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선민 거제시장 후보와 충북도당이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에 휩싸인 스타벅스 '탱크데이' 프로모션에 동조하며 여론의 뭇매를 맞은 가운데, 당의 미온적 대응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시점상 장동혁 대표의 광주행 직후였고,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개시 직전이었다는 점에서 더 문제적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김종인 비대위' 당시 선거 국면에서 막말 논란이 터지면 징계 또는 선 긋기로 대처했던 선례와 달리, 사실상 방관에 가깝다는 취지다.
앞서 김 후보 측은 지난 18일 국민의힘 충북도당 스레드 계정에 올라온 "내일 스벅 들렸다가 출근해야지 굿나잇" 글에 후보 계정으로 달린 동조성 댓글("가서 샌드위치 먹어야징")이 캠프 자원봉사자의 소행이라는 공식 해명을 내놨다.
어떤 경위였든 "모든 것은 후보의 불찰"이라고 하면서도, 캠프 측의 '관리 부실'에 유감을 표명하는 수준에서 그친 셈이다. 이외 책임 있는 후속 조치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김 후보는 특히 "5·18 희화화와 내란 옹호 행보에 대해 거제 시민과 국민 앞에 즉각 사죄하고 사퇴하라"는 더불어민주당의 요구를 일축하고 나섰다.
그는 20일 CBS노컷뉴스 기자가 전화로 사퇴론에 관해 묻자 "민주당에선 그렇게 (불출마하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우회적으로 사퇴 거부 의사를 밝혔다.
또 논란의 댓글을 작성한 자원봉사자도 아직 해임이 결정된 것은 아니라며, 이제부터 거취를 논의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최근 캠프가 만든 해당 스레드 계정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선거사무소 개소식 때 봤을 뿐인 이 봉사자가 타 지역에서 원격으로 SNS 관련 업무를 하면서, 논란의 글을 독단적으로 올렸다는 게 김 후보의 주장이다.
다만, 당 안에서도 이같은 해명은 선뜻 납득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도당 근무 경험이 있는 당 사무처 관계자는 "믿을 만한 사람에게는 페이스북 등을 일임하는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 보통은 후보 본인이 컨펌을 한다"고 귀띔했다.
통상 공직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가 자신의 공식 입장을 대변하는 SNS 계정을, 신뢰하는 참모가 아닌 자원봉사자에게 맡긴다는 것 자체가 정치권 관행과는 배치된다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지도부와 도당의 방관이다.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징계나 사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라며 "유권자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맞다"고 선을 그었다. 도당 측도 "공식 사과 입장문으로 갈음한다.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밝혔다.
당 일각에선, 언론이 국민의힘에 더 엄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 중 대뜸 최근 민주당 충북도당이 국민의힘 이동석 충주시장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여한 당 인사들을 '윤 어게인'이라 비난했던 일을 언급했다.
당시 고(故) 장제원 전 의원과 수감 중인 권성동 의원 등을 잘못 거명한 일을 이번 사태와 비교한 것이다. "민주당도 도당 차원의 사과만 하고 무마하지 않았느냐"면서다.
국가 폭력에 의한 학살 피해를 희화화하는 것과, 성폭력 사건 연루 직후 세상을 등진 장 전 의원 이름을 잘못 표기한 것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한 것이다.
영남권에서 활동 중인 한 당 관계자는 "겉으로는 5·18을 애도하고 사죄한다고 하면서,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게 유권자들에겐 이중적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다만, 5·18 탱크 데이 논란에 대해서는 부적절했다는 게 국민의힘 공식 입장이다. 선대위 박성훈 공보단장은 관련 질문에 "민주주의 정신을 훼손하는 행태에 매우 안타깝다"면서 "바람직하지 않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