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 주소지에 등록된 복수 업체들이 춘천시와 대규모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일부 업체는 최근 설립됐음에도 단기간 수억원대 계약을 수주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업체 선정 과정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강대규 국민의힘 춘천시갑 조직위원장은 26일 춘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원 춘천시의 수의계약 내역을 분석한 결과, 춘천시 동내면 거두길 소재 한 건물 2층에 입주한 복수 업체들이 육동한 춘천시장 재임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수의계약을 체결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강 위원장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업체는 모두 5곳이다. 이 가운데 A·B·C·D업체는 법인등기부상 동일 주소지가 확인됐으며, E업체는 법인등기가 존재하지 않아 개인사업자 형태로 운영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5개 업체가 춘천시와 체결한 수의계약 규모는 현재까지 확인된 금액만 약 3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한 업체는 단독으로 15억원이 넘는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한 업체의 경우 2024년 설립 이후 불과 2025년부터 2026년 사이 약 5억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나 지역 업계 안팎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취재 과정에서 동일 건물 주소지에 등록된 추가 업체들도 확인되고 있어, 실제 관련 수의계약 규모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방계약제도는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나 계약 집중을 방지하기 위해 공정성과 형평성을 핵심 원칙으로 두고 있다. 하지만 동일 주소지 업체들에 수년간 반복적으로 계약이 집중된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지역사회에서 나오고 있다.
일부 지역 건설·물품업계 관계자들은 "춘천에는 관련 업체가 수없이 많은데 특정 건물에 입주한 업체들에 계약이 집중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실제 업체 간 연관성이 있는지와 계약 선정 기준이 무엇이었는지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 시민단체와 정치권에서도 춘천시를 상대로 수의계약 관련 자료 공개와 감사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수의계약 선정 기준, 업체 간 관계 여부, 부서별 계약 편중 여부, 분할 발주 가능성, 시장 취임 전후 계약 변화 등에 대한 전면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대규 국민의힘 춘천시갑 조직위원장은 "일부 업체들은 설립 시점이 최근임에도 짧은 기간 동안 다수 계약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업체 선정 과정과 계약 배분 기준에 대한 전면적인 검증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춘천시는 이 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지방계약법과 관련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계약이 이뤄졌다"며 특정 업체 편중 의혹을 반박했다.
춘천시에 따르면 지방계약법 시행령 제13조 및 제32조, 지방계약법 시행규칙 제14조에 따라 계약 체결 시 사업자등록증 발급 또는 고유번호 부여 여부를 기준으로 계약 상대자를 확인하고 있으며, 법인과 개인사업자 모두 계약 대상이 될 수 있다.
또 동일 건물에 복수 업체가 등록돼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지방계약법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시는 "건설업 등록기준(사무실)과 관련한 국토교통부 유권해석에 따르면 물리적·용도적 측면에서 사무실 사용이 가능하다면 등록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법원 판례 역시 동일 소재지에 복수 업체가 등록돼 있더라도 동일 업체로 단정하기 어렵고 별개의 법인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며 대법원 2018두60205 판결과 창원지방법원 2016나190 판결을 근거로 제시했다.
수의계약 편중 의혹에 대해서도 춘천시는 "기자회견에서 언급된 약 36억원 규모의 계약 금액은 춘천시 계약정보공개시스템에서 추출된 자료로, 1인 수의계약뿐 아니라 2인 수의계약까지 포함된 금액"이라고 밝혔다.
시는 "2인 수의계약의 경우 특정 업체를 지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공고를 통해 가격 우위 업체를 선정하는 구조"라며 "본청뿐 아니라 25개 읍·면·동, 농업기술센터·보건소 등 직속기관, 상하수도사업본부·평생교육원 등 사업소의 전체 공사·물품·용역 계약 정보가 모두 포함된 수치"라고 설명했다.
특히 춘천시는 전체 계약 규모 대비 비중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춘천시에 따르면 시 전체 1인 수의계약 규모는 연간 약 700억~800억원 수준이며, 논란이 된 5개 업체의 평균 연간 계약 금액은 약 1억8천만원 정도로 전체의 약 0.2% 수준이라는 것이다.
또 재무관 역시 「춘천시 회계관리에 관한 규칙」에 따라 본청과 25개 읍·면·동, 직속기관, 사업소별로 각각 지정돼 있어 계약 권한이 분산돼 있다고 설명했다.
춘천시 관계자는 "법령과 절차에 따라 계약이 진행됐으며 특정 업체에 계약을 몰아주기 위한 구조는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