. 하지만 실제 사망자는 20만명을 넘을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으며 ''지진고아''도 5만여 명이나 발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처럼 아비규환의 땅으로 변한 수도 포르토프랭스를 떠나는 피난행렬도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현지 치안유지와 구호활동 지원을 위한 병력을 아이티 현지에 배치하기 시작하면서 약탈과 폭동은 다소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무정부 상태는 지속되고 있다.
미국은 아이티와 연안 지역에 만 천여명의 병력을 전개했다. 특히 블랙호크 헬리콥터 편대를 나눠탄 미군 제82 공중강습사단 병력 100여명이 강진으로 붕괴된 대통령궁 주변에 내려 이 일대를 장악했다.
미군은 수천명의 난민들이 텐트를 치고 거주하고 있는 대통령궁 주변에 대한 수색을 마친 뒤 대통령 궁 옆의 병원으로 옮겨 현지인들에게 물과 음식 등 생필품을 나눠주고 있다.
미국의 이 같은 발빠른 움직임에 일각에서는 ''점령군 논란''도 일고 있다. 대표적인 반미주의자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미국이 구호작전이라는 이름 아래 아이티를 점령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캐나다도 2척의 군함과 2천명의 병력을 파병했고, 이탈리아와 스페인 베네수엘라 등이 아이티 재건을 위한 병력을 파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유엔평화유지군 3천 5백명이 추가 파병돼 6개월동안 아이티 구호지원과 치안 유지 활동을 벌이게 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을 통해 "아이티가 최악의 지진 참사로 하루아침에 폐허로 변했지만 내일을 위한 희망도 있다"며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거듭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