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웹툰 첫 긴급차단에도…텔레그램 타고 부활한 '뉴토끼'

문체부, 저작권법 개정 후 첫 긴급차단 명령… '뉴토끼' 등 34곳
폐쇄됐다 우회 운영 재개… 텔레그램 채널 구독자 4만명 육박

불법 사이트 '뉴토끼' 접속 화면. 김정록 기자

정부가 웹소설·웹툰 불법 유통 사이트에 대해 사상 첫 긴급차단에 나섰지만, 운영진들은 텔레그램 등을 통해 새 주소를 실시간 공유하며 차단을 무력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트 폐쇄와 재등장이 반복되면서 불법 콘텐츠 대응이 사실상 '두더지 잡기'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25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1일 저작권 침해 사이트에 대한 최초의 긴급차단 명령을 발동했다. 명령을 통지받은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들은 해당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게 된다.

긴급차단 대상에는 최근 자진 폐쇄와 운영 재개를 반복하고 있는 '뉴토끼' 등이 포함됐다. 문체부는 저작권법에 명시된 △불법의 명확성 △손해 예방의 긴급성 △다른 수단의 부존재 등 긴급차단 요건에 부합하는 사이트 총 34곳을 첫 대상으로 선정했다.

그동안 대규모 불법 사이트에 대한 대응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야 해 최소 수 주에서 수개월이 걸렸다. 그사이 창작자와 플랫폼은 불법 유통으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입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4 웹툰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웹툰 불법복제로 인한 피해액은 4465억 원으로 전년(3932억 원)보다 13.6% 늘었다.

하지만 개정법 시행으로 차단 속도는 한층 빨라졌다. 불법 복제물을 적발하면 즉시 접속을 차단한 뒤 사후 심의를 거쳐 최종 접속차단 명령 또는 해제 명령을 확정하는 방식이다. 출시 직후 매출이 집중되는 영화·드라마·웹툰 등의 특성을 고려할 때 초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체부 관계자는 "대체 사이트 재생성 등 불법 사이트 추이를 계속 예의주시하면서, 긴급차단 대상 사이트 수를 확대하고 접속차단 속도를 높여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막아도 또 등장…'두더지 잡기' 된 차단


정부의 대대적인 단속에도 불법 사이트는 여전히 횡행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최대 불법 웹툰 유통 사이트 중 하나인 '뉴토끼'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폐쇄됐지만, 현재는 우회 주소를 통해 버젓이 운영되고 있다.

뉴토끼 운영진은 사이트가 긴급차단될 때마다 새 주소를 안내하는 텔레그램 채널을 운영 중이다. 이 채널 구독자는 4만 명에 육박한다. 최근에는 "방문자 폭주로 서버가 다운됐습니다. 해결 중입니다"라는 공지도 올라왔다.

'뉴토끼' 주소 공유 텔레그램. 김정록 기자

또 '뉴토끼 링크를 공유하면 현금을 지급한다'는 홍보 이벤트와 함께 '고수익을 지원한다'며 업로더를 모집하는 공지도 게시됐다.

정부도 이런 상황을 파악하고 있지만, 긴급차단 조치를 하더라도 유사 사이트가 곧바로 생겨나는 만큼 모두 차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텔레그램이 일종의 공지방 역할을 하면서 새 주소를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다"며 "텔레그램은 해외 기업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제재 방안은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유관기관과 공동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전문가 자문회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익원 끊어야… 광고·금융 추적 시스템 필요"


전문가들은 사후 차단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며, 불법 사이트의 수익 구조 자체를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서범강 IP융복합산업협회 회장은 "그동안 업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요구해 왔던 게 빠른 차단인데, 이 부분은 일부 개선됐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재발을 막고 불법 복제 유통 행위 자체를 주저하게 만들려면 지금보다 처벌 수위를 더 강하게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차단하고 막고 추적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이들이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불법 복제 사이트에 광고를 집행하는 사례에 대해서도 차단·제재·처벌을 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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