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노동조합이 예고한 총파업을 이틀 앞두고 19일 오전에 이어 '오후 협상'을 시작했다. 정부의 갈등 조정 테이블에서 이뤄지는 이번 노사 협상은 반도체 파업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여겨지는 가운데 양측은 막판 이견 좁히기를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노사의 2차 사후조정 2일 차 오후 회의는 이날 오후 2시쯤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재개됐다. 사안이 중대한 만큼 직접 회의를 주관하고 있는 박수근 중노위원장은 회의실에 입장하며 "(노사 양쪽 모두) 양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합의될 가능성도 일부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보다 구체적으로 "(쟁점) 두 가지가 지금 안 좁혀지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박 위원장이 언급한 쟁점은 영업이익의 몇 퍼센트를 떼어내 반도체 사업 담당인 DS부문 특별성과급 재원으로 쓸 지와, 해당 재원을 DS부문 각 사업부에 어떤 방식으로 분배할 지인 것으로 파악된다.
노사 양측은 협상을 앞둔 지난 17일에도 만나 면담한 바 있다. 사측은 이 자리에서 연봉의 50%로 상한을 둔 기존 성과급 제도의 큰 틀은 유지하되, 이와 별도로 반도체 사업 담당인 DS부문은 영업이익 200조 이상 달성 시 해당 이익의 9~10%를 재원 삼아 상한 없이 특별포상금으로 지급하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상금 배분 비율은 DS부문 소속이면 공통으로 나누는 몫을 재원의 60%, 해당 부문 소속 메모리와 비메모리(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별로 성과를 따져 나누는 몫은 40%로 하자는 내용과, 이런 지급 체계를 '3년 지속 후 재논의 한다'는 문구도 사측 제안에 포함됐다는 게 노조 설명이다.
노조는 그간 영업이익의 13~15%를 떼어내 이 가운데 70%를 DS부문이면 공통으로 주는 몫으로 정하고, 나머지 30%는 사업부별 성과에 따라 배분하자는 입장이었다.
노조 요구대로 관철되면 성과와 관계없이 분배되는 DS부문 공통의 몫이 사측 제안보다 더 늘어나게 되면서, 현재 적자인 비메모리 사업부에도 상대적으로 많은 돈이 할당될 수 있다는 점이 사측의 고민거리로 꼽힌다. 현실화 시 휴대전화 등 완성품 담당 DX부문의 흑자 사업부보다도 비메모리 사업부가 더 많은 성과급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노조 핵심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 이날 만나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할) 영업이익을 몇 퍼센트로 할 지와 배분 비율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쟁점"이라고 말했다. DS부문 조합원이 대다수인 최대 노조 초기업노조는 최근 DX부문 조합원들의 이탈이 이어지며 과반 노조로서의 지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만큼, 최승호 노조위원장이 메모리 사업부 뿐 아니라 비메모리 사업부의 이익까지 고려한 포괄안을 주장하며 폭넓은 지지 기반 확보를 시도 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노사 양측은 이날 오전에도 10시부터 만나 약 2시간가량 의견을 조율했다. 중노위는 아직 조정안을 제시하지는 않았는데, 양측의 자율 합의 가능성을 최대한 살리는 데 일단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도 오전에 조정안 관련 질문을 받고 "최종적으로 양자가 타결될 수 있는지 보고, 그게 안 될 때는 내게 된다"며 "아직까지는 양 당사자가 타결 가능성이 있으니까 그걸 보고 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