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2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출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최근 10% 안팎의 하락세를 기록 중인 반도체 투톱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신규 투자+레버리지 갈아타기 수요"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레버리지 ETF 8개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 8개 등 모두 16개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오는 27일 상장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2배 추종하는 '인버스2X' ETF도 각 1개씩 포함한다.
코스피가 올해에만 72.5% 상승한 원동력은 반도체 투톱의 실적 개선과 개인투자자의 ETF 매수세가 꼽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상반기 코스피의 최고 기대 상품으로 거론된다.
코스콤이 집계한 올해 개인투자자의 ETF 누적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을 보면, 1위가 KODEX200으로 42조 7400억원에 달한다. 이어 2위 TIGER 반도체TOP10이 2조 7900억원, 10위 SOL AI반도체TOP2플러스가 1조 2240억원 규모다. 3개 종목은 반도체 투톱 보유 비중이 모두 60% 수준이다.
또 NH투자증권 하재석 연구원이 우리나라와 홍콩에서 거래되는 레버리지 ETF 중 반도체 투톱을 담고 있는 상품을 분석한 결과, 레버리지 ETF를 통해 노출된 투자금은 삼성전자가 7조 5천억원이고 SK하이닉스가 10조 8천억원으로 추산된다.
하 연구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는 신규 투자 수요뿐만 아니라 기존 현물 보유자 및 반도체 레버리지 ETF 투자자들의 교체 매수 수요가 상당 부분을 차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미국에 상장된 메모리 반도체 ETF인 'DRAM'과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DRAM은 SK하이닉스 25.94%와 삼성전자 21.62% 등 반도체 투톱 비중이 50%에 육박한다. 최근 운용자산(AUM)이 98억달러(약 14조 7천억원)를 돌파하는 등 ETF 역사상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DRAM은 지난 4월에 출시됐지만, 올해 서학개미(해외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국내투자자) 누적 순매수 중 전체 11위(4억 1700만달러·약 6300억원)를 차지했다. 여기에 레버리지 전문 자산운용사인 '레버리지셰어즈'는 DRAM 2배 레버리지 ETF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변동성 확대 불가피…금감원 '주의'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이후 반도체 관련 모든 종목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 주가의 '하루 수익률'을 추종한다. 주가 상승과 하락에 따라 종목을 추가로 매수하거나 매도하는데, 하루 수익률이 확정되는 장 마감 직전에 거래가 집중된다.
따라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 마감 전 변동성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상당하다. 최근 삼성전자는 30만원, SK하이닉스는 200만원을 앞두고 각각 8%와 12.5% 하락한 상태다. 특히 주가가 하루에 10% 가까이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이 같은 경향을 부추길 수밖에 없는 셈이다.
또 반도체 관련 ETF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갈아타는 수요가 확대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반도체 종목의 변동성도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ETF에서 자금이 이탈하면 ETF를 구성하는 종목에서도 자금이 빠지는 탓이다.
미래에셋증권 윤재홍 연구원은 "ETF 신규 상장에 따른 수급 영향이 상장 초기, 단기에 집중되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 충격은 불가피하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기존 반도체 ETF에 편입된 개별종목의 경우, 기존 반도체 ETF 자금 유출에 의해 변동성이 확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로 인한 변동성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
먼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를 위한 기본예탁금 1천만원 예치와 기존 1시간 교육에 추가로 1시간 심화교육을 의무화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고변동성에 대한 주의를 환기하기 위해서다.
또 단일종목의 상하한가가 ±30%이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하루 최대 60%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주가가 횡보하는 과정에서 원금이 줄어드는 '음의 복리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18일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를 열고 과도한 자금쏠림으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더욱 확대하는 과정에서 개인투자자의 손실 가능성을 우려하며 소비자 위험요인에 면밀하게 대비해 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