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병간호하던 8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남편과 아들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살인, 존속살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남편 80대 남성 A씨와 50대 아들 B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80대 여성 C씨의 남편, B씨는 두 사람의 아들로, 이들은 함께 C씨를 10여년간 부양해왔다. C씨는 뇌출혈과 고관절 골절 등으로 인지능력이 저하돼 독립적 생활이 어려운 상태였다.
이들은 C씨의 요양원 입소 및 생활비 지원 문제 등으로 불안감을 느끼던 중 C씨를 살해하기로 모의했다. 두 사람은 B씨가 처방받은 수면제 2알을 C씨에게 먹인 뒤, C씨의 목을 조르는 방식으로 살해했다.
쟁점은 A씨 등의 살인 행위와 관련해 '피해자의 진지한 결단에 의한 살해 촉탁이나 승낙이 있었는지' 여부였다.
앞서 1심은 A씨에게 징역 3년, B씨에게 징역 7년 및 몰수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 등이 사전에 C씨를 살해할 것을 공모해 수면제 2알을 먹였다고 봤다. 또 B씨가 C씨의 목을 졸랐음에도 C씨가 사망하지 않자 B씨가 A씨에게 끈을 가져달라고 부탁, 멀티탭 전선줄로 C씨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판단했다.
2심 역시 1심과 같은 판단을 유지하며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특히 C씨가 자유로운 상태에서 A씨 등에게 살인의 촉탁이나 승낙을 했다고 볼 수 없으며, A씨 등이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을 상실할 미약한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봤다.
대법원은 "원심의 유죄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살인죄 및 존속살해죄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피고인들의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