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오락 프로그램서 불미스러운 장면 잇따라 방송, 신뢰와 위상 흔들려

30일 MBC 생방송 '음악캠프' 펑크밴드 럭스(RUX)의 방송 장면(MBC캡처/노컷뉴스)

최근 공중파 오락프로그램을 통해 불미스러운 장면이 방송되면서 공익성을 담보해야 할 지상파방송에 대한 신뢰와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공영방송 오락 프로그램에서 잇따라 문제 터져

KBS와 MBC가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화면을 잇따라 방송으로 내보냈기 때문이다.

30일 MBC ''음악캠프''에서 출연자의 성기노출 화면이 방송되는 한국방송 사상 초유의 사고가 일어났다.

MBC는 30일 밤 9시 뉴스데스크에서 이번 사고를 상세히 다루면서 제작진의 사과멘트를 내보내며 깊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영희 예능국장은 "이런 예기치 못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난 데 대해서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립니다. 그 이후에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조치를 강구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27일 밤 KBS 2TV 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에서는 며느리가 시어머니 뺨을 때리는 장면이 방송돼 물의를 빚었다.

시어머니가 손자를 돌보던 중 손자가 가벼운 화상을 입자 며느리가 ''애를 어떻게 봤냐''며 시어머니 뺨을 때리고 아들도 울먹이는 어머니에게 ''맞을 짓을 했다''고 말하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시청자 게시판과 포털사이트 등에 시청자들 ''충격, 경악, 분노''

가장 공익적이어야 할 공중파 방송, 그 중에서도 상업방송도 아닌 공영방송사들이 충격적인 장면을 여과없이 내보낸 데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충격을 넘어 분노로 이어지고 있다.

MBC 음악캠프 시청자 게시판과 포털 사이트 등에는 출연자의 돌발 행동과 성기가 노출된 화면을 내보낸 MBC를 비난하는 글들이 빗발치고 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사과로는 부족하고 처벌해야 한다", "방청객이 대부분 10대들인데 이들의 정신적 충격을 어떻게 보상할 것이냐"는 등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KBS 2TV 시트콤<올드미스 다이어리>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비윤리적이고 충격적 장면을 내보낸 데 대해 성토하는 글이 넘쳐나고 있다.

방송위, MBC 방송 사고에 중징계 검토중…선정성 경쟁 방지 제도적 장치 필요

방송위원회는 MBC의 이번 방송사고의 중대성을 감안해 내일 긴급 연예오락심의위원회를 열어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방송위 관계자는 ''시청자에 대한 사과방송''과 ''방송 프로그램 중지'', ''방송 프로그램 편성책임자와 관계자 징계'' 등의 조치를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방송심의에서 시청자 사과, 관련자 징계, 프로그램 중단 등의 방송징계가 한꺼번에 나간 사례는 한 차례도 없다.

국내에서는 1997년 생방송 도중 상스러운 손짓을 하고 카메라에 침을 뱉는 등 돌출행동을 한 록그룹 ''삐삐롱 스타킹''은 1년간 방송중지 등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외국에서는 지난해 2월1일 미국 프로풋볼(NFL) 슈퍼 볼 하프타임 공연에서 팝 가수 자넷 잭슨(37)이 2초 동안 젖가슴을 노출한 사건에 대해 미 연방 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공중파 방송사 <시비에스>에 벌금 55만달러를 내도록 하는 권고안을 내놓은 바 있다.

공중파의 이번 불미스러운 방송을 계기로 오락프로그램 출연자들의 선정에 신중을 기하고 방송사들 간에 지나친 선정성 경쟁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CBS문화부 양승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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