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핵추진잠수함(핵잠)을 미국의 협조 하에 저농축우라늄 연료를 사용하되 자체 기술로 국내에서 건조하는 방식의 개발 기본계획이 공개됐다. 한국형 핵잠 사업은 '장보고 N사업'으로 명명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26일 경남 진해에서 제1회 미래국방전략위원회를 개최하고 첫 번째 안건으로 '핵추진잠수함 개발 기본계획'(기본계획)을 논의했다.
이어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핵잠 확보에 대한 미국 측의 동의 이후 7개월 동안의 관련 부처 간 협의 결과를 기본계획에 담아 발표했다.
한국형 핵잠의 추진 방향을 최초로 제시한 이번 기본계획은 △핵잠 획득과 운용을 위한 추진 원칙 △국제사회에 대한 핵 비확산 의무 이행 약속 △핵잠 개발을 통한 자주국방 의지와 국가산업 발전 구상 등으로 이뤄졌다.
정부는 핵잠 개발을 단순한 함정 건조사업을 넘어 원자력과 조선 기술을 토대로 국가적 역량을 결집해야 하는 국가전략사업으로 규정하고 5대 원칙 하에 체계적·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2000년대 초반 노무현 정부 때 '비닉(대외비) 사업'으로 추진하다 좌초한 핵추진잠수함 사업(362사업)과 달리 공개리에 개발한다는 점이 다르다.
5대 원칙은 △핵연료로 저농축우라늄을 사용하되 연료 교체를 최소화하는 장(長)주기 운전 방식 △국내 개발·건조 △우리 기술로 선체와 추진체계 등 개발 △총수명주기 관점에서 관리해 지속 운용성 확보 △2030년대 중반 1번함 진수 및 30년대 후반 전력화를 목표로 했다.
저농축우라늄을 잠수함 추진동력으로 사용할 경우 일반적으로 교체주기가 10년 미만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부는 이를 넘어서는 기술 대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아울러 핵잠 개발과 관련해 국제사회의 신뢰 확보를 강조하며 △어떠한 형태의 핵무기도 보유하지 않고 개발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입장 △미국과 긴밀한 소통 하에 핵연료인 저농축우라늄 확보 및 관리 과정 전반에서 비확산 의무 성실 이행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공동으로 안전조치 체제 구축 등을 약속했다.
정부는 핵잠 사업 추진 중에 원자력 안전과 보안을 확고히 견지하고, 핵잠에서 발생하는 모든 방사성 폐기물을 관련 법령과 규정에 따라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핵잠 개발이 조선과 원자력, 방산을 잇는 40여년(건조 10년 + 운용 30년 이상)에 걸친 국가 산업 발전 프로젝트로서 산업계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과정에서 축적·파생되는 기술과 인프라가 연관 산업구조 고도화를 견인하고, 4만 개 이상의 안정적이고 질 높은 일자리를 창출해 산업 및 성장 잠재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앞으로 한국형 핵잠 사업을 '장보고 N사업'으로 명명하고 국가 차원의 핵심 전력 획득 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N'은 대한민국 최초 잠수함인 장보고함의 정신을 계승한 차세대(Next generation), 핵추진(Nuclear powered), 첨단 신기술(Neo technology)을 집약한 잠수함이란 의미를 담았다.
정부는 핵잠 개발 이유에 대해 장기간 잠항 능력과 높은 기동성 등 기존 디젤잠수함에 비해 비약적으로 향상된 작전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북한의 잠수한 기반 핵·미사일 위협 등에 대응하는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기본계획을 보고받고 "핵추진잠수함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우리가 책임지겠다는 의지의 상징이며, 나아가 대한민국 방위산업 역량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