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도성> 오늘은 어떤 얘기 준비하셨나요?
◆김정도> 요즘 제법 덥다고 느껴지죠. 곧 여름이 다가올 것 같은데요. 그런데 이미 서울은 지난 14일 올해 첫 30도를 돌파하면서 때이른 불볕더위가 시작됐습니다. 벌써 여름이 시작된 건데요. 기상학자들은 올해 여름은 정말 위험할 것이라는 예측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만큼 온실가스 감축이 전 세계적 과제가 된 건데요. 정작 제주도는 2035년 탄소중립을 외치면서 한편으로는 가스발전소 신설을 추진 중입니다. 관련해서 지난주에 신설되는 가스발전소 경제적 타당성 문제를 다룬 기자회견을 저희가 했는데요. 오늘은 이 내용들을 중심으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류도성> 기자회견 내용을 보니깐 가스발전소 신설에 경제성이 전혀 없다는 내용이던데요. 가스발전소 신설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사업이다. 지역경제 활성화가 된다. 이런 내용에 대한 반박은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렇게 사업의 직접적인 경제적 타당성을 짚은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요. 이렇게 경제적 타당성을 직접 분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정도> 제주도 가스발전소 신설 문제와 관련해서 많은 문제가 습니다. 탄소배출 과다 문제나 재생에너지 보급 저해라든가, 최근에는 독성대기오염 물질 초과 배출 문제도 크게 거론되고 있고요. 그런데 어떤 사업이든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이 시설을 세웠을 때 그만한 경제적 타당성이 있느냐는 거에요.
시설을 세웠는데 적자가 나면 안되잖아요. 그러면 그만큼 전기요금이든 국민 세금으로 메워야 하니깐요. 그래서 경제적 타당성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었고요. 여러 자료를 토대로 분석하게 됐습니다.
◇류도성> 일단 경제성에 대해서 짚으려면 지금 제주도의 전력수요라던가 발전 현황을 먼저 좀 봐야할 텐데. 제주도 상황 어떻습니까?
◆김정도>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최근 5년간의 변화를 분석했어요. 전체적으로 여름철 변화가 가장 두드러집니다.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았던 2021년 여름철 최대전력, 여기서 최대전력이라는 것은 여름철에 전력수요가 가장 높았던 시점의 전력이고요.
2021년에 1,012MW였다가 이듬해 1,104MW로 크게 뜁니다. 그리고 2024년에 최고점을 찍는데 1,179MW까지 올라가다가 지난해 1,141MW로 내려왔습니다. 봄과 가을은 큰 변동성이 없고, 겨울은 도리어 전력수요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봄과 가을에 평균온도가 상승하고 있지만 전력 수요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지 않는걸 볼 수 있고요. 겨울은 평균온도가 상승하면서 전기난방 수요가 줄어드는 이유로 전력수요 감소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류도성> 기후위기로 전력수요가 폭증할 걸로 봤는데 그렇지도 않군요. 그래도 올 여름 폭염이 심상치 않다고 하니, 급격한 수요 증가가 걱정이 되긴 하는데요. 그렇다면 전력수요 급증에 대응한 공급예비력은 어떤가요?
◆김정도> 지금 공급예비율이 엄청납니다. 일단 공급예비율은 발전기가 최대로 생산할 수 있는 전력에서 실제 소비되는 전력을 뺀 나머지라고 보시면 되겠고요.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통상 15%를 기준으로 22% 수준까지 관리를 합니다. 이것도 적지 않은 예비력인데요. 그렇다면 지난해 제주도의 여름철 최대전력 때 공급예비율이 얼마였을까요?
◇류도성> 질문하시는걸 보니 생각보다 높은 모양이네요. 30%대 정도 되는 건가요?
◆김정도> 조금만 더 쓰셨으면 정답이었을 텐데, 정확히 43.3%입니다. 쉽게 얘기해서 발전소 10개 중에 4개가 놀고 있었단 얘기인데요. 더 충격적인 것은 겨울철인데요. 겨울철 최대전력 때 공급예비율은 무려 81.1%였습니다.
