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실종, 고발 난무'…6·3 지방선거 전국이 네거티브 전쟁

"정치가 스스로 문제 해결할 능력 잃어버려…국면 전환용 고발"
교육감 선거도 연쇄 고발전…전남은 선거법 고발 가장 많아

박종민 기자

6·3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지만, 전국 주요 격전지에서는 정책 경쟁 대신 후보 간 고소·고발과 폭로전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울산·강원·전남은 물론 부산과 인천, 충청권까지 선거법 위반과 허위사실 공표, 언론 보도 논란 등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확산되고 있다.

의정부시장 선거에서는 고발전이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국민의힘 김동근 후보는 기업 유치 발표와 시정 홍보 과정 등을 둘러싸고 5차례나 고발당했다. 민주당 김원기 후보 측 역시 배후설 제기에 대해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언론 보도를 둘러싼 초유의 충돌까지 벌어졌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캠프는 GTX 삼성역 공사 철근 누락 의혹을 보도한 MBC 기자들과 간부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에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비판 보도를 위축시키려는 언론 탄압"이라고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이와 관련해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며 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다.

울산시장 선거에서도 취재 현장에서 벌어진 충돌이 정치 쟁점으로 비화했다. 뉴스타파 측은 김두겸 국민의힘 후보가 유세 현장에서 취재진을 폭행했다고 주장했지만, 김 후보 측은 "사실 왜곡"이라며 오히려 선거방해 혐의로 맞고발 방침을 냈다.

교육감 선거도 연쇄 고발전…전남은 선거법 고발 가장 많아

강원도 교육감 선거 역시 예외는 아니다. 후보들과 시민단체들은 무료 숙박 제공 의혹과 사전 선거운동 논란, 왜곡 발언 유포 문제 등을 둘러싸고 연쇄 고발전을 이어가고 있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부동산 재산 신고와 가족 관련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여야 후보들은 상대 후보의 재산 형성과 개발사업 연루 의혹 등을 제기하며 맞고발을 검토하거나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다.

인천시장 선거 역시 네거티브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후보 간 가상자산 투자 의혹과 정치자금 사용 논란이 잇따라 불거졌다. 일부 시민단체까지 가세해 선관위 신고와 검찰 고발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충청권에서는 충남지사와 대전시장 선거를 중심으로 상대 후보의 과거 발언과 부동산 거래, 공약 표절 논란 등을 둘러싼 폭로전이 계속되고 있다.

전남은 전국에서 선거법 고발 건수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예비후보 등록 이후 전남 지역 공직선거법 고발 건수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은 31건으로 집계됐다. 금품 제공과 음식물 제공, 허위사실 공표 등이 주요 유형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공천 경쟁이 치열한 지역 특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가 스스로 문제 해결할 능력 잃어버린 채 국면 전환용 고발"

이번 지방선거를 두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정치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잃어버린 채 국면 전환용 고발이 반복되고 있다"며 "정책 경쟁보다 자극적 네거티브가 더 빠르게 관심을 끌면서 선거 전체가 감정 대결로 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사를 상대로 한 고발에 대해서는 "자기들은 아무 잘못이 없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내는 동시에 언론의 입을 막기 위한 전략적 대응"이라고 평가했다.

정책 선거가 실종된 현실에 대한 우려도 내놨다. 김 평론가는 "정치는 결국 실현되지 않은 미래를 약속하는 일인데, 앞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정책 경쟁보다 캠페인과 선전 중심으로 선거를 치르다 보니 정책이 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선거 문화 개선을 위한 과제로는 정책 토론 활성화와 유권자 관심 변화도 꼽았다. 그는 "정치인에게만 모든 책임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며 "유권자들도 자극적 공방보다 정책과 행정 능력에 더 관심을 가져야 선거 문화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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