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소속 노관규 순천시장 후보를 만났다. 10년 공백 끝에 다시 시정을 맡은 노 후보는 이번 선거를 "정치 인생의 배수의 진"이라고 표현했다. 무소속 시장의 경쟁력과 민주당 독점 구조에 대한 생각, 순천의 미래 산업과 관광 비전, 쓰레기 소각장 갈등에 대한 입장까지 노 후보의 구상을 들어봤다.
◇ 박사라 기자> 요즘 정말 많이 바쁘시죠? 잠은 좀 주무세요?
◆ 노관규 후보> 잠이 잘 안 옵니다. 왜냐하면 10년 동안 공백기를 깨고 4년 전에 다시 시장이 됐지 않습니까. 그 4년 동안 공무원들과 함께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 해놓은 일들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생각해보면 잠이 잘 안 옵니다. 시민들을 만날 때마다 "고생했다", "다시 해서 마무리해야 하지 않겠냐" 이런 말씀들을 많이 해주세요. 그래도 결국 투표 결과를 받아들이기 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는 거죠.
◇ 박> 시민들 반응 중 가장 좋았던 부분은 어떤 건가요?
◆ 노> 정책 하나를 꼽기보다 우선 "일을 정말 열심히 잘했다"는 평가를 많이 해주세요. 그리고 "순천이 언제 이렇게 바뀌었냐", "노 시장이 일 잘해서 그런 거 아니냐" 이런 말씀들도 하시고요. 특히 오천그린광장이든, 신대천이든, 조례호수공원이든 도시 공간이 굉장히 많이 바뀌었다는 평가를 많이 하십니다. 또 다른 지역들은 인구 감소나 산업 위기를 이야기하는데 순천은 좀 다르다는 반응도 많아요.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산업들을 유치하려고 노력했던 부분들도 시민들께서 다양하게 평가해주십니다.
◇ 박> 시장으로 일하실 때와 선거 뛰실 때, 어떤 때가 더 힘드신가요?
◆ 노> 둘 다 어렵죠. 저는 지난 4년 동안 정말 24시간 내내 시정만 생각했습니다. 10년 만에 다시 시장으로 불러 세워주셨는데, 시대를 잘못 읽거나 일을 잘못해서 도시를 망쳐버린 시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굉장히 컸거든요. 그래서 공부도 많이 하고 정말 일만 생각했어요. 그러다 보니 직원들도 굉장히 고단했죠. 하지만 저는 늘 "이건 보람으로 위안을 받아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다행히 시민들께서 그런 부분을 알아봐 주시는 것 같아요.
◇ 박> 그래도 또 다시 선거를 선택하셨네요. 이번 선거는 후보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 노> 정치적으로 더 성장할 기회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정치를 여기서 마감하게 되는 선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 굉장히 많은 일을 시작해놓은 상태거든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걸 잘 마무리해서 나중에 정치를 떠나더라도 "정말 모든 걸 바쳐 일했던 순천시장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어요. 반대로 이번 선거에서 시민들을 설득하지 못하거나 제가 해왔던 일들에 시민들께서 동의해주시지 않는다면 정치를 계속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걱정도 솔직히 합니다. 저에게는 정말 '배수의 진'이죠.
◇ 박> 무소속 출마를 다시 선택하셨습니다. 민주당 시장이어야 예산 확보가 쉽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 노> 이재명 대통령의 여러 장점 중 하나는 일을 잘하면 지역과 정당을 따지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순천시가 2026년도 전라남도 예산 확보 1위로 올라섰어요. 그런데 여수나 광양은 시장, 국회의원, 도지사까지 다 민주당이었잖아요. 그렇다면 그 지역들이 훨씬 더 좋아져 있어야 하는데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행정 능력과 정치 경쟁이죠. 정치 경쟁이 없는 지역은 결국 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민주당이 네 번 집권했는데도 전남은 소멸위험지역 1위 아닙니까. 결국 "민주당 시장이어야 예산을 가져온다"는 식의 이야기는 시민들을 너무 단순하게 보는 거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무소속의 장점은 여야를 다 설득하기 쉽다는 점입니다.
◇ 박> 민주당 후보 공천 과정은 어떻게 보셨나요?
