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2022년 지방선거 때 선출됐다가 처벌받은 사람들이 꽤 많다면서요?
[기자] 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람이 134명이나 됐고요.
이들을 제외하고 부정부패로 자리에서 물러난 사람만 최소 14명인 것으로 확인됩니다. 뇌물수수, 성추행, 횡령, 주식 백지신탁 거부 등으로요.
사퇴는 곧 행정의 혼란과, 막대한 세금 낭비를 의미하는데요. 재보궐 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입니다.
[앵커] 이 가운데 강원도 양양, 경남 의령 두 곳의 민심을 청취했죠?
[기자] 먼저 양양부터 보면, 3선에 성공했던 김진하 양양군수가 지난주 대법원 최종 판결로 군수직을 최종 박탈당했습니다. 여성 민원인의 토지 인허가를 도와주는 대가로 현금과 안마의자를 받고 부적절한 관계까지 맺어온 혐의인데요.
형이 확정되는 날 저희 영동CBS 전영래 기자가 주민들을 만났습니다.
50대 시장 상인 최모씨 이야기 듣겠습니다.
[인서트1 / 최모씨 (양양 전통시장 상인, 50대)]
"아 좀 뭐랄까 한심스럽지요. 좀 높은 자리에 앉아서 그런 생각을 했다. 자체가. 지역 경제를 생각하지 않고 자기 개인적인 생각에 의해서 그렇게 했다는 게…. 참 뭐랄까 한심스럽다."
[기자] 유권자들은 이번엔 일 잘하는 사람 말고 그냥 청렴한 사람 뽑고 싶다, 이런 말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80대 주민 한 분의 말씀도 이어서 들어보시죠.
[인서트2 / 김모씨 (양양 주민, 80대)]
"희망찬 걸 요구하는 게 아니고 그냥 청렴결백하고 확신 갖고 일하는 사람…구태여 특별나게 잘하는 걸 기대하지 않고"
[앵커] 선거라면 일 잘하는 사람을 뽑는 적극적인 정치 행위인데, 비리만 저지르지 않으면 된다는 거군요.
경남 의령군의 민심은 어떤가요?
[기자] 의령군은 '부자 1번지'로 통합니다. 삼성그룹 창업자 이병철 전 회장의 고향이고요. 삼영화학그룹, 범한그룹 등 창업주들을 배출한 곳입니다.
그런데 최근 10여 년 사이에 의령 군수들이 줄줄이 처벌받으면서 '군수들의 무덤'이라는 새로운 별칭이 붙었습니다.
[앵커] 부자 1번지가 '부패의 고장'이 돼버린 거군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건가요?
[기자] 2014년 당선된 오영호, 2018년 당선된 이선두. 두 군수가 나란히 불법 선거자금 조성으로 징역형을 받았고요. 그 후임인 현직 오태완 군수조차 강제 추행과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임기 내내 법정을 드나들었습니다.
경남CBS 이형탁 기자가 50대 의령군민의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인서트3 / 김모씨 (의령군민, 50대)]
"대한민국 다 그렇잖아요. 거기 그래서 선거하고 뭐 뒤에 뭐 재판하고 이런 게 없는.
그 깨끗하게 하는 곳도 몇 안 된다고 생각해서…원래 요즘 뭐 시류가 다 그런가 하고 생각하는 거지."
[기자] 부정부패가 의령뿐이겠냐, 이런 말이죠. 모든 군수가 처벌을 받다보니 비리를 일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다른 유권자의 말도 들어보겠습니다.
[인서트4 / 김모씨 (의령군민, 70대)]
"젊은 층이 그래도 어떤 그 욕구가 있어야 움직이는데, 똑똑한 사람도 없고 전부 뭐 하던 사람들이 다 해버려"
[앵커] 유권자들 사기가 땅에 떨어진 걸로 들리네요.
김 기자, 그런데 이번 기획은 CBS 지역 네트워크 기자들과 협업했잖아요? 김 기자도 누구를 인터뷰했다고 들었어요.
[기자] 전직 경기도 용인시장을 만났습니다. 용인시는 역대 시장 7명 중 6명이 기소된 곳인데,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람 바로 백군기 전 용인시장입니다.
비리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원인이 뭔지 들었는데요. 시장에게 인사권, 예산권, 개발 인허가권 등을 행사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결국 끊임없는 청탁에 노출될 수밖에 없어 시장실에 CCTV를 설치했다고 하더군요. 직접 들어보시죠.
[인서트5 / 백군기 전 용인시장]
"이제 나 스스로가 시스템을 갖춰야 하겠다. 우선 시장 자신을 통제하고 감시할 수 있는 자신의 노력이야. 그것으로 나는 내 방에다 CCTV를 달았어요"
[기자] 당시 수십억 원이 들어가는 도로 건설을 피하게 해달라는 청탁을 받은 경험도 있다고 했는데, 자신의 초등학교 동창까지 통해 청탁해 왔다는 겁니다.
그래서 백 전 시장은 감사원 출신 외부 감사관을 영입했었다고 하고요. 그는 유권자들에게 이렇게 당부했습니다. 후보들의 화려한 공약 뒤에 숨은 도덕성을 반드시 검증하라고요.
[앵커] 김수진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