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판사 6명이 사건 3건… 중앙지법 내란재판부 비효율 도마

부장판사 6명 투입했지만 "인력 활용 비효율" 지적
법 시행 시점 늦어 尹·한덕수 등 1심 진행 못해
특검 기소 0건…"사건 유입 없어 전담 취지 무색"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의 내란·외환 사건을 맡는 내란전담재판부가 서울고법과 서울중앙지법에 설치돼 운영 중인 가운데, 두 법원의 온도차가 드러나고 있다. 주요 사건이 항소심으로 넘어가면서 서울고법은 바빠진 반면, 서울중앙지법은 상대적으로 한산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 내란전담재판부를 두고 실효성을 의문시하는 시각도 나온다. 애초 주요 내란 사건을 맡지 못했을 뿐더러, 업무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일반 사건 배당도 제한돼 인력 손실만 초래했다는 비판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내란전담재판부가 현재 심리 중인 내란·외환 사건은 총 3건이다. 형사38부(장성진·정수영·최영각 부장판사)는 '북한 무인기 침투' 대학원생 사건과 구삼회 전 육군 제2기갑여단장 등 7명의 내란중요임무종사 사건을, 형사37부(장성훈·오창섭·류창성)는 박헌수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의 내란중요임무종사 사건을 각각 심리하고 있다.

반면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인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의 '체포 방해' 사건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 사건에 대해 최근 선고를 내렸다. 형사12부(이승철·조진구·김민아 고법판사)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중요임무종사 사건 선고를 마쳤고, 비상계엄 '본류' 격인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을 배당 받은 상태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재판부 기피 신청을 냈는데, 이 사건은 형사1부에 배당됐다.

내란전담재판부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해 지난 1월 시행된 '내란·외환·반란 범죄 등의 형사절차에 관한 특례법'(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따라 설치됐다. 특례법은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에 내란·외환·반란죄 또는 관련 사건 전담재판부를 각각 2개씩 두도록 했으며, 중앙지법은 영장전담법관을 2명 이상 둬야 한다.

전담재판부는 원칙적으로 1심부터 적용되지만, 법 시행 당시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은 기존 재판부가 계속 심리한다는 부칙을 뒀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 한 전 총리, 이 전 장관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내란전담재판부가 아닌 기존 형사합의부에서 진행됐고, 항소심부터 전담재판부 적용 대상이 됐다.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내란 사건도 1심이 진행 중이지만 각각 형사합의34부와 형사합의33부에서 심리하고 있다.

결국 서울중앙지법 내란전담재판부는 주요 내란 사건을 맡지 못했을 뿐더러, 현재도 상대적으로 파생 사건만 심리하고 있는 셈이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주요 사건이 상당 부분 진행된 이후 전담재판부가 구성되면서 결과적으로 시기를 놓친 측면이 있다"며 "내란 사건은 다른 재판을 통해 범죄 성립 여부가 상당 부분 정리된 상태다. 현재 남은 사건들은 개별 가담 여부를 따지는 수준이어서 전담재판부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역 대합실에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2심 선고 공판이 TV로 생중계되고 있다. 연합뉴스
법조계에선 이러한 상황을 두고 비효율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내란전담재판부는 부장판사 6명이 참여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지만, 담당 사건이 3건에 그쳐 인력 활용도가 낮다는 지적이다. 내란전담재판부는 일반 형사 사건을 배당받지 않도록 설계돼 있어, 기존 형사합의부의 업무 부담을 분산하는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부의 월별 미제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평균 234건 증가했다. 2022년·2023년 하반기와 비교해도 눈에 띄게 늘어날 정도로 많은 업무량에 허덕이고 있는 상태다.

익명의 한 판사는 "부장판사 한 명이 재판장을 맡을 수 있는 고급 인력인데 6명이 전담재판부에 묶여 있는 상황"이라며 "사건 수에 비해 인력 활용이 충분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반 사건까지 함께 맡았다면 업무 분담 효과가 있었겠지만, 현재 구조에서는 그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앞서 여당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추진 당시 법원 내에서는 내란·외환 사건이 수시로 발생할 가능성이 낮은데 전담재판부를 상시 운영하도록 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애초 법안에 대한 위헌 지적도 적지 않았다. 사건의 신속 처리를 담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법행정권이 입법부에 의해 침해됐다는 비판이다.

다만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 중인 2차 종합특검이 기소에 나설 경우 서울중앙지법 내란전담재판부에 배당되기 때문에 실효성 논란이 일부 해소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종합특검은 지난 2월 25일 출범한 후 아직 기소를 한 건도 해내지 못했다. 특검은 1차 수사 기한 종료를 앞두고 대통령실과 국회에 수사 기간 연장 신청을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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