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에 일어난 굵직한 사건과 화제의 이슈를 정리하며 한해를 돌아본다.
▲ 미성년자 관람불가 벗는 연극 등장
올 한해 단연 화제는 전라 노출도 서슴지 않은 배우들이 출연하는 연극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연극들은 19금(禁) 관람 금지를 내세우고 본격적인 성인 연극을 표방, 화제 속에 연일 매진되며 앙코르 공연을 거듭했다.
프랑스 사실주의 작가 마리보의 원작을 연극화한 ''논쟁''은 주인공 네 남녀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치 않은 채 등장해 60분간 극을 이끌어 충격과 논란 속에 공연됐다.
''교수와 여제자''는 교수의 성적(性的) 치료를 젊은 여자 제자가 치유한다는 선정적인 내용과 노골적인 대사, 출연 여배우의 노출 때문에 여러가지 돌발사고가 이어지기도 했다.
▲ 아이돌 그룹 멤버 무대 나들이, 티켓파워 과시
인기 연예인이 출연한 뮤지컬은 올해도 이어졌다.
특히 올해는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뮤지컬에 도전하며 티켓 파워를 과시하기도 했다.
옥주현과 바다(최성희)는 아이돌 출신 가수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뮤지컬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힘입어 빅뱅의 멤버 승리와 대성은 뮤지컬 ''샤우팅''에 동반 캐스팅됐지만, 대성은 공연 하루 전, 교통사고로 출연이 번복되기도 했다.
슈퍼주니어의 멤버 성민은 ''아킬라''에, 예성은 ''남한산성''에 출연해 뮤지컬 데뷔식을 치렀다. 또, FT아일랜드의 멤버 이재진과 이홍기는 각각 뮤지컬 ''소나기''와 ''한여름밤의 꿈''으로 무대 나들이를 했다.
특히 내년 초 동방신기의 시아준수(김준수)가 뮤지컬 ''모차르트!''의 주인공이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티켓예약이 전석 매진되는 놀라운 티켓 파워를 보여 공연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수퍼주니어의 멤버 김기범은 내년 1월 허진호 영화감독의 첫 연극 연출 작 ''낮잠''에 출연할 예정이다.
▲ 공연 취소 & 무대 사고
신종플루 여파 속에 대형 내한공연이 취소돼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불황과 신종플루로 인한 기업체의 단체 관람 문의 또한 눈에 띄게 줄어들어 공연계의 깊은 한숨이 드리웠다.
이에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등 주요 공연장들은 열 감지기, 손 소독기 등을 설치하며 관객들을 붙잡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신시내티심포니오케스트라의 첫 내한 공연, 고(故) 마이클 잭슨의 일대기를 다룬 런던 오리지널 뮤지컬 ''스릴러 라이브'', 50여 디즈니 캐릭터들이 대거 출연하는 아이스쇼 ''디즈니 온 아이스-디즈니랜드 모험'' 등이 취소되는 안타까운 일이 이어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으로 일부 공연 프로그램이 수정되거나 취소되는 일도 있었다.
프랑스 오리지널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은 프랑스 배우들의 출연료 미지급 때문에 공연 20분을 남겨두고 갑자기 공연이 취소돼 관람객들에게 교통비와 함께 관람료를 환불해주고, 초청 티켓을 발급해 원하는 날짜의 공연을 다시 볼 수 있게 했다.
''오페라의 유령''으로 유명한 브로드웨이의 뮤지컬 배우 브래드 리틀이 출연한 ''지킬 앤 하이드''는 립싱크로 공연을 펼치는 해프닝으로 관객들의 분노를 샀다.
컨디션 난조를 보인 브래드 리틀은 일부 노래를 립싱크로 불렀고, 그 다음날 공연은 커버(대역)가 출연했는데, 홈페이지에 캐스팅 변경 공지를 띄웠지만 이미 티켓을 예매한 대부분의 관객들은 공연장에 와서야 이 사실을 알 수 있었다.
100억원을 들인 한·미합작 뮤지컬 ''드림걸즈''는 최첨단 무대 메커니즘을 자랑한 LED 화면이 움직이지 않아 몇일간 공연을 중단하고 환불 조치했고,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의 무대 세트가 붕괴돼 배우들이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지만 점검 후 공연을 재개했다.
▲모성애 자극 연극들 & 중견배우들의 활약
객석을 눈물로 적시는 감동의 무대가 불황의 시기와 맞아떨어지며 잔잔한 반향을 일으켰다.
가족의 소중함과 어머니의 사랑을 소재로 한 연극들이 쏟아져 감동을 안겼다.
''친정엄마와 2박3일'', ''엄마, 여행갈래요?'', ''엄마들의 수다'' 등 제목에 엄마를 넣어 모성애를 자극하는 엄마열풍을 이었다. 이 열기에 힘입어 내년 초에는 작가 신경숙의 베스트셀러 소설 ''엄마를 부탁해''를 연극으로 재연할 예정이다.
각각의 작품에서 엄마 역할을 맡은 강부자와 오미연, 정혜선, 손숙 등은 캐릭터에 녹아든 열연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붙잡았고, 신구, 오현경, 박정자, 정동환, 최주봉, 송승환, 송영창, 안석환, 윤석화 등 중견배우들은 연륜이 묻어나는 탄탄한 연기력으로 중견배우 돌풍을 일으켰다.
이들은 각 작품에서 열연을 펼쳐 중장년은 물론 20대 젊은 관객들의 호응을 얻으며 연극 무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불황으로 현지에서 들여오는 오리지널 뮤지컬의 작품 수는 현격히 줄었지만, 국내 관객들을 설레게 한 공연도 많았다.
브로드웨이 오리지널팀 ''렌트''는 마지막 월드투어를 서울에서 마무리해 탄탄한 연기력과 가창력으로 국내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오페라의 본고장 이탈리아는 뮤지컬 ''일 삐노끼오''로 이탈리아 특유의 음악과 감각적인 무대를 선보였고, 2007년에 이어 내한한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도 감동을 선사했다.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소프라노 조수미와 함께 환상적인 무대를 꾸몄다. 공연 당일 예술의전당 야외무대에 700여석을 마련해 공연을 생중계했다.
▲다양한 공연장 개관
명동예술극장과 연극 위주로 공연될 아르코시티극장, 뮤지컬 전용극장 등이 잇따라 개관해 관객들을 맞이했다.
옛 명동국립극장이 3년간의 복원공사를 마무리하고 34년 만에 명동예술극장으로 다시 태어났고, 대학로 동숭동에 자리잡은 아르코시티극장은 연극 전용극장을 표방하며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제작사가 직접 운영하는 극장도 개관되어 대관료 부담을 줄였다.
''''난타''''를 제작한 PMC프로덕션은 삼성동에 800석 규모의 뮤지컬 전용극장 ''''코엑스 아티움''''의 문을 열었고, 인터파크의 투자로 공연기획사 뮤지컬해븐이 운영을 맡아 소극장 ''더 스테이지''도 개관됐다.
남산드라마센터가 공연장 남산예술센터로 변신해 서울문화재단이 위탁 운영하고, 올림픽공원 올림픽역도경기장이 뮤지컬 전문 공연장인 우리금융아트홀로 재단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