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열흘가량 앞두고 19일 열린 KNN 주최 부산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서로의 정책과 성과에 대해 공세를 가하며 세 번째로 맞붙었다. 전 후보는 "박 후보는 지표에 취해 성과로 포장할 뿐 시민들의 현실은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박 후보는 전 후보에게 "정부 정책을 그대로 베껴 공약을 만들었다"고 직격했다. 앞선 두 차례 토론이 거친 네거티브 난타전으로 얼룩졌던 것과 달리, 이날 세 번째 맞대결에서는 두 후보 모두 상대의 과거 정치적 역량과 공약을 검증하는 데 집중했지만 날선 신경전은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박형준 "10년 동안 성과 없어" vs 전재수 "북구 주민께 사과하라"
이날 주도권 토론에서는 상대 후보의 정치적 역량 검증이 두 사람 간 날 선 공방으로 치닫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전 후보는 박 후보가 북구 주민들을 모욕했다며 강하게 사과를 요구하며 정면 충돌했다.박형준 후보는 전 후보의 국회의원 시절을 겨냥해 "10년간 북구에서 국회의원을 했는데 혁신적으로 새롭게 할 일이 뭐가 있냐"며 "구포 개시장 없앤 거 잘하신 일이지만 그걸로 일자리가 만들어지냐"고 꼬집었다.
이에 전 후보는 "아무 한 일도 없는데 북구 주민들이 3선 의원을 만들어 줬겠냐"며 "능력도 없고 한 일도 없는데 전재수를 뽑았다면 주민들이 바보라는 이야기인데, 이것은 북구 주민들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전 후보는 "북구 주민들에게 사과하라"며 거듭 요구했고, 박 후보는 "골목 다니며 애환 들어주는 건 잘했어도 북구 발전을 위해 한 게 없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전재수 "숫자 취해 현실 외면"vs 박형준 "시정은 과학적 지표"
일자리와 경제 성과를 두고 두 후보는 지난 토론에 이어 한 치의 양보 없는 설전을 벌였다.일자리와 경제 관련 주도권 토론에서 일자리 성과에 대한 질문을 받자 박형준 후보는 "상용 근로자 100만을 넘어섰고, 24세에서 39세까지 청년 고용률이 68%에서 75%까지 늘었다"며 "여전히 어려운 점들이 있지만 일자리 전체 고용시장은 좋게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재수 후보는 "박 후보는 너무 숫자에 취해있다. 숫자만 보고 정말 힘들고 어려운 우리 부산 시민들의 삶은 전혀 모른다"며 "일자리가 늘었다고 자랑하고 있지만 2021년부터 지금까지 청년 3만 2천 명이 순유출됐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 상위권 수준의 장시간 노동과 낮은 임금 수준을 지적하며 "오래 일하고 적게 벌고 불안정하게 일하는 도시가 돼 있는데 숫자만 보고 있다. 부산 시민들의 힘들고 어려운 처지를 너무 모른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박 후보는"시정은 과학이고 모든 지표와 수치를 가지고 기준을 삼아 전체를 봐야 하고, 추세의 변화를 읽어야 한다"며 "어려운 시민 어루만져주는 일도 중요하지만, 전체 숲을 보고 시정을 해야지 지엽적인 걸로 꼬투리를 잡아서는 안 된다"고 일축하며 팽팽한 대립각을 세웠다.
공약 두고 "정부 정책 베끼기" vs "검증된 모델 도입" 격돌
상대 후보의 청년 정책 공약을 두고 '창의성 부족'이라는 지적과 '현실적 벤치마킹'이라는 반박이 정면으로 맞붙었다.박 후보는 전 후보의 청년 일자리 정책을 겨냥해 "정부 청년 뉴딜 정책을 그대로 가져와 해양 쪽만 덧붙여 대표 공약으로 발표했다"며 "상상력과 혁신성, 창의력 부족이다. 부산시장으로 나오면서 정부 정책을 베껴서 그냥 할 것 같으면 뭐 하러 하겠냐"고 날을 세웠다.
이에 전재수 후보는 "성공해서 좋은 모델이 있으면 부산이 당연히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하며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는 게 중요한 것 아니냐. 꼭 상상력이 있어야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는거냐"고 되물었다.
이어 "검증된 정책은 중앙정부나 다른 지자체 할 것 없이 다 받아들여야 한다"고 실용론을 펼쳤으나, 박 후보는 전 후보의 1호 공약까지 언급하며 "부산시가 이미 추경에 담아 하고 있는 것을 새로운 것처럼 발표하는 것은 시민을 우롱하는 일"이라며 거듭 맹공을 퍼부었다.
만덕~센텀 대심도·금정산 국립공원 두고 입장 엇갈려
부산시의 주요 행정 현안과 시정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부작용을 놓고도 거친 설전이 오갔다.전재수 후보는 만덕~센텀 대심도 도로의 출퇴근 정체와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 이후의 규제를 도마 위에 올리며 "성과는 포장해서 홍보하는 데 집중하는데 그 사이에 시민들은 큰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만덕에서 센텀 대심도가 개통한 지 3개월 됐는데 출퇴근 시간에 상상을 초월하는 교통 체증이 발생한다. 이에 대해 부산 시민들에게 적어도 사과 말씀 한마디 하셔야 되는 거 아니냐"며 박 후보를 압박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물론 출퇴근 시간에 시민 불편 있는 것 잘 알고 있다"면서도 "대심도 도로 완공으로 부산 내부 순환도로를 완성했다는 의의가 있다. 그 의미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또 "전 후보는 이 숲을 안 보고 자꾸 나무만 보려고 그런다"며 "금정산 국립공원은 20년간 숙원사업이었고, 6조 원 이상의 경제적 기대 효과가 있다. 그로 인해 몇 가지 규제가 강화된 것은 우리가 협의를 해서 풀어야 하는 문제"라고 맞받아쳤다.
박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 전 후보를 향해 "스물네 살짜리 어린 보좌관이 전과를 달게 생겼는데 나는 모른다고 회피한다"며 '보좌관 증거인멸 혐의' 책임을 직접적으로 문제 삼기도 했다.
박형준 "허위사실 공표 고발"…전재수 "진실부터 밝혀라"
한편 전날 국제신문 주최 토론회에서 제기된 박형준 후보의 배우자 화랑 관련 의혹은 토론장을 넘어 법적 공방으로까지 번졌다. 박 후보 캠프는 토론회에서 전재수 후보가 허위 사실을 공표해, 박 후보와 가족을 악의적으로 비방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후보자 비방)과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전 후보를 고발했다.
박 후보 측은 전 후보가 토론에서 언급한 △지난 2022년 프랑스 퐁피두 공무출장 당시 배우자 및 전속작가 동행 여부 △달맞이공원 조성사업 조현화랑 특혜 의혹 등이 명백한 허위 사실이자 무책임한 의혹 부풀리기라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전 후보 캠프는 이날 논평을 내고 "시민의 알 권리와 진실 규명을 위해 당당하게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 후보 측은 "부산 시민이 그토록 궁금해 했지만, 끝내 제대로 된 답을 듣지 못했던 박형준 후보의 숱한 의혹들을 이번 기회에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시민을 대신한 정당한 검증을 '정치 테러'와 '가짜 뉴스'라고 덮어씌우려는 행위에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고 반박했다.
이어 "선거판을 흙탕물로 만들기 위한 무고와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강력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 고발 뒤에 숨지 말고 부산 시민 앞에 진실부터 밝혀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