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당국은 비상 급유를 위해 착륙한 이 수송기에서 35톤에 이르는 무기 상자들을 발견한 뒤, 조종사 등 승무원 5명을 억류한 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6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제재 결의안 1874호를 가결한 이후로 북한 무기와 관련해 비행기에 대한 검색이 이뤄지긴 이번이 처음이다.
AP와 AFP 등 외신들에 따르면, 문제의 수송기는 이날 아침 방콕 동쪽에 있는 국내선 공항인 돈 무엉 공항에 재급유를 위한 비상 착륙을 요청했다.
안보 담당인 수텝 타웅수반 태국 부총리는 "억류된 조종사들은 당초 수송기에 원유 시추용 장비들을 운반중이라고 주장했다"며 "하지만 수송기 검사 과정에서 무기들이 다량 발견됐다"고 밝혔다.
정부 대변인인 파니탄 왓타나야콘은 "압수된 무기들은 태국 중앙부의 나콘사완주(州) 타크리 공군 기지로 이송됐다"고 설명했다.
중앙정보국장을 맡고 있는 탄가이 프라사야크삿트루 중장도 "발견된 무기는 다수의 로켓포(RPG)와 미사일, 중화기들이었다"며 이를 확인했다.
외무부 부대변인인 타니 싱크팍티는 "해당 수송기에 대한 조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근거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승무원들의 국적은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태국 국영방송 등에 따르면, 억류된 수송기는 그루지야 국적이며 조종사 등 승무원 5명 중 4명은 벨로루시, 1명은 카자흐스탄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당국은 이 수송기가 평양에서 출발한 사실을 확인한 뒤 공군을 동원해 경비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돈 무엉 공항은 현재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수송기는 스리랑카나 파키스탄으로 향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번에 적발된 무기들은 물론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지정된 ''금수 물자''들이다.
북한은 안보리 결의안 1874호 채택 직후인 지난 6월말에도 불법 무기를 실은 걸로 의심되는 강남 1호를 미얀마로 보냈다가 미 함정의 추격에 결국 회항한 바 있다.
또 지난 8월말에도 아랍에미리트(UAE)가 이란으로 향하던 제3국 선박에서 북한제 무기를 압류한 적이 있지만, 비행기에서 다량의 북한제 무기가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사건은 특히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의 평양 방문 직후 발생했다는 점에서 향후 북미 관계와 한반도 주변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