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빈·차은우 바다 장면? 웃을 때까지…" '원더풀스' 감독 웃음[왓더OTT]

[인터뷰]
넷플릭스 시리즈 '원더풀스' 유인식 감독
"인디애나 존스 오마주…정보석 변화도"
"크립 저작권료 비쌌지만…결국 세상 구하는 건 바보들"

넷플릭스 시리즈 '원더풀스'는 종말론이 득세하던 1999년, 뜻밖의 사건으로 초능력을 얻게 된 동네 허당들이 평화를 위협하는 빌런에 맞서 싸우는 초능력 코믹 액션 어드벤처다. 넷플릭스 제공

작품 곳곳에 웃음을 자아내는 포인트가 담겼다. 이 가운데 5회에서 은채니(박은빈)와 이운정(차은우)이 서로 엇갈리는 바다 장면은 의도적으로 코믹한 분위기를 살려 연출한 신이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원더풀스' 연출을 맡은 유인식 감독은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해당 장면의 비하인드를 전했다.

"저희의 그 신의 전략은 웃을 때까지 밀어붙이는 거였어요. 레트로한 분위기를 생각하며 촬영했죠.(웃음)"

유 감독은 작품에서 가장 고민하던 지점으로 코미디를 꼽았다. 그는 "코미디는 순간적인 순발력과 호흡이 중요한데 촬영하다가 CG작업으로 두 달 있다가 다시 찍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작품 속 공터에서 차량들이 공중으로 떠올랐다가 떨어지는 장면은 현실감을 살리기 위해 지게차를 활용해 촬영했다.

차량이 떨어지는 장면을 먼저 찍고 이후 배우들의 연기를 따로 촬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때문에 하루에 2~3개의 신 밖에 촬영하지 못한 날도 있었다고 한다.

유 감독은 "배우들의 호흡이 끊기지 않도록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느껴지게 만드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제공

쉽지 않은 촬영 환경 속에서도 배우들의 열정이 곳곳에 드러났다.

유 감독은 "박은빈 배우가 망가지는 걸 은근히 재미있어했다"며 "이정현의 곡 '와'도 직접 선곡했다. 본인도 한판 시원하게 잘 놀았다고 얘기를 하더라. 현장에서 확 내려놓고 임해주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고 극찬했다.

그는 "최대훈 배우는 마치 이 세계관에 있었던 사람처럼 능청스럽게 물 흐르듯이 세련된 코미디를 하더라"며 "임성재 배우는 뒤에서 조용히 채소를 깎다가 가끔씩 웃는 게 다인데 존재감을 조절하는 걸 보고 굉장히 준비된 배우라고 생각했다"고 감탄했다.

이어 "두 배우 모두 어려운 슬랩스틱 연기를 잘 한다고 생각했다. 아직도 신기한 배우들"이라며 "차은우 배우도 캐릭터가 가진 동화적인 세계와 감정적인 깊이를 잘 소화해 줬다"고 덧붙였다.


"인디애나 존스 오마주…정보석 변화도"

유인식 감독은 작품 배경을 1999년을 택한 배경과 관련해 "요즘 같으면 SNS에 다 올라갈 정도로 비밀이 없는 시대지만, 당시 환경에는 아무도 본인들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 아날로그한 배경이 필요해서 얘기를 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


유 감독은 허다중 작가의 '원더풀스' 대본을 2020년에 처음 접했다. 다만 당시에는 현실적인 구현의 어려움과 다른 프로젝트 일정으로 인해 제작이 미뤄졌고, 그 프로젝트가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2022)'였단다.

그런데도 이 작품을 포기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어린 시절 즐겨봤던 SF 어드벤처 장르에 대한 애정을 언급했다.

"SF 어드벤처 장르의 작품을 흠뻑 빠져서 봤던 기억이 있어요. 영화 '구니스', '인디애나 존스'를 봤을 때 극장에서 쉽게 못 일어났었죠.(웃음)"

이어 "초능력물은 제가 가진 여러 로망 중에 하나였다"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여러 영화들이 가진 상상력을 언젠가는 드라마로 구현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 데 시대가 바뀌어가면서 현실화가 된 경우"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작품 곳곳에 오마주가 담겨 있다. 유 감독은 "부족한 이들이 영웅이 돼 우주를 구하는 내용이니 작품이 주는 흥겨운 바이브가 좋았다"며 "극 중 이운정이 쓰는 안경을 쓰는 설정은 영화 슈퍼맨의 클라크에서 가져와 안경을 벗어 던지는 장면을 촬영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디애나 존스'에서 보면 중간중간 벌레나 뱀이 나와 끔찍할 수 있는데 어드벤처 장르에 필요한 다크함이라고 생각했다. 정보석 선배 얼굴이 변하는 장면도 같은 것"이라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구니스'에서 나왔던 바이브를 착용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6회에서 등장한 롱테이크 신은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나온 그루트 장면에서 영감을 받은 것을 관측된다.

유 감독은 "너무 재미있었다. 기술적으로 난도가 높은 신들이 많아 긴장감이 높을 수 밖에 없는데 배우들이 즐거워했다"며 "중간중간 은채니가 손경훈(최대훈) 눈을 찌르는 등 많은 신을 덧붙여 가면서 만든 장면"이라고 강조했다.

"크립 저작권료 비쌌지만…결국 세상 구하는 건 바보들"

유인식 감독은 '분더킨더' 역할 캐스팅에 대해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낯설다고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배나라, 정이서, 최윤지 배우가 역할을 잘 소화해서 잊지 못할 캐릭터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

비하인드도 전했다. 극 중 은채니가 이운정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사라지는 슬로우 장면은 과거 CF 감성을 전하려고 했고, 김전복(김해숙)이 은채니의 취업 소식에 길거리에서 춤추는 장면은 핑클 '도리도리' 춤이라고 적혀있었단다.

그러면서 김해숙에 대해서도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유 감독은 "김해숙 선생님은 어느 작품에서도 위화감이 없을 정도로 대안이 없는 분"이라며 "배우로서 모험심도 가지고 있으셔서 대단하신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전복이라는 인물이 없었으면 작품이 굉장히 허전해졌을 것"이라며 "은채니에게 절대적인 사랑을 주신 분이기 때문에 은채니가 영웅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라고 덧붙였다.

미술과 음악에도 공을 들였다고 전했다. 유 감독은 "축제가 벌어지는 길거리 전체의 간판을 다시 작업하고 바닥에 있는 주차선도 작업했다"며 "벽보와 그래피티, 오락 기계 등 이런 부분을 구현하느라 애를 썼다"고 설명했다.

음악에 대해서는 "음악 감독님께 캐릭터들은 마이너하지만 음악만큼은 히어로 장르의 스케일을 갖췄으면 좋겠다고 상의를 드렸다"며 "라디오헤드의 크립(Creep)은 저작권료가 비쌌지만 꼭 사용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음향도 굉장히 신경 썼다"며 "초반 은채니가 양파를 탕탕 썰 때 '크립' 박자에 맞췄고, 6회 롱테이크 신을 보면 빌헬름의 비명도 꼭 넣자고 했다"고 강조했다.

결말을 열린 형태로 마무리한 배경과 관련해 "애초 시즌2를 염두해 기획한 프로젝트가 아니"라며 "이 세계에 대한 물음표가 답 없이 닫아지는 게 오히려 불완전한 엔딩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끝으로 작품 메시지에 대해서도 전했다.

"세상에 종말을 가져오는 위험한 사람들은 다 자기가 똑똑하다고 믿는 사람들이잖아요. 부족해도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 하며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결국 세상을 구하는 건 바보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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