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종호> 다음 이야기 알아볼까요?
◇ 최서윤> 전기차 폐배터리 수백만 톤 쏟아진다. 지금 세계 각국이 기후 변화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 또 자율주행차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서 저마다의 이유로 전기차 보급을 엄청 확대하고 있잖아요. 교수님, 지금 전 세계에 보급된 전기차 얼마나 되는지 아세요?
◆ 홍종호> 제가 최 기자가 질문할 줄 알고 미리 좀 찾아봤는데요. 미국에 소재한 가트너라는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에 따르면 2025년 말 현재 전 세계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까지 포함해서 9천만 대가 보급돼 있고, 올해 말까지 가면 1억 1600만 대까지 보급될 것이다. 누적량으로 그렇게 나와 있네요.
◇ 최서윤> 사실 우리나라도 지금 전기차 보급 대수 100만 대 넘었어요. 그래서 이걸 더 확대하는 정책을 펴고 있어서 앞으로 많이 늘어날 예정인데요. 아무래도 전 세계에서 전기차가 가장 많이 보급되고 전기차를 가장 많이 생산한 나라는 중국입니다. 제가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 추산한 자료를 봤더니 2024년, 그러니까 작년보다는 1년 전이긴 해요. 2024년 기준 전 세계에 1730만 대의 전기차가 생산됐다고 하더라고요. 이 중에 무려 1240만 대가 중국산입니다.
◆ 홍종호> 그러니까 1년에만 1730만 대가 생산됐는데 그중에 대부분이 중국산이라는 얘기죠. 정말 중국이 다른 나라를 전기차 시장에서 압도한 지 10년 딱 됐어요. 사실은 그전만 해도 존재감이 그렇게 높지 않았었는데, 중국이 자국 내 전기차 시장을 키우기 위한 정말 전략적인, 전 국가적인 그런 지원을 하면서 굉장히 빠르게 선두주자로 올라섰죠.
◇ 최서윤> 맞아요. 이게 처음에 전기차 초기에는 미국이랑 중국이 경쟁하는 구도였습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중국이 정책적으로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는 정책을 펴면서 완전히 지금은 달라진 거예요. 2015년부터 중국이 전기차 최대 공급국 자리를 지켜왔고요. 2015년이 특히 중요한 해인데요. 이때가 미국이 그 직전에 셰일 붐, 그다음에 사우디아라비아 증산 이런 것 때문에 유가가 많이 떨어졌어요. 그래서 2014년 하반기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저유가 기조가 길어졌던 걸로 나옵니다. 그러다 보니까 아무래도 미국에서는 전기차 판매가 4% 줄어들었어요, 2015년에. 근데 반대로 중국은 국가 정책에 힘입어서 2015년 전기차 판매량이 무려 3배 늘어난 걸로 나옵니다. 그래서 이때부터 지금 10년째 전기차 선도국 자리를 중국이 지켜온 거예요. 자 그런 중국이 이제는 더 미룰 수 없고 피할 수도 없는 고민에 직면했단 소식입니다. 바로 전기차 폐배터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예요.
◆ 홍종호> 야, 벌써 이제 전기차가 나온 지 엊그제인 것 같은데 전기차 폐차하면서 나오는 폐배터리 어떻게 처리할까, 이게 또 문제가 되는군요.
◇ 최서윤> 맞습니다. 중국이 10년째 지금 전기차 선도국 자리를 지켜왔기 때문에 폐배터리 처리에 대한 고민도 지금 가장 먼저 찾아올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우리도 중국이 어떻게 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죠. 중국 산업연구기관 중상산업연구원이 통계를 하나 낸 게 있던데, 중국의 폐배터리가 작년에 104만 톤 발생했는데 2030년 350만 톤으로 늘 전망이라고 합니다. 이미 절대적인 발생량도 많지만 앞으로 5년 내에 3배로 늘기 때문에 증가 속도가 굉장히 빠릅니다. 반면에 이 폐배터리를 순환 이용하는 비율은 지금 공식 통계상 30%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해요. 그래서 이제라도 순환 이용 관련해서 다양한 기술 개발에 힘쓰고 또 이거를 새로운 산업으로 키워야 된다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 겁니다.
