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수학여행이나 수련회 등 현장체험학습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교사의 민·형사상 책임을 면제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추진된다.
교육부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현장체험학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안전사고 우려로 학교들이 소풍·수학여행을 가지 않는 세태를 비판하고 교육부에 대책 마련을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교육부는 우선 국회와 협의를 거쳐 교육활동 중 발생한 안전사고에 대해 '안전사고관리 지침을 현저하게 위반하는 등 고의나 중과실이 아닌 경우'에는 민사상 책임과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포함한 형사상 책임을 면제하는 방향으로 학교안전법을 개정할 방침이다.
또 사전 예방 조치를 면책 요건에 포함하고, 안전사고 관리지침에 사전 예방 활동의 기준을 명시하기로 했다.
현행 학교안전법은 학생에 대한 안전조치 의무를 다한 경우 학교안전사고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교원단체들은 교사의 면책 요건이 미흡하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해 왔다.
교육부는 이른 시일 내 법률 및 지침 개정 작업을 마칠 방침이다. 개정 지침의 구체적 내용은 교육 현장 의견 수렴과 법률 전문가 자문을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이번 대책은 내년 1학기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전사고 발생 시 교사를 보호할 수 있는 법률 지원도 대폭 강화한다. 안전사고 발생 즉시 '교육청 전담팀'이 사고 수습을 지원하고, 사고 발생 시점부터 전담 변호사를 지정해 법률 상담부터 소송 대응까지 법적 대응의 모든 과정을 지원한다.
보조인력 배치 기준은 '학생 50명당 1명'에서 '학급당 1명'으로 확대한다. 특히 안전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소방청 등과 협력해 응급구호 역량을 갖춘 보조인력을 확보하고, 온라인 연수를 통해 안전사고 예방 및 대처, 학생 인솔 등과 관련한 안전 전문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모든 교육지원청에는 현장체험학습 전담 인력을 배치해 기존에 교사가 맡아왔던 계약, 보조인력 배치, 안전점검 등의 업무를 지원한다.
또 현장체험학습 운영과 안전사고 예방 등에 꼭 필요한 내용만 담도록 매뉴얼도 대폭 간소화한다.
한국여행업협회와 한국관광협회의 협조를 받아 민간업체가 숙식, 차량, 프로그램 운영뿐 아니라 안전관리까지 통합 책임지는 현장체험학습 패키지 상품을 확대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현장체험학습 등 학교의 모든 민원은 '학교민원대응팀'을 중심으로 기관 차원에서 처리한다. 악성 민원은 학교장이 거부하거나 종결 처리하고, 학교에서 대응이 어려운 사안은 교육청이 지원하거나 직접 처리한다.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가 발생할 경우 교육감이 적극 고발하는 등 기존에 마련된 법적·제도적 시스템이 조기에 학교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수학여행 급감 추세에는 2022년 11월 강원도 속초에서 현장체험학습 중 초등학생이 버스에 치여 숨진 사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인솔 교사는 지난해 2월 1심에서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지난해 11월 항소심에서는 금고 6개월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교육부에 따르면 충북을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의 초·중·고교 수학여행·수련회 실시율은 2023년 63.23%, 2024년 68.48%, 지난해 62.24%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