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안에서도 "박근혜가 선대위원장"…朴효과 어디까지?

27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부산 기장시장을 방문해 국민의힘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정혜린 기자

'선거의 여왕'으로 불린 박근혜 전 대통령이 6·3 지방선거의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탄핵 9년 만에 전면 등판해 격전지를 두루 훑는 중인데, "사실상 당 대표의 스케줄"(국민의힘 관계자)을 소화하고 있다.
 
2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 안에선 박 전 대통령이 대구·경북(TK)을 중심으로 보수 지지층 결집에 확실한 구심점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기점으로는 이번 주 공개된 대구시장 선거 여론조사 결과가 꼽힌다. CBS의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4~25일 대구 거주 성인 1001명을 조사한 결과, 추경호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50.1%로 김부겸 후보를 지지한다는 답변(41.1%)을 앞섰다. 오차범위(±3.1%p) 밖 추월이다. 여야 후보가 확정된 후 조사에서 추 후보가 김 후보를 이 정도 격차로 앞선 것은 처음이었다.
 
야권에선 지난 23일 박 전 대통령의 추 후보 칠성시장 유세 지원이 결정적이었다고 본다.
 
대구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CBS와의 통화에서 "그 전까지는 지지층 결집에 좀 한계가 있었다. '너희(국민의힘) 한 번 혼나봐야 한다'는 느낌이 강했다"며 "(박 전 대통령 등장 후) 선거가 끝난 느낌"이라고 말했다. 추 후보 캠프 총괄선대위원장인 주호영 의원도 "우리가 추월했다고 (단정적으로) 보긴 쉽지 않다. 끝까지 박빙이 될 것"이라면서도 "박 전 대통령 지원이 (적어도) 대구 선거에는 많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여야가 엎치락뒤치락하는 '접전지'가 많아진 상황에선, 그만큼 텃밭 단속이 중요한데 박 전 대통령이 표심 다지기의 마중물이 돼주고 있다는 얘기다. 2022년 지방선거 투표율이 50.9%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이제는 중도층 잡기보다 적극 지지층의 투표 독려가 최우선 과제인 탓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7일 오후 부산 기장군 기장시장을 찾아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와 박민식 북갑 보궐선거 후보와 함께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로부터 정치적 유산을 이어받은 박 전 대통령의 상징성에 주목한다. TK 등에서 박 전 대통령은 보수가 번영했던 시대의 향수를 투영하는 대상이다. 국정농단 사태와 탄핵의 기억이 흐려지면서, 지금은 계파를 넘어 진영이 인정하는 '보수의 어른'으로 인식되고도 있다.
 
때문에, 계엄·탄핵 이후 당에 실망했던 '샤이 보수'가 박 전 대통령을 통해 투표할 명분을 얻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구(舊) 친박계 인사는 "그동안 국민의힘 지지율이 10%대로 나온 것은 보수가 사라져서가 아니다"며 "침묵하는 다수는 막판에 결집하게 돼있는데 계기를 못 찾다가, 박근혜란 '보수의 아이콘'을 통해 그 의지가 촉발된 것"이라고 바라봤다.
 
전날 박 전 대통령과 부산 기장시장에 동행한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박민식 부산북갑 국회의원 후보 또한 역전을 위해서는 '박근혜 효과'가 절실한 상황이다.
 
박 전 대통령은 박형준 후보에 대해 "앞으로 부산의 더 큰 발전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또 박민식 후보를 가리켜 "다음 달이 호국의 달 아니겠나"라며 "아버님께서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셨다가 전사하신 것으로 안다. 여러분께서 박 후보에게 봉사할 기회를 주신다면 박 후보도 이 나라를 잘 지켜나갈 것"이라고 호소하며 힘을 실었다.
 

다만, 이같은 효과는 지역별로 편차가 감지된다. 가령 "PK보다는 TK 내 영향력이 절대적이고, 수도권보다는 영남권에 국한된다(야권 관계자)"는 것. 당세가 강하고 옛 친박계 인사들이 후보로 포진한 대구(추경호), 충남(김태흠), 대전(이장우) 등을 연이어 찾은 것 역시 박 전 대통령의 '전략적 판단'으로 비춰진다.
 
수도권에서는 과거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였던 박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정도만이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박근혜 효과가 여직 거론된다는 것 자체가 보수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씁쓸해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강원 원주·횡성, 경북 문경 등을 찾아 김진태 강원지사 후보·이철우 경북지사 후보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위에서 인용한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무선 ARS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6.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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