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의 명문인 베이징대학(北京大學)에서 최근 석달새 3명의 학생이 잇따라 투신자살, 학교 당국과 학생들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8시경 베이징대학 33번 기숙사에서 이 학교 심리학과 남학생이 5층에서 떨어져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26일 새벽 끝내 숨졌다.
3개월사이에 3명 투신 자살
같은 건물에 있던 학생들은 "숙소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 갑자기 창문밖에서 소리가 나 건물 밑을 살펴보니 한 학생이 바닥에 누워있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학교에는 방학을 맞아 대부분의 학생들이 고향으로 돌아갔으며 일부 학생들만 기숙사에 남아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당국은 즉각 ''학생추락사건에 관한 공고문''을 발표하고 학생들이 동요하지 말 것을 당부했지만 베이징대생들은 최근 3개월사이에 잇따르고 있는 학생들의 투신자살과 관련, 온갖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지난 4월 22일에는 베이징 대학 이과반 여학생이 2동 건물 9층에서 뛰어내려 숨졌으며 지난 5월 7일에도 베이징 대학 이과반 02학번 수학과 박사생이 9층 숙소에서 뛰어 내려 역시 숨졌다.
이같이 학생들의 투신자살이 잇따르자 베이징 대학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학생들의 자살과 관련한 글들이 200여건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은 "앞으로 이와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마음 편하게 가길 바란다"는 추모의 글들이 대부분이지만 자살 동기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글들도 실리고 있다.
"최고 학부 졸업이 곧 취업보장 시대 물건너가면서 학생들 심리적 압박"
베이징대 샤쇠롼 교수(사회학과)는" 최근 대학생 자살사건이 베이징대,칭화대 등 명문 대학뿐만 아니라 중국 지역의 각 대학에서 예전보다 많이 발생한다"면서 "이는 3가지 원인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 첫째 학생의 가정 조건에 차이가 있고 둘째 현재 사회에서 대학생에 대한 평가와 대우, 지위가 예전보다 떨어지면서 시장경제에서 오는 경쟁 압력으로 취업이 힘들어진 점, 셋째 대부분 독자로 자라나 심리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약하고 사회책임과 인생에 대한 가치관과 지식이 결핍되어 있기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명문대학생들의 자살증가는 결국 과거와 달리 최고 학부 진학이 곧 성공을 담보하지 않는 사회적 변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한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중국이 사회주의 체제에서 시장경제체제로 급속하게 변하면서 대학졸업후 정부의 취업 보장이라는 안전판이 사라지는데 따른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중국에서도 고학력 청년 실업자 문제가 본격화하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학생들의 책임의식을 강화하는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경쟁에 익숙하지 않았던 학생들에게 얼마나 효과를 미칠지는 미지수다.
베이징=박정옥통신원/ 노컷뉴스 민경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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