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무이산(武夷山)에서 답을 얻다"

뗏목에서 유람하는 세계문화유산 절경

''중국, 중원에서 답을 얻다''는 카피의 최근 모 항공사 CF는 십중팔구 과장이다. 그런 명승지에 아무도 없이 홀로 사색하며 진리의 한자성어를 떠올리기란 거의 불가능이다. 14억의 중국 인구와 해외여행객까지 꼭두새벽이 아니라면 북적이는 인파에 시달려야 한다.

그렇다면 중국의 빼어난 절경을 소음 없이 음미할 수는 없을까. 꼭 그렇지만도 않다. 일상의 질곡에서 벗어나 운치를 즐기며 삶의 문제를 곰곰이 씹어볼 수 있다. 푸젠성(福建省, 복건성) 우이산(武夷山, 이하 무이산)이 ''답''(答)이다.


▲뗏목 위 유유자적(悠悠自適) 속에 날려버린 일상 속박

무이산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이다. 높진 않지만 웅장한 기운은 탱천한 고봉들 못지 않다. 최고 절경으로 꼽히는 천유봉(天遊峰)은 218m 높이가 바위 1개로만 이뤄졌다고 하니 입이 쩍 벌어질 만하다. "돌 1개로 반나절을 논다"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국민당 총통 장개석과 부인 송미령이 휴가를 왔던 곳이기도 하다. 30여분 가파른 계단을 난간에 의지해 정상에 오르면 무이산 절경과 구절양장 계곡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게 힘들다면 280위안(약 5만원)을 주면 2명이 어깨로 드는 대나무 가마로 편하게 오를 수도 있다.

무이산 뗏목(100위안)은 반드시 타야 한다. 구곡계(九曲溪) 감상에 이보다 좋은 건 없다. 앞서 언급한 고요 속의 음미가 가능하다. 천유봉 등정도 사람으로 벅적거린다. 그러나 대나무 뗏목 의자는 6개뿐이고 삿대를 든 앞뒤 사공을 더해도 8명이다. 무릎 높이부터 30m 깊이까지 굽이굽이 계류에 몸을 맡기면 강산유람이란 말이 따로 없다.

여인의 젖가슴을 닮았다는 쌍유봉(雙乳峯)부터 사자, 거북이 모양의 기암괴석 등이 영화관처럼 머리 위에 펼쳐지는데 그 장엄함에 절로 탄성이 터진다. 50m 높이 바위 동굴에 풍장(風葬)의 흔적인 나무관이 보이면 인간 존재의 근원적 질문에까지 접근한다. 천유봉과 그에 맞닿은 접순봉(接筍峯)이 절정인데 여기서부터 뭍의 등산객에 손을 흔들며 유람객의 우월한 기분도 느낄 수 있다.

구곡부터 차례로 내려와 무이산에서 가장 수려하다는 이곡(二曲) 옥녀봉(玉女峯)을 지날 즈음이면 어느 정도 인간사의 해답이 나온다. "산은 물 없이 빼어나지 못하고 물은 산 없이 맑지 못하네(山無水不秀 水無山不淸). 골짜기마다 산이 돌고 봉우리마다 물이 감아돈다(曲曲山回轉 峯峯水抱流)"라고 성리학의 대가 주희도 무이구곡가로 읊었다.

▲으뜸 우롱차 ''대홍포'' 입맛 자극, 개구리 튀김 별미

여행에 식도락(食道樂)을 빼놓을 수 없다. 무이산에서 나는 재료들이 풍성하다. 멧돼지, 꿩 등을 매콤하게 볶아오는데 육질이 부드럽고 한국인 입맛에 맞는다.

무엇보다 개구리 튀김이 일품이다. 혐오식품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한 접시 약 6만원이나 될 정도로 고급요리다. 양식이 아닌 직접 잡은 식용 개구리를 닭튀김처럼 튀기는데 짭쪼름, 고소한 게 술안주로 제격이다. 생선살처럼 부드러워 닭보다 부담이 적다.

우롱차(鳥龍茶)의 발원지인 만큼 차도 꼭 마셔봐야 한다. 명(明)대 농부들이 가렴주구에 달아났다가 돌아와 보니 차 잎이 붉게 발효된 게 맛이 좋아 우롱차가 시작됐다. 무이산 암벽에서 난다는 무이암차 대홍포(大紅袍)가 유명한데 복숭아향이 코끝을 향긋하게 자극한다.

무이산은 인천공항에서 2시간 반 거리인 푸젠성 항구도시 샤먼(厦門, 하문)에서 다시 비행기로 40여분이다. 샤먼까지는 샤먼항공(02-3455-1666)이 주 2~3회 운항한다.

샤먼 자체도 관광도시다. 대만과 마주보는 따뜻한 기후로 겨울 골프가 유명하다. 중국 50대 관광명소인 유럽식 고건물이 즐비한 섬 구랑위(鼓浪嶼, 고랑서)와 버스로 3시간 거리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자연유산인 흙집 토루(土樓)가 볼거리다.
취재 협조:중국국가여유국 서울지국, 중국 푸젠성 · 우이산시 여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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