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가 등본 떼러 왔다"…행정복지센터 사칭 피싱 주의

행정복지센터 공무원·경찰·금감원 사칭
광주 북구 80대 여성 1900만 원 피해
"개인정보유출 전화 안해…즉시 신고"

광주경찰청. 김한영 기자

"○○○님 맞으시죠. ○○행정복지센터인데, 조카가 위임장을 가지고 등본을 발급받으러 왔어요. 경찰에 대신 신고해드릴게요."
 
최근 광주 북구에 사는 80대 여성 A씨는 행정복지센터 직원을 사칭한 남성으로부터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건 남성은 A씨의 조카가 위임장을 가지고 등본을 발급 받으러 왔다고 말했다. A씨가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하자, 남성은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수 있다면서 경찰에 대신 신고해주겠다고 불안감을 조성했다.
 
잠시 뒤 이번에는 경찰관을 사칭한 남성이 A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남성은 A씨의 개인정보가 탈취돼 계좌에 있는 돈이 불법자금 유통에 이용될 수 있다면서 당장 은행에 가서 현금을 인출하라고 지시했다.
 
또 은행에 갈 때 휴대전화를 집에 두고 가라거나, 은행 직원에게는 집수리 비용 때문에 돈을 찾는다고 말하라는 등 구체적인 지시까지 했다.
 
결국 A씨는 자신의 집 앞에서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한 남성에게 현금 1900만 원을 건냈다.
 
광주경찰청은 최근 행정복지센터와 경찰, 금융감독원을 차례로 사칭해 고령층의 재산을 노리는 신종 보이스피싱 사건이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26일 당부했다.
 
이번 사건은 기존의 검사나 금융감독원, 카드 배송 사칭 수법에서 더 나아가 주민들에게 친숙한 행정복지센터를 활용했다.
 
광주경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광주지역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95건, 피해액은 41억 원이다. 피싱 의심 전화번호 등 범행수단 1985건을 차단했고, 피싱 사범 214명을 검거했다.
 
하지만 앞선 사례처럼 보이스피싱 수법이 계속 진화하고 있다.
 
행정복지센터나 경찰, 검찰, 금융기관을 사칭해 개인정보 유출이나 계좌 보호를 이유로 현금 인출을 요구하면 즉시 전화를 끊거나 112 등에 신고해야 한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범죄의 범행 수법이 계속 교묘해지고 있다"며 "의심 전화를 받으면 바로 112나 전기통신금융사기통합대응단 1394로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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