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했던 2년 6개월에, 추가된 2개월까지 2년 8개월 동안 9인조로 활동한 그룹 제로베이스원(ZB1). YH엔터테인먼트 소속 멤버들이 원소속사로 돌아가면서 5인(성한빈·김지웅·석매튜·김태래·박건욱)으로 새단장했다. 올해 3번 싱글을 발표하긴 했으나 앨범 단위로 컴백하는 건 지난해 9월 낸 첫 정규앨범 '네버 세이 네버'(NEVER SAY NEVER) 이후 8개월 만이다.
거의 절반으로 멤버 수가 줄어들고 나서 처음 나오는 것이기에 멤버들은 어느 때보다 많이 이야기 나누며 '앞으로의 제로베이스원'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깊이 고민했다. 기존 9인 시절이 "밝은 파란색" 시기였다면 이제는 푸른빛을 잃지는 않되 "농도가 짙어진 성숙한 짙은 파란색"(모두 성한빈)으로 '추구미'를 설정했다.
지난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제로베이스원의 여섯 번째 미니앨범 '어센드-'(Ascend-)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오늘(18일) 저녁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공개되는 이번 앨범은 "제로베이스원의 본질에 집중한 앨범"으로 "더욱 뚜렷해진 정체성"을 담았다는 게 소속사 웨이크원 설명이다.
5인조가 된 제로베이스원만의 '색깔'은 무엇인지 묻자, 성한빈은 "'어떤 모습으로 첫 모습 보여드려야 되지?'가 저희의 가장 큰 숙제"라며 "데모(임시 녹음)곡 들었는데 젠틀하고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으로 가자고 결정된 거 같다"라고 짚었다.
박건욱도 "저희 다섯 명이서 낼 수 있는 색깔은 기존에 냈던 색깔과는 상반된 매력이라고 생각해서 조금 더 톤이 안정되고 차분하고 세련된 매력을 최대한 보여드리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군무뿐 아니라 "개개인이 잘 보이는 퍼포먼스"도 신경 썼다고 덧붙였다.
제로베이스원만의 미니멀리즘을 담아낸 댄스 팝, 컨템퍼러리 알앤비 장르의 곡 '톱 5'(TOP 5)가 타이틀곡으로 선정됐다. 2000년대 댄스 팝에서 영감받은 '톱 5'는 그루비하고 섹시한 힙합 리듬과 환상적인 감각을 풀어낸 가사를 얹은 곡이다.
멤버가 5인이 되어서 '톱 5'라는 곡을 타이틀곡으로 골랐는지 질문이 나오자, 석매튜는 "들었을 때부터 너무 좋아서 '이거 타이틀 하고 싶다' 했는데 운명으로 (저희가) 5명이어가지고 이렇게 된 것"이라고 답했다. 성한빈은 '오감'을 표현한 트레일러를 언급하며 "여러 가지 해석"으로 보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퍼포먼스의 핵심은 '절제미'다. 박건욱은 "(보는 사람이) 열광할 무대라기보다는 조금 더 느낄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은 마음에서 멜로디랑 비트를 최대한 살렸다. 안무를 봤을 때 노래가 더 잘 느껴지는 그런 퍼포먼스를 하고 싶어서 그런 부분서 신경을 썼고, 2000년대 초반에 썼던 클래식한 라인, 클래식한 동작을 채택해서 친숙하고 섹시한 느낌을 가져오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1998년생인 김지웅을 제외하면 멤버 전원이 2000년대 초중반 출생자로 이루어진 제로베이스원. 2000년대 초반 음악을 표현하기 위해 참고한 게 무엇인지 묻자, 성한빈은 "회사에 도움을 많이 구했다. 안무 스타일을 찾는 데 좀 오래 걸렸던 것 같다, 평소에 하던 거랑 달라서"라고 답했다.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이나 어셔(USHER) 같은 팝스타를 보며 감을 익혔다. 성숙함을 보여주고자 오히려 메이크업을 덜어냈다.
"2세대 (아이돌) 노래 너무 좋아한다"라고 고백한 석매튜는 "그 콘셉트 한다고 들었을 때 딱 나의 시간이 왔다! 너무 기대됐다"라고 해 폭소를 유발했다. 그는 "음악 들었을 때 상상이 됐다. 멤버들이랑 같이 멋있는 무대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2000년대 초 무대 생각하면 춤과 라인이 깔끔하고 분위기가, 뭔가 아무것도 안 해도 멋있다. 그런 분위기를 최대한 내려고 했다"라고 밝혔다.