중국 산업에너지 절감 및 청정생산 협회, 영어약자로 CIECCPA라는 기관이 있는데 여기 왕샤오캉 협회장이 2030년까지 중국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 순환 이용 시장 규모가 1400억 위안을 넘어설 걸로 예상한 바 있어요. 우리 돈으로 약 30조 6천억 원 규모입니다. 꽤 크죠. 이게 시장 초기 단계인 2022년이랑 비교하면 시장 규모가 9배 이상 확대되기 때문에 거대한 블루오션이 열린다고 보는 겁니다.
◆ 홍종호> 사실은 이제 전기차의 핵심은 배터리인데요. 아무래도 배터리의 성능이 어디까지 유지될 것이냐, 여기에 따라서 이것을 재사용할 것인지, 또 재제조도 있잖아요. 그리고 재활용, 이런 여러 가지 방식이 있을 텐데 아마 이런 것들을 본격적으로 중국이 이제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런 생각이 드네요. 중국 정부 차원에서 고민이 깊겠어요, 너무 많이 쏟아져 나오니까. 중국 경제 구조상 정부 정책의 힘으로 전기차 시장을 키워온 것처럼 배터리 순환 이용 시장에서도 또 선두로 치고 나가고 싶겠고. 이게 또 시장이 선점돼서 기술력이 생기면 다른 나라에 가서도 시장 참여를 또 할 수 있잖아요.
◇ 최서윤> 맞아요, 그러니까 선두로 치고 나가고 싶은 마음이 있겠죠. 그래서 전기차 배터리 순환 이용 관련한 규제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지난달인 4월 1일에 6개 부처 합동으로 '신에너지 차량용 폐기물 배터리 재활용 및 종합 활용을 위한 임시 조치'를 공식 시행한다, 이렇게 발표를 한 건데요. 중국에서는 지금 재활용 및 종합 활용이란 말을 썼고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순환 이용이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는데, 방금 말씀하셨던 재제조, 재사용, 재활용이 모두 포함되는 겁니다. 이거 간단히 소개를 드릴게요. 배터리 순환 이용 방식이 크게 세 가지인데, 재제조라고 하면 다시 전기차 배터리로 만드는 거예요. 성능이 괜찮게 남아 있는 것들. 그다음에 재사용은 ESS(에너지 저장 장치) 같은 다른 제품으로 만드는 겁니다. 그다음에 재활용은 그 안에 있는 핵심 광물을 추출해서 그 광물을 그냥 팔거나 다른 용도로 이용하는 걸 말합니다.
그래서 지금 중국에서 발표한 규제의 핵심은요, 일단 전기차 배터리 수명이 다할 때 이거를 차량에서 임의로 분리하지 않도록 의무화한 거예요. 추적을 하겠다는 거죠. 지금 시장이 완전히 확립되기 전인데 소규모 기업이 벌써부터 폐배터리를 사다가 분해해서 파는 비공식 채널이 등장한 게 규제의 배경이 됐다고 해요. 아까 폐배터리 순환 이용률이 공식 통계상은 30% 정도 된다고 했잖아요. 근데 비공식 시장까지 합치면 약 40%. 작년 기준에 폐배터리가 104만 톤 나왔으면 그중에 40만 톤 조금 넘게 재활용 또는 재사용 또는 재제조된 걸로 추산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폐배터리 재활용 기준이나 시장 같은 거를 표준화해 보자 하고 나선 거죠. 구체적으로 전기차 배터리하고 그 차량의 생산부터 판매, 유지 보수, 중간에 배터리를 교체하거나 분해하는 거, 재활용 및 종합 이용에 이르는 전기차 배터리의 전 생애 주기 흐름을 모니터링하고 추적하는 이력제를 도입한다는 방침입니다. 이게 약간 세계 표준이 되고 있어요.
