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금요일 마감된 6.3 선거 후보자 가운데, 29세 이하 청년 후보자는 177명, 2.26%에 불과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이 연령대의 투표의향율 역시 38%로 전 연령층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과연 선거, 정치는 무슨 의미일까요?
지난달부터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온 청년 인턴 기자, 전주은 기자 오늘 특별히 초대했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2월부터 보도국에서 인턴기자로 활동중인데, 청년들 정치의식을 조사한 거죠?
[기자]
네, 앞서 말씀주신 투표의향률이 직접적인 계기였습니다. 무엇이 청년들의 선거 무관심을 낳았는지 알고 싶었는데요, 저와 중앙대 학보사인 중대신문과 함께 진행했고요. 서울, 지방 청년, 고졸, 취준생 등 다양한 계층의 청년 17명을 대면 또는 전화 인터뷰했습니다.
[앵커]
결론적으로 정치 무관심이 맞던가요?
[기자] 그렇다고 하기엔 뭔가 부족해보였고요. 그 보다는 '정치 소외감'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해 보였습니다. 정치권이 청년을 대하는 방식에 거부감을 나타낸 건데요, 가령 출산 대책으로 '케겔 운동'을 권장한다거나, 구직 청년을 '쉬었음 청년'으로 부르는 거요. 자신들을 주체가 아닌 정책 수단으로만 여긴다는 불만이었습니다.
[앵커]
청년들을 위한 공약들이 적지 않은데 왜 그럴까요?
[기자]
청년 주택 정책을 예로 들면요. 중산층 청년은 해당 안된다는 불만이 있었고요. 또 그게 있어도 월세 부담엔 큰 변함없는다는 얘기도 했습니다. "뉴스를 봐도 내 삶에 도움 될 게 없다"… 이런 학습된 무력감을 호소하는 청년들도 있었습니다. 청주의 김상엽 씨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인서트]
"지방선거를 저도 살면서 여러 번 해왔지만 크게 이렇게 사실 그냥 휴일 중의 하루라고 생각하게 되고 사실 뭐 청 자기 지역구의 시장이나 뭐 그 누군지는 잘 모르잖아요"
[앵커]
이분은 청주에 살고 있다고 하셨는데, 지역에서 '정치 소외감'이 더 클거 같은데, 어떻던가요?
[기자]
저희가 통화한 경남 거제 청년의 경우, 5~60대 유권자가 많아 청년을 위한 공약이 상대적으로 없다고 했습니다. 공감할 공약이 없다 보니 투표 의욕이 없다는 얘기였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청년들이 더 정치적 목소리를 높이면 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드는데요.
[기자]
그런 목소리는 커녕 정치 자체에 대해 말을 안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건강한 공론장이 없기 때문인데요, 청년들은 정치가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틀림'을 규정한다고 말합니다. 거대 양당 체제가 만든 이분법적 틀 때문에, "너는 어느 쪽이냐"는 편가름이 싫어서 정치 이야기를 꺼린다는 겁니다. 이세림 씨의 말 듣겠습니다.
[인서트]
"저는 보통 유튜브 쇼트나 인스타그램 뉴스레터 같은 걸로 얻고 있습니다. 그리고 때때로 어떤 채널은 편향적 견해를 분명히 나타내고 있다고 느낍니다. 보통 정치 이야기를 하면은 분명 대립된 의견이 나오는데 거기에서 계속 말을 주고받고 그런 논쟁거리를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앵커]
확증편향 문제가 청년들의 정치 소비를 막는다는 얘기군요. 청년들이 알고리즘에 지배받는 소셜 미디어에 둘러싸인 때문 아닐까요?
[기자]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청년들은 주로 SNS나 유튜브를 통해 정치를 접하는데, 말씀하신 알고리즘으로 인해 내 생각과 다른 콘텐츠는 원천 차단되는 거죠. 편향된 목소리만 듣게 되니 '다름'을 받아들일 공간이 사라지는 거구요. 이런 극단화가 갈등과 혐오를 낳고, 이것이 무관심과 낮은 투표율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반복인 것입니다.
[앵커]
말을 꺼내는 순간 공격받거나 규정당하는 게 두려워 입을 닫는 '침묵의 나선' 현상이 강화된다는 얘기군요. 이런 문제까지 감안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기자]
결국은 '정치의 효능감'인 것 같습니다.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둔 시점은 취업이나 결혼, 독립 같은 '삶의 변곡점'이었습니다. 직접 관리비를 내고 주거비 부담을 체감하면서 정치의 필요성을 깨닫는다는 건데요. 고은서씨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인서트]
"최근 집을 계약하고 관리비와 공과금을 직접 내기 시작하면서 지역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지가 생겼습니다."
[기자]
정치가 내 삶을 좋은 방식으로 바꾼다는 경험이 생길 때 비로소 청년들이 움직이는 거 같습니다.
[앵커]
청년들의 태도를 비난할 게 아니라, 효능감 있는 정책, 건강한 공론장 회복, 이런 게 필요하다는 얘기군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전주은 인턴기자 수고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