타이틀곡 '톱 5' 외에도 '인트로.'(Intro.) '브이 포 비전'(V for Vision) '커스터마이즈'(Customize) '이그조틱'(Exotic) '체인지스'(Changes) '제로 투 헌드레드'(Zero to Hundred)'까지 총 7곡이 수록됐다. 김태래는 '모든 노래가 공통점이라는 게 없을 정도로 팬분들이 들으셨을 때도 (여기에) 내 노래가 (하나는) 있겠다 할 것"이라며 "들었을 때 우리(팬들)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했구나 하고 느껴졌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박건욱은 "후보곡이 서른~마흔 개 될 정도로 정말 많은 곡 중에서 저희가 직접 고른 곡이다. 타이틀곡도 어느 부분은 아이디어를 회사 쪽에 전달해서 수정도 많이 했고, 멤버들 의견이 많이 반영된 앨범이어서 진짜 저희가 하고 싶어 하는 게 뭔지, 이번엔 앨범 단위로 대중분들에게 설득할 기회인 거 같아서 반응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기존의 제로베이스원 스타일 음악을 듣고 싶은 청자에게 석매튜가 추천한 곡은 '제로 투 헌드레드'다. 석매튜는 "제로베이스원의 전(前) 색깔이 엄청 잘 유지돼 있는 거 같은 노래"라고 소개했다. 박건욱은 "타이틀곡이나 전체적인 무드는 아예 새롭게 구축하려고 했는데, 기존 색깔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수록곡 트랙이라든지 '우리가 원래 이런 걸 했었지' 하고 약간의 향수도 느낄 수 있게 최대한 구성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작곡을 시작한 박건욱은 처음으로 자작곡을 제로베이스원 앨범에 실었다. 그는 "다섯 명이 앨범 준비하면서, 멤버가 쓴 노래가 앨범에 수록돼 있어야 그 의미가 좀 더 짙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욕심을 냈고, 최대한 셀렉(선택)될 수 있게 열심히 작업했다. 감사하게도 회사에서 마음에 들어 해 주셨고, 멤버들도 좋아해 줘서 앨범에 수록됐다"라고 밝혔다.
박건욱은 "일단 팀에 도움이 됐다는 게 기분이 좋다"라며 "제가 크레딧에 이름을 올림으로써 새로운 제로베이스원의 가능성과 색깔이 조금 더 짙어진 느낌이 드는 거 같아서 그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고 뿌듯하다"라고 강조했다.
녹음할 때 디렉팅도 맡았다. 박건욱은 "녹음하는 사람을 편하게 해 주는 거나, 이렇게 하면 와닿는구나 하고 느꼈던 부분을 최대한 반영해서 멤버들에게 요청하려고 했다. 같은 멤버가 디렉팅하는 게 조금 어색한 상황이다 보니까 조금 걱정은 됐는데, 멤버들이 녹음실 안에서 너무 텐션 유지해 주면서 끝까지 재밌게 해 줘서 걱정한 것보다 괜찮았다"라고 돌아봤다.
자작곡을 실은 박건욱을 보고, 성한빈은 "일단 너무 기특한 마음이 컸던 거 같다. 우리 팀을 위해서! 저희 멤버들 강점을 알고 평소에 관심 많았던 게 잘 티가 났던 거 같다. 열정적인 메시지가 잘 담겼고 이번 앨범이랑도 잘 어울린다"라며 "고생했다, 잘했다는 생각"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빈이 형 목소리는 좀 거친 바람 같은, 비유를 할 수 있을 거 같고 음역 레인지가 엄청 넓은데도 불구하고 톤 차이가 별로 없어서 굉장히 폭넓게 다 좋게 들릴 수 있는 보컬이 무기인 거 같아요. 지웅이 형은 굉장히 미성이 되게 섹시하고 또 고음을 칠 때는 약간 갈라지는 소리가 되게 매력이 있고 매튜 형은 소리가 되게 딴딴하고 조금 쫀득한 게 있어서 싱잉 랩이나 중고음 음역에서 끌어올려서 쓰는 느낌이 되게 매력적이죠. 태래 형 같은 경우는 노래를 너무 잘하니까 음역 상관없이 한계치까지 몰아붙이면… (일동 폭소) 멤버들이 상상한 대로 다 출력을 해 줘서 재밌었어요." (박건욱)
박건욱이 지닌 강점은 김태래가 이야기해 줬다. 김태래는 "건욱이 같은 경우는 리듬감이랑 박자 타는 걸 잘하는 친구라서 다른 데서 못 느끼는 음악의 쫀득함? 그런 걸 굉장히 잘 살려서, 노래의 퀄리티를 높여주는 거 같다"라고 말했다.
앞서 제로베이스원은 일본에서 열린 '케이콘 재팬'(KCON JAPAN)에서 5인조로 처음 무대에 섰다. 성한빈은 "(저희의) 강점이나 보완점 파악할 때, 라이브 연습을 많이 했다. 춤을 추면서 노래한다는 밸런스 자체가 쉽지 않다 보니까 '우리가 잘할 수 있을까?' 걱정 많이 했다"라고 털어놨다.
성한빈은 "연습 때 노래를 하면서 했는데 다 수월하게 잘해서 무대에서 시너지가 나올 수 있겠다 했지만, 그래도 걱정을 좀 했다. 무대에서 변수가 생길 수도 있고 다섯 명이서 긴장을 많이 해 가지고 우리가 준비한 모습을 잘 보여줄 수 있을까 했는데, 너무 감사하게도 라이브로 좋은 칭찬을 많이 받아서 앞으로 그 점을 잘 가꿔가면서 활동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