유럽연합(EU)에서 먼저 만든 제품이력제, 패스포트 제도라는 거를 본보기로 삼은 걸로 보이거든요. 중국의 주요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시장 하면 플레이어가 3개 종류가 있어요. 업종으로 치면 일단 BYD같이 자동차를 직접 만드는 제조사가 있고요. 그다음에 CATL처럼 배터리 업체가 있고요. 그다음에 전구체 생산 기업으로도 유명한 GEM 같은 전문 리사이클 업체가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다가 비공식 채널까지 합하면 약 10만 개 업체가 지금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시장에 뛰어든 걸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 홍종호> 네, 이게 전기차 소비자가 기존의 내연기관차 소비자보다 자동차 교체 주기가 빠르다고 해요. 새로운 제품을 써보고 싶어서, 성능 더 좋은 전기차, 더 오래 가는 배터리, 충전 시간 짧은 배터리, 이런 전기차를 또 수요하려고 하기 때문에 아마 이 시장이 갈수록 상당히, 얼리어답터들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기 때문에 훨씬 더 폐배터리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여기에 대한 관심이 당연히 커질 수밖에 없겠죠.
◇ 최서윤> 그래서 폐차 주기가 이렇게 더 빨리 찾아오는 거군요.
◆ 홍종호> 그런 것 같아요.
◆ 홍종호> 프리미엄 전기차에 많이 쓰이는 배터리.
◇ 최서윤> 네, 근데 원가가 당연히 좀 높고, 그리고 이게 상대적으로 화재 위험이 높아서 열 안정성 관리가 중요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우리나라도 최근에 LFP 배터리가 화재에서 안전성이 높다고 해서 여기에 다시 투자를 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중국이 하는 고민을 우리나라도 같이 해야 될 거다 해서 이 내용을 더 살펴보고 있는 거예요. 일단 NCM 배터리 하면 말씀드렸다시피 니켈, 코발트 같은 이 광물이요 사실 광물 시장에서 소위 돈이 되는 광물입니다. 누구나 가져가고 싶어 하는 핵심 광물이에요. 그래서 NCM 배터리는 가만히 둬도 재활용 시장이 만들어지는 구조라고 해요. 업체들이 "배터리 버려지는 거 우리가 처리할게요" 해서 추출해서 팔면 비싸게 팔 수 있으니까.
◆ 홍종호> 소규모 업체들이 난립할 가능성이 있는 시장이에요.
◇ 최서윤> 예, 반면에 LFP, 중국이 주로 해온 LFP 배터리는요. 물론 리튬이 돈이 나가고 중요한 자원이고 인산 같은 것도 고갈 자원이기는 한데 NCM 배터리랑 비교하면 돈을 좀 덜 쳐준대요. 그런데 추출하는 비용도 들어가잖아요. 그래서 지금 현재로는 재활용하는 비용이 이걸 뽑아낸 그 결과물의 가치보다 높은, 그러니까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라고 해요. 그러면 이게 가만히 두면 재활용 시장이 만들어지지가 않잖아요. 그래서 정부 차원에서 시장을 만들어야 되는 구조에 가깝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중국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겠죠. 지금 유럽연합 시작으로 우리나라도 그렇고 세계 각국이 전기차 폐배터리 활용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했지만 상대적으로 LFP 배터리 많이 써온 중국 정부는 고민이 조금 더 깊다, 라고 보시면 됩니다.
◆ 홍종호> 사실은 2025년 작년 기준으로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 중 전기차 비중이 25%까지 치고 올라왔어요. 사실 캐즘, 캐즘 해도 여전히 전기차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는 거죠. 그만큼 대한민국도 예외가 아니겠죠. 아까 100만 대 말씀하셨잖아요. 그러니까 정부가 미리미리 그러면 앞으로 나올 폐배터리 어떻게 처리할 건지, 지금까지는 어떻게 해왔는지, 이게 궁금해지네요.
