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5·18 민주묘지 참배, 4년 만에 99명서 2명으로[기자수첩]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의원 다수가 2022년 5월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광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박종민 기자

4년 전 2022년 6·1 지방선거를 보름여 앞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5·18 민주묘지에 총출동했다. 소속 의원 109명 중 99명이 참석했다. 코로나19 격리와 해외출장 등 개인 사정이 있는 의원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원 참석' 이었다.

특별편성된 KTX열차 안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악보까지 보며 연습했다. 기념식에선 열심히 '팔뚝질'을 하며 제창했다. 제창하는 입 주변 마스크가 들썩거릴 정도로 호남을 향한 그들의 구애는 세차 보였다.

국민의힘 사령탑을 맡았던 이준석 당시 대표는 기념식이 끝난 후 "앞으로 저희의 이 변화가 절대 퇴행하지 않는 불가역적인 변화였으면 좋겠다"고 의미심장한 소회를 밝혔다.

그 같은 '호남 껴안기' 덕에 국민의힘 호남지역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그 선거에서 모두 15% 이상을 득표하며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받았다.

2022년 5월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여야 의원들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그 뿐이었다. 권력투쟁에서 패배한 이준석 대표가 쫓겨났고, 국민의힘의 '호남 껴안기'도 그 걸로 끝났다. 불가역적인 변화란 당시 이준석 대표의 어법대로 가정법에 불과했던 셈이다.

올해 5·18 민주묘지를 찾은 국민의힘 의원은 조경태, 김용태 의원 단 둘뿐이다. 기념식이 열린 민주광장을 찾은 인사들로 넓혀봐도 장동혁, 박준태, 조배숙, 조지연, 이소희 의원 등 열 손가락 안에 든다.

민주묘지를 참배한 의원들의 숫자가 4년 새 99명에서 두 명으로 쪼그라든 처지의 중심엔 윤석열 전 대통령 있을 터다.

보수 대통령 중 처음으로 민주묘지 정문인 '민주의 문'을 걸어 들어갔던 윤 전 대통령은, "5월 정신을 확고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했던 자신의 말을 12·3 계엄으로 스스로 저버렸다.


국민의힘 또한 '윤어게인' 인사들을 지방선거에 대거 공천하며 광주에 답했다. 장동혁 대표는 최근까지도 "계엄 해결의 유일한 해법이 탄핵은 아니었다"며 윤 전 대통령을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다시 선거를 앞둔 2026년의 5.18이 지났다. 4년 전에는 국민의힘의 호남 구애가 먹혔지만 지금은 누구도 보름 뒤 호남에서의 국민의힘 성적표를 궁금해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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