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세워졌던 당초 개발계획대로라면 주택지구 분양은 내년이 시작이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는 부지 터가 정리되기 시작하고 시공주체들이 정해져야 한다. 하지만 해당 지역의 기존 주택이며 농지, 공장들은 아무 것도 바뀐 것이 없었다.
특히 서구 당하동 일대는 개발예정 지역이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한적한 모습이었다. 드문드문 위치한 농가는 그 자리에서 몇 십년을 지킨 듯 낡았고 폭이 3미터가 채 안되는 포장도로는 구불구불 이어졌다.
신도시 개발과 관련된 흔적이라고는 토지보상을 촉구하는 원주민들이 ''''현실적 이주대책 세우라''''며 곳곳에 걸어놓은 플래카드뿐. 인천 시청 인근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는 주민들의 항의집회를 증명하듯 성난 구호의 피켓을 발견할 수 있었다.
◈보상 기다리다 ''생이자''까지…"차라리 개발계획을 취소해라"
이처럼 개발 사업이 거의 중단되다시피 한 이유는 1년 넘게 원주민에 대한 보상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상이 늦어지면서 주민 이동, 부지 정리 등 개발 초기 단계부터 제동이 걸렸다. 얼마 전에는 시행사인 LH가 자금난을 이유로 현금이 아닌 채권으로 토지보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차라리 개발계획을 취소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인천 검단신도시로 자신의 공장이 수용되는 김모(34)씨는 지난 해 은행대출을 받아 인접지역에 공장부지를 사두었다가 9천 만원에 이르는 ''''생이자''''를 물어야 했다. 김씨는 "계획대로라면 보상이 시작됐어야 하는데 진행된 것이 없다"며 "신도시가 정말 조성되기는 할 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검단신도시 강제수용 비상대책위 성세훈 간사는 ''''보상금은 안 나오고 개발제한구역에 묶여 있어 땅을 팔지도 못하고 있다''''며 ''''주민들은 차라리 개발계획이 취소돼 옴짝달싹 못하는 처지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입을 모은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난 3월 분양을 시작한 검단산업단지는 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분양률이 50%를 넘지 못한 상태다. 자족도시를 지향하며 주택지구 인근에 조성한 산업단지는 신도시 개발계획의 중요한 축이었다. 하지만 개발발표 시점 이후 땅값만 계속 올라가면서 산업단지 안으로 들어가려던 기업인들은 공장을 아예 경기도로 옮길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기존 기업인들마저 검단 떠나게 만드는 개발계획
7년째 이 지역에서 금속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배모(40)씨는 "지금은 산업단지의 분양가가 올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자족도시를 만들자면서 원래 기업하던 사람들까지 떠나보내고 유령도시를 만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첫 삽을 뜨기 전부터 개발에 차질을 빚는 곳은 화성 동탄2신도시도 마찬가지다. 이 지역은 아직 개발계획 승인마저 받지 못해 당초 계획이었던 2010년보다 1-2년 늦게 아파트 분양이 시작될 전망이다. 여기에 검단신도시와 마찬가지로 토지보상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동탄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건설교통부가 개발계획 발표 뒤 3년도 안 돼 분양계획을 잡았는데 주위에서 무리라는 지적이 많았다''''며 ''''주택수요 고려 없이 초스피드로 개발계획을 짠 것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보상기간이 길어지면서 현금보상을 고집하느냐 여부 등 지지하는 보상방식과 시기에 따라 주민들 간 갈등도 깊어졌다. 보상 관련 주민 대책위는 2년 여 새 벌써 10개 가까이 늘어난 상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택정책 초점이 보금자리주택으로 모아지면서 당초 신도시 개발을 추진했던 건교부와 LH는 물론 지방 공기업도 사업속도를 내지 않고 있다"며 "시간이 흐르면서 개발주체가 불분명해지고 주민갈등만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