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가계소득은 소폭 증가했지만, 소비지출 증가폭이 이를 웃돌면서 가계의 저축 여력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근로소득 증가세는 둔화된 반면 의료·교통·여행 등 지출은 크게 늘어 체감 생활비 부담이 커진 모습이다.
국가데이터처가 28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48만 1천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했다. 물가를 반영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0.4%에 그쳤다.
소득 항목별로는 근로소득이 342만 2천 원으로 0.3% 증가하는 데 그쳤고, 사업소득은 2.6% 늘어난 92만 5천 원, 이전소득은 9.7% 증가한 96만 4천 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가계지출은 더 큰 폭으로 늘었다. 전체 가계지출은 월평균 424만 1천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소비지출은 310만 5천 원으로 5.3% 늘었다.
지출 증가를 이끈 항목은 교통·운송(12.1%), 오락·문화(12.0%), 보건(10.4%) 등이었다. 자동차 구입비와 국외여행비, 의료서비스 비용 증가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음식·숙박 지출도 5.1% 증가했다.
반면 교육 지출은 23만 7천 원으로 전년동분기 대비 2.9% 감소했다. 정규교육비(-10.9%)와 기타교육비(-24.3%)가 줄어든 영향이다. 다만 학원·보습교육비는 1.4% 증가해 입시 중심 사교육 수요는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 서지현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정규 교육에서 감소한 부분은 대학교와 대학원이 감소했다"며 "지금 학령인구 감소의 영향이 조금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비소비지출은 113만 7천 원으로 1.2% 증가했다. 특히 이자비용이 6.6% 늘어 금리 부담이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보다 지출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가계 수지는 악화됐다. 처분가능소득은 434만 4천 원으로 2.7% 증가했지만, 흑자액은 123만 9천 원으로 3.1% 감소했다. 평균소비성향은 71.5%로 1년 전보다 1.7%포인트 상승했다.
소득 계층별 격차도 두드러졌다. 소득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93만 8천 원에 그쳤고, 평균소비성향은 155.3%를 기록했다. 반면 5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964만 5천 원, 평균소비성향은 57.7%로 조사됐다.
서 과장은 "5분위 가구의 경우는 대기업 종사자들이 주로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근로소득에서 조금 늘었는데 다른 통계들도 참고한 결과 대기업 위주, 300인 이상 사업체의 임금상승률이 300인 미만 사업체보다 조금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난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 결과 근로소득 증가세 둔화와 이전소득 확대 흐름도 확인됐다. 근로소득 증가율은 0.3%에 머문 반면 공적·사적 이전소득은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가계 소득에서 이전소득 의존도가 높아지는 모습이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