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고가차도 철거 중 구조물이 무너져 작업자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고 현장 바로 옆에는 노후 아파트와 상가 등이 밀집해 있어 인근 주민과 상인들도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2분쯤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구조물 일부가 붕괴했다. 이 사고로 아래에서 작업 중이던 차량 1대와 작업자 등이 깔리면서 50대 남성 1명과 60대 남성 2명 등 총 3명이 숨졌다. 확인 결과 이들은 현장관리소장과 감리단장, 그리고 안전 점검을 위해 방문한 외부 전문가인 것으로 밝혀졌다. 나머지 부상자 3명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당국 조사 결과, 이날 새벽 1시 30분에서 2시 30분 사이 철거 공사 과정에서 약 2.9cm의 단차가 발생한 것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오후 시간 안전 점검을 진행하던 중 갑자기 구조물이 주저앉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작업자와 관계자 등 총 13명이 있었다.
목격자들은 갑작스러운 굉음과 함께 흙먼지가 일대를 뒤덮었다며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창태(66)씨는 "가게 앞에서 쉬고 있는데 큰 굉음과 함께 하얀 먼지가 치솟았다"며 "공사 현장이 무너졌다는 것을 직감하고 곧바로 119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직도 심장이 벌렁거린다. 이런 사고가 늘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게 무섭고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폴리스라인 바깥에 모여든 주민과 인근 직장인들은 한동안 현장을 떠나지 못한 채 구조 작업을 지켜봤다. 일부 시민은 휴대전화로 사고 현장을 촬영하며 "이게 대체 무슨 일이냐"고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인근 아파트 주민 이모(63)씨는 "작년부터 계속 공사를 하더니 오늘 완전히 날벼락이 떨어졌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현장을 지켜보던 배달원 김인국(50)씨는 "안전 매뉴얼만 제대로 지켰어도 이런 사고가 나지 않았을 것 아니냐"며 한숨을 쉬었다.
사고 여파로 현장 주변에는 경찰 통제선이 길게 쳐졌고 인근 도로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또한 사고 수습을 위해 경의중앙선 서울역~수색역 구간 양방향 열차 운행도 전면 중단됐다.
소방당국은 사고 직후인 오후 2시 49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인력 62명과 장비 16대를 투입해 구조 작업을 벌였다. 경찰도 현장에 30여 명을 배치해 추가 붕괴 가능성에 대비하며 주변 출입을 통제 중이다.
한편, 경찰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장(백승언 총경)을 팀장으로 하는 50여 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즉각 구성했다. 전담팀에는 광수대 중대재해 전담팀과 서울청 과학수사팀, 관할 경찰서 형사팀 등이 투입됐으며, 공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정확한 사고 원인과 안전 수칙 준수 여부를 집중 규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