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물량 넘쳐나는데 한국의 베니스?

[유령도시 닮아가는 2기 신도시②] 김포한강·파주교하 르포

[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로 주택거래가 자취를 감춘 가운데 유망단지를 중심으로 일었던 청약열기도 급랭하고 있다. 이처럼 곳곳에 적신호가 켜진 부동산 시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역이 바로 수도권 일대 신도시들이다. 최근 부족한 기반시설에 미분양까지 속출하고 있는 신도시 상황을 긴급 점검해 본다./편집자 주]

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를 피할 수 있었던 분양시장은 그동안 부동산침체에도 상대적으로 숨통이 트여 있었다. ''신규분양의 해''라고까지 불렸던 한 해였지만 김포한강신도시는 사정이 많이 다른 모습이다.

19일 찾은 김포한강신도시 견본주택들에는 주말인데도 찾는 발길이 뜸했다. 신도시 지역에 천여 세대를 공급하는 A 건설사 견본주택의 경우 8좌석이 마련된 상담창구에서 오직 2개 자리만 차있었다. 특히 80평형 대 대형모델의 경우, 둘러보는 사람이 없어 실내인데도 냉기가 느껴졌다. 지난 2007년 분양을 시작하고도 미분양 때문에 아직 견본주택을 철거하지 못한 B 건설사의 경우, 견본주택 외벽에 "특별분양" 플래카드를 크게 걸어놓고 있었다. 분양가 할인, 금융비용 지원 등의 혜택이 플래카드에 빼곡하다.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라고 보기에는 인근 분위기가 썰렁하다 못해 스산하기까지 했다.


◈미분양 넘치는 한국의 베니스

''한국의 베니스'', ''한강 르네상스'' 등 화려한 수식어와 함께 주목받았던 한강신도시. 하지만 대거 청약미달 사태가 속출하는 한강신도시의 현재 모습은 초라하기만 하다. 한강신도시는 이미 지난 10월 3순위 청약접수에서조차 0.27대 1의 경쟁률로 대거 미달됐었다. 경기도청에 따르면 시내 미분양 아파트는 천여 가구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건설사들이 공개하지 않은 물량까지 고려하면 미분양아파트는 만여 가구에 이를지도 모른다는 말까지 나온다.

인근 파주 교하신도시도 사정이 비슷하다. 내년 입주하는 지역은 2천 가구에 이르는 물량이 미분양 상태다. 당연히 신도시 아파트 분양권은 프리미엄이 사라졌다. 한참 분양이 이어지는 시즌인데도 문을 닫은 중개업소가 눈에 자주 띄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자 부담까지 해가며 분양권을 내놓는 집주인들이 있지만 거래가 되지 않는다''''며 ''''일대가 유령아파트가 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고 말했다.

◈만 가구 달하는 물량공급 어찌하나

이런 가운데 이 지역들에 추가로 입주물량이 쏟아질 예정이어서 아파트시장 침체는 물론, 신도시들이 아파트만 넘치는 텅 빈 도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교하신도시에는 내년 한해동안 9천여 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김포시 역시 비슷한 규모의 물량 폭탄이 투하될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000만원대 이하의 경쟁력 있는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대거 미달사태가 빚어지는 이유는 인근 지역에 보금자리주택이 풀리고 공급폭탄이 터지는 등 공급과잉 때문"이라며 "수요 예측 없이 청사진만 제시하며 ''짓고보자''식으로 진행된 개발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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