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구속영장 기각된 종합특검…'중복수사 논란'에 발목 잡히나

특검, KTV 前원장 구속영장 청구했지만 기각
'계엄 비판' 자막 삭제 혐의…내란선전죄 적용
이미 '직권남용'으로 재판 중…이중기소 논란
별개 사건이라는 특검…기소 땐 공소기각 우려

류영주 기자

2차 종합특검(권창영 특별검사)의 첫 신병 확보 시도가 무산됐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은우 전 KTV 원장에게 종합특검이 적용한 범죄 사실은 이미 재판 중인 사건과 유사해 '중복 수사' 논란이 있던 사안이었다.

법원이 구속영장의 기각 사유로 중복 수사 논란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향후 공소유지 등을 고려했을 때 종합특검이 중복 수사 논란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이종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내란 선전 혐의를 받는 이 전 원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부장판사는 "내란 선전죄의 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재판 중 사건 진행 상황에 비춰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 전 원장은 종합특검이 출범 후 약 80일 만에 처음 구속영장을 청구한 대상이었다. 권영빈 특검보가 직접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참여했을 만큼 신병 확보에 공을 들였다.

종합특검은 이 전 원장이 KTV의 뉴스특보 및 스크롤 뉴스의 편성·송출 권한을 이용해 12·3 비상계엄과 포고령 등 내란 행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뉴스를 반복적으로 보도하고, 그것을 비판하는 뉴스는 선별적으로 삭제한 것으로 의심 중이다.

법원이 구속영장 기각 사유로 들진 않았지만, 수사 과정에서 '이중기소'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류영주 기자

이 전 원장은 이미 유사한 범죄 사실로 재판을 받고 있다. 내란특검은 이 전 원장이 직무상 권한을 남용해 직원들에게 '계엄이 불법·위헌'이라는 정치인들의 발언이 담긴 방송 자막을 삭제하도록 지시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발언이나 포고령 등을 집중적으로 다루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내란특검은 이 전 원장에게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고, 내란 선전 혐의는 불기소 처분했다.

종합특검은 재판 중인 사건과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권영빈 특검보는 구속심사 전 취재진에게 "보호 법익, 행위 태양, 사실관계를 볼 때 별개의 사건이기 때문에 이중 기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내란 선전과 직권남용이 보호하는 이익 및 가치가 다르며, 계엄 해제 이후의 범죄까지 추가했다는 게 종합특검의 논리다.

다만 두 사건은 하나의 행위가 여러 죄에 해당하는 상상적 경합 관계로 봐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사실상 이 전 원장이 특정 자막을 삭제·추가하도록 한 하나의 행위에 2개의 죄명을 적용한 셈인데, 이처럼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는 사건이 별도로 기소되면 이중기소에 해당해 공소기각 판결을 받을 수 있다.

종합특검이 수사 중인 윤 전 대통령의 군형법상 반란 혐의도 같은 논란이 있다. 윤 전 대통령이 계엄군 지휘부를 동원해 군을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투입 시켜 폭동을 일으켰다는 것인데, 이는 재판 중인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과 상당 부분 유사하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통상 이런 경우에는 공소유지 중인 검사가 죄명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공소장 변경을 신청한다"며 "종합특검과 내란특검은 별개 수사기관이기 때문에 한 곳으로 사건을 이첩해 공소유지를 총괄하지 않는 한, 이중기소 논란을 해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