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LG를 돕나?' 하필 방수포에 굴절된 결승타, 때마침 장대비에 중단된 강우 콜드

26일 롯데와 원정에서 천금의 결승타를 때린 LG 천성호. LG 트윈스

최근 프로야구 LG 팬들 사이에서는 "1위 싸움을 하는 게 신기하다"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우승 후유증으로 기존 선수들도 썩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LG는 시즌 개막 직전 좌완 손주영이 부상으로 이탈해 불안하게 출발했다. 마무리 유영찬은 오른 팔꿈치 수술로 지난달 시즌 아웃됐고, 4번 타자 문보경과 알짜배기 타자 문성주도 부상으로 이달초와 지난달 이후 빠져 있다. 오지환, 홍창기, 박동원 등 타자들의 컨디션도 썩 좋지 않은 상태다.

다른 구단들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지만 LG는 꾸역꾸역 선두권에서 버텨내고 있다. 2023년 29년 만의 통합 우승을 이룬 뒤 후유증 속에 3위로 마무리했던 2024년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LG 염경엽 감독은 "2024년 당시도 엄청나게 준비를 했지만 2연패를 이루지는 못했다"면서 "올해는 코칭스태프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2연패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고, 준비해야 하는지 알고 서로 얘기한다"고 짚은 바 있다.

이런 가운데 26일 경기에서는 운까지 따랐다. LG는 이날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롯데와 원정에서 2-1, 7회 강우 콜드 게임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는 팽팽한 투수전 양상으로 흘렀다. LG 선발 앤더스 톨허스트가 6⅓이닝 6탈삼진 5피안타 3볼넷 1실점, 롯데 선발 제러미 비슬리가 6이닝 8탈삼진 2피안타(1홈런) 1실점 역투를 펼쳤다. LG가 2회초 박동원의 시즌 3호 1점 홈런으로 앞서갔지만 3회말 롯데도 장두성의 안타, 도루에 이어 고승민이 혼신의 힘을 다한 내야 안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26일 롯데와 원정에서 승리 투수가 된 LG 톨허스트. LG 트윈스


LG는 비슬리가 내려간 7회초 결승점을 뽑았다. 선두 타자 오지환의 볼넷에 이어 천성호가 번트 동작을 취하다 강공으로 전환해 3루 선상 쪽으로 강한 타구를 날렸다. 타구가 외야로 흐르면서 라인 밖으로 빠져 무사 2, 3루는 충분히 마련될 터였다.

여기서 변수가 발생했다. 천성호의 타구가 비에 대비해 파울 라인 왼쪽 담장에 놓여 있던 방수포의 딱딱한 거치대를 맞고, 홈 쪽으로 튀었다. 당초 롯데 좌익수 김동현은 타구가 방수포를 맞고 파울 라인 안쪽으로 들어올 것을 예상했다가 뒤늦게 포구를 위해 뛰었다.

그 사이 오지환이 3루를 돌아 홈까지 뛰어 여유 있게 득점했다. 역전 점수를 의도치 않게 허용한 김동현은 허탈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김동현은 지난 23일 삼성과 경기에서 데뷔 첫 안타를 2루타로 장식하고 3루타까지 2안타 2타점으로 펄펄 날았지만 이날 야구의 쓴맛을 경험해야 했다.  

LG 천성호가 26일 7회초 홈으로 뛰어들다 롯데 포수 손성빈에게 태그 아웃되는 모습. 롯데 자이언츠


롯데도 기회는 있었다. 이어진 무사 2루에서 LG는 희생 번트로 1사 3루를 만들며 추가점을 노렸다. 그러나 송찬의가 헛스윙 삼진을 당하고, 홈으로 뛰던 천성호가 협살에 걸려 LG의 2번째 작전은 무위로 돌아갔다. 7회말 롯데는 1사에서 볼넷과 안타로 1, 2루 득점권을 창출해 동점, 역전 기회까지 찾아왔다.

하지만 톨허스트를 구원한 LG 필승조 김진성이 동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굵어진 빗줄기 속에 김진성은 대타 전준우, 1번 타자 황성빈을 외야 뜬공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이후 장대비가 쏟아져 경기가 중단됐다. LG로선 고맙게도, 롯데로선 설상가상으로 30여 분 뒤 강우 콜드 게임이 선언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두 팀 모두 좋지 않은 기상 여건 속에 최선을 다했지만 행운의 여신이 LG를 향해 웃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