◇류도성> 엄청난 수치네요. 이래서 제주도에 에너지저장장치를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거군요. 도대체 이렇게까지 예비율이 높게 나오는 이유 뭔가요?
◆김정도> 일단 제주도의 발전설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증가세를 가져온 건 당연히 재생에너지고요. 현재 발전설비로만 보면요. 화력발전이 923MW고요. 풍력이 422MW, 태양광이 777MW에요. 재생에너지만 약 1.2GW 수준으로 이미 설비량으로 화력발전을 넘어섰어요.
여기에 제주와 내륙을 연결하는 초고압 직류송전선로 보통 제3연계선이라고 부르는데, 이게 2025년부터 본격 가동됐거든요. 그래서 제주와 내륙간 전력 공급능력이 360MW에서 600MW로 크게 늘어난 거죠. 제주도 전체 전력수요 대비 설비량 자체가 어마어마한 겁니다.
◇류도성> 그렇다면 재생에너지 전력 생산량도 엄청나겠어요?
◆김정도> 놀랍게도 지난해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에서 생산한 전력이 가스발전에서 생산한 전력을 앞질렀어요. 전체 전력의 24%를 재생에너지가 감당하고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류도성> 제주도가 정말 재생에너지의 메카가 맞네요. 그런데 재생에너지가 가스발전을 앞질렀다는 것은 가스발전에서 전력량이 줄어든 건가요?
◆김정도> 가스발전소 전력생산량은 2024년에 피크를 찍고 지난해 15% 감소했습니다.
◇류도성> 생산량이 줄면 당연히 매출도 주는 거잖아요?
◆김정도> 실제로 제주도내 가스발전소 모두 영업이익이 적자인 역마진 상태입니다. 200억 원 이상 적자인 상황이고요. 이렇게 된 이유는 이용률 감소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이용률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100%라고 했을 때 100% 대비 얼마나 이용되고 있느냐인데요.
지난해 최저 6.3%에서 최대 47.2%로 나타났어요. 2024년 최저 7.2%에서 최대 64.1%였다는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이죠. 이렇게 감소한 이유는 2024년 8월에 재생에너지 공급에 숨통을 트여주겠다면서 기존 화력발전을 최저 발전 용량을 하향할 수 있게 하는 전력시장 운영규칙 때문입니다. 여기에 가스 가격이 국제정세 불안으로 높게 유지되는 상황과 맞물리다 보니 전반적으로 재무상태가 나빠지는 거죠.
◇류도성> 그렇다면 지금 제주도의 발전소들도 역마진에 허덕이고 있는데 신규 가스발전소가 들어서면 이게 더 나빠진다는 거잖아요?
◆김정도> 지금 상황이면 당연 적자상태로 시작하는 겁니다. 더 중요한게 지금 정부에서 2030년까지 제주도에 2.5기가와트의 재생에너지와 1기가와트의 에너지저장장치를 보급한다는 거잖아요. 그렇다면 단순 계산으로도 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되는 전력은 지금보다 두배 이상 증가합니다.
공교롭게도 신규 가스발전소가 들어서는 시기가 2029년 말에서 2030년 초니깐요. 재생에너지 보급 저해를 안하면서 발전소를 돌린다면 당연히 제대로 운영할 수 없는 여건이 되죠. 노후 발전소들이 빠진다는 가정을 해도 마찬가지에요. 2030년까지 빠지는 발전소가 295MW인데 신규가 300MW잖아요. 어떤 명분을 세워도 사실 안되는 상황인 겁니다.
◇류도성> 오늘 이제껏 제대로 나눠보지 못했던 이야기들 많이 한 것 같은데, 오늘은 분석 내용의 앞단만 얘기를 나눈 것 같아요. 시간이 있으면 더 얘기 나누고 싶은데, 이게 또 생소한 그린 수소를 발전소에서 태우는 것에 대한 내용인데요. 이건 다음 기회에 한 번 더 얘기를 나누면 어떨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