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 1000 지도부' 정당성 위기…삼전 과반 노조 지위도 흔들

고액 직책수당에 회사 급여까지 '이중 수령' 논란
관련 규약 변경의 건은 은근슬쩍 통과
매달 3500만원 지도부 수당으로 편성
반도체-디바이스 사업 부문 간 갈등도 최고조
'정식총회 대신 네이버 설문조사 결과를 요구안에 반영' 지적도

삼성전자 과반노조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황진환 기자

18일 삼성전자 총파업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삼성전자 노동조합 집행부가 내부 반발에 직면한 모양새다. 최승호 위원장 등 집행부를 중심으로 고액의 직책수당을 챙기면서 회사 급여를 모두 받는 '이중 수령' 논란과 함께 관련 표결 과정에서 규약 변경의 건을 끼워 팔 듯 통과시켰다는 절차적 시비까지 불거진 상태다.

아울러 노조 집행부가 정식 총회 의결 대신 '네이버 폼 설문조사'만으로 교섭 요구안을 확정하며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의 목소리를 사실상 배제했다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단체교섭을 중지해야 한다는 가처분 신청까지 제기된 상태다. 이 과정에서 한 달 새 초기업노조 조합원 4천여 명이 탈퇴하는 등 노노(勞勞)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월 1천만 원' 수당에 귀족 노조 비판

최근 논란이 된 이중 수령 논란의 핵심은 최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집행부의 직책 수당과 수령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다.

집행부는 현재 근로시간 면제(타임오프) 제도를 적용 받아 현업에 종사하지 않으면서도 삼성전자 기준의 높은 연봉과 상여금을 사측으로부터 전액 지급받고 있다.

지난 3월 쟁의행위(파업) 찬반투표 당시 압도적인 찬성이 예상되는 파업 안건 뒤에 임원 직책수당 신설을 골자로 한 '규약 변경의 건'을 끼워팔 듯 통과시킨 덕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규약 개정 설명 자료 하단에 직책 수당 관련 규정을 배치하면서 일부 조합원들은 해당 내용의 신설 여부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투표에 참여했다는 후문이다.
 
노동조합법에 따라 예산 집행이나 규약 제·개정 같은 중대 사안은 조합원의 대의기관인 대의원회를 거쳐야 하지만, 현재 초기업노조는 5명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가 모든 의결 권한을 갖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규약은 위원장이 조합비 총액의 최대 10%를 지도부 직책 수당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집행 인원이 지금처럼 8명 이하일 경우 월 조합비(1만 원)의 5%를 집행부 직책수당으로 편성할 수 있다. 조합원 7만 명의 월 조합비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매달 약 3500만 원이 지도부 수당으로 편성된다. 최 위원장은 월 1천만 원가량을 수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후조정 최종 결렬 선언한 삼성전자 노조. 연합뉴스

"네이버 폼 설문은 총회 아냐"…가처분 신청 접수

집행부 수당을 둘러싼 절차적 정당성에 더해 DX 부문 직원들이 초기업노조 지도부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파업 국면의 또 다른 태풍의 핵으로 부상했다.

삼성전자 DX부문 직원들은 초기업노조 주도의 교섭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법무법인 노바(대표변호사 이돈호)는 삼성전자 DX부문 조합원 5인으로 구성된 '삼성전자 직원 권리 회복 법률대응연대'를 대리해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한 '2026년 임금·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서를 지난 15일 수원지방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가처분 신청을 통해 초기업노조의 의사결정 과정에 심각한 하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 규약상 교섭 요구안은 반드시 정식 총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지도부가 지난해 11월 일주일간 실시한 '네이버 폼 설문조사' 결과를 그대로 요구안에 반영한 것은 명백한 규약 위반이라는 게 주장의 핵심이다.
 
이 변호사는 "다수 조합원의 이익이 소수 조합원의 희생을 전제로 해서는 안 된다는 공정 기준을 정립할 사건이며, 의사 형성 절차가 규약대로 작동해야 단결권·단체교섭권이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측과 임금 교섭이 반도체 담당인 DS부문에만 집중되고, 이 과정에서 노조 행보에 대한 각종 적절성 논란이 불거지자 초기업노조 조합원은 한 달 새 4천여 명 넘게 줄어든 상태다. 지난달 23일 파업 결의 대회 때만 해도 7만6천 명을 넘어섰지만 18일 오후 기준 조합원은 7만1천 명대다. 초기업노조가 과반 지위를 지키려면 전체 임직원 12만8천여 명의 절반인 6만4천 명 이상 조합원을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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