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IEA 권고' 비축유 방출 신중…"필요성 많이 못 느껴"

한국석유공사 서산 비축기지 전경. 연합뉴스

중동 전쟁으로국제사회가 에너지 위기 극복을 위해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약속한 기한이 2주 남은 가운데, 우리 정부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대체 원유 수급이 안정적이어서 방출 필요성이 높지 않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향후 민간 정유사의 재고 의무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권고를 이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산업통상부 양기욱 산업자원안보실장은 26일 중동전쟁 대응본부 일일브리핑에서 "정부 비축유 방출은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놓고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동 전쟁 이후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비축유 4억 배럴을 방출하는 내용의 공동행동을 결의했다. 각국의 석유 소비량에 비례해 방출하는 것으로, 한국은 다음달 9일까지 2246만 배럴을 방출해야 한다.

양 실장은 "IEA에 따르면 방출 방법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정부 비축유를 방출하는 것과 민간의 의무방출량 줄여서 시장에 물량을 간접적으로 늘리는 방식"이라며 "현재 정부 비축유를 방출하는 것에 대해서는 필요성을 많이 못 느끼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정부 비축유는 '비축유 스왑(SWAP)' 제도를 통해 상당한 물량이 시장에 공급되는 상황"이라며 "민간 정유사들도 당분간 스왑 제도를 활용하는 것에 긍정적인 반응"이라고 전했다.

비축유 스왑은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비축유와 기업이 도입하려는 원유를 맞교환하는 제도다. 기업이 대체물량 선적 서류를 정부에 제출하면 한국석유공사가 비축유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기업이 미국, 캐나다 등에서 원유를 구입하면 이를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중동산 원유로 맞교환해주는 식이다.

양 실장은 "현재 스왑 신청 물량은 3100만 배럴정도"라며 "지난 22일 기준 계약 물량은 2000만 배럴이 체결됐다. 이중 1500만 배럴은 물량으로 나가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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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체 원유 수급이 안정적인 점도 고려하면 방출 필요성이 낮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이번달부터 7월까지 평시 대비 85%의 원유를 확보한 상황이다.

비중동산 원유 수급 비율도 전체 절반 정도로 올렸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이후 제3국의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양 실장은 "수급 다변화를 통해 원유 수급에 큰 문제 없이 수급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 실장은 "정부 비축유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긴급하게 방출할 때 방출해야 한다"며 "현재 스왑을 통해 충분히 활용을 하고 있고 정부 비축유는 수급관리 차원에서 신중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따라 민간의 의무 방출량을 줄이는 식으로 IEA 권고를 이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양 실장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보고있다"고 설명했다.

IEA 권고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은 따로 없다는 게 산업부 입장이다. 양 실장은 "가급적 권고를 지키려고 하고 있지만 이행하지 않는다고 해서 불이익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각 나라의 사정에 따라 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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