◇ 최서윤> 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은 폐배터리 발생량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상태여서 작년 발생량이 1300톤이 조금 넘었는데요. 아무래도 지금까지 발생한 폐배터리는 소위 돈이 되는 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재활용 시장이 알아서 만들어져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오히려 시장에 맡겨달라, 이렇게 산업계에서 건의를 해서 규제가 완화되는 수순을 밟고 있다고 보면 돼요.
◆ 홍종호> 알아서 잘 처리한다, 돈이 되니까.
◇ 최서윤> 그렇습니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설명을 드리면 규제 방향이 원래는 2021년 이전에 등록된 전기차는 폐차장에서 부품 해체하고 나면 그 배터리를 그냥 처분할 수 없고요. 지자체 통해서 정부 거점수거센터로 다 반납하게 돼 있었습니다. 규제가 강력했죠. 그러면 정부가 배터리 성능을 평가합니다. 그래서 잔존 성능이 60%가 안 되는 건 민간 재활용 업체에 매각합니다. 아까 재활용은 안에 있는 광물을 추출해서 파는 거라고 했잖아요. 그렇게 매각이 돼서 시장으로 넘어가는 거고요. 잔존 용도가 만약에 60% 이상 남았다 그러면 이거는 전기차 배터리 동일 용도로 다시 만드는 재제조를 하기도 하고, 최근 각광받는 거는 이거를 ESS 같은 다른 제품으로 만드는 재사용하는 구조를 지금 만들려고,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개발 중입니다.
◆ 홍종호> 재제조를 하면 이게 중고 전기차, 아니 중고 배터리가 들어간 전기차 이렇게 되나요? 앞으로 이것도 분류가, 왜냐하면 이런 게 다 추적이 될 테니까 앞으로 등록이 될 테니까.
◇ 최서윤> 맞아요. 아니면 앞으로 나올 전기차 배터리 구독제 같은 데 활용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자, 근데 우리는 규제가 완화되는 구조라고 했잖아요. 그래서 민간 업계의 요구를 많이 반영해서 앞으로는 2021년 이후에 등록된 전기차 같은 경우에는 지금 새로 만들어진 법이 있고 내년부터 시행이 되는데, 배터리 이력 관리 체계만 다 지키면, 우리가 추적할 수만 있으면 민간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지금 최근 들어서 화재 위험이 낮은 LFP 배터리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했잖아요. 그러면 당연히 우리도 별도의 순환 이용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전문가 의견을 들어봤는데,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NCM은 돈이 되니까 서로 가져가려고 하지만 LFP 배터리는 규제가 작동하지 않으면 쓰레기로 방치될 수 있다, 그래서 적절한 규제와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 홍종호> 사실은 대한민국 정부의 폐기물 정책에 있어서 확대 생산자 책임제라는 게 있고요. 거기에서 구체화된 게 환경성 보장제라는 게 있어요. 이 환경성 보장제는 다름이 아니라 전기전자 폐기물 그리고 자동차, 이걸 어떻게 재활용 시장을 제대로 촉진할 것인가에 관련된 법이거든요. 그래서 제 생각에는 앞으로 전기차도 환경성 보장제의 이 법에 저촉을 받는 품목으로 들어오지 않을까, 당연히 그렇게 돼야 되겠죠. 앞으로 계속해서 폐배터리가 증가할 테니까요. 이게 또 돈이 되는 배터리와 돈이 안 되는 거는, 버려지면 또 유해한 폐기물이 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대한 규제가 필요해서 정부가 여러 가지 앞으로 할 일이 많을 것 같습니다.
◇ 최서윤> 쓰레기로 처리하느냐, 아니면 유용한 자원으로 다시 사용하느냐. 정부 대책에 따라 기로에 섰다, 이렇게 보면 되겠네요.
◆ 홍종호> 자,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CBS 정책부 최서윤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서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