◆ 노> 경쟁해야 할 상대 당 후보라 제가 평가하는 건 적절치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민심을 들어보면 정상적이지 않다고 보시는 분들이 많아요. 개인적으로는 공인이 되고자 하는 변호사들이 사건 수임 같은 부분에서는 굉장히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사회적으로 논란이 큰 사건들은 더 고민했어야 하지 않나 싶고요. 결국 이런 논란을 다 안고 공천이 이뤄졌기 때문에 시민들께 충분히 설명하고 소명하는 과정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 박> 진보당 후보 측에서 후보님 관련 의혹도 제기했는데요.
◆ 노> 저는 노코멘트입니다. 원본이 있으면 공개하면 되는 것이고, 수사 중인 사안이라면 결과가 나온 뒤 이야기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상대 후보라고 해서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 박> 지난 4년을 돌아봤을 때 가장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요?
◆ 노> 아쉬운 점은 굉장히 많죠. 실제로 시장이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시간은 2년 정도밖에 안 됩니다. 취임 첫해는 전임 시장 사업들을 정리해야 하고, 또 2년 정도 지나면 선거를 준비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제가 생각했던 일들 가운데 아직 시작도 못한 것도 있고, 시작만 해놓은 것도 많습니다. 그 부분이 가장 아쉬워요.
◇ 박> 다시 선택받는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 노> 가장 중요한 건 먹고사는 문제죠. 여수 석유화학과 광양 철강 중심 산업 구조가 시대 변화 속에서 역할을 달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전남 동부권은 신산업 전환이 조금 늦었다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순천은 4년 전부터 미래 산업에 대한 포석을 깔아왔어요. 문화콘텐츠 산업, 우주항공·방산 산업, 바이오 산업, 치유 산업, 반도체 산업 등을 준비해왔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산업 기반 위에 의료·교육·문화체육까지 함께 성장시켜야 해요. 그래야 소득 4만 달러 수준의 미래형 도시로 완전히 전환할 수 있고, 지역 소멸도 막아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박> 대기업 입장에서는 "전력이 있다고 해서 굳이 기업이 지방으로 내려가야 하느냐" 이런 이야기도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요?
◆ 노> 사실 세계적인 흐름 자체가 분산입니다. 이번 중동 전쟁만 봐도 국가 핵심 산업이 한 곳에 몰려 있으면 굉장히 위험하다는 게 드러났잖아요. 기상 재해가 발생해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미국이나 일본, 대만 같은 반도체 선진국들은 분산 배치를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그런데 우리나라는 용인·평택 중심으로 너무 한쪽에 몰려 있어요. 결국 기업들도 분산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특히 AI 산업과 함께 반도체 수요가 계속 늘어나면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데, 수도권에서 그걸 감당하기 쉽지 않거든요. 에너지 고속도로도 100조 원 넘게 들어가는데 2038년이 돼도 완성 여부가 불확실하지 않습니까.결국 기업들은 전력과 재생에너지, 산업 안전성까지 함께 보게 될 겁니다. 그런 점에서 전남은 경쟁력이 있고, 저는 미래 첨단산업도 자연스럽게 분산 배치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 박> 2023정원박람회 이후 관광객이 늘었어요. 그래도 아직은 "잠깐 들렀다 가는 도시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체류형 관광에 대한 복안도 있으신가요?
◆ 노> 결국 치유산업과 연결된 문제입니다. 지금은 숙박시설이 부족하다는 걸 많은 분들이 느끼고 계세요. 하지만 과거처럼 단순히 방을 빌려주는 호텔 개념은 이미 지났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치유산업과 연계된 미래형 숙박·관광 구조로 가야 해요. 관광객 숫자만 늘리는 시대는 끝났고, 머물면서 소비하는 구조가 중요합니다. 순천은 정원과 순천만 같은 자연 콘텐츠가 있고, 문화콘텐츠 산업도 함께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젊은 층까지 끌어올 수 있는 기반이 있습니다.
◇ 박> 쓰레기 소각장 문제를 두고 갈등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상대 후보들은 전면 백지화를 이야기하고 있고, 지금도 방송차를 통한 반대 집회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후보님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실 생각이십니까?
◆ 노> 원칙대로 할 겁니다. 시장이라는 자리는 해야 할 일을 미루거나 피할 수 없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시장이 욕먹고 싶겠습니까. 저도 미루고 싶으면 미루고 싶죠. 하지만 쓰레기 문제는 결국 누군가는 책임지고 해결해야 합니다. 현재 소각장 입지는 입지선정위원회가 정한 것이고, 저는 그 결정에 따라 시설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책임지고 있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이 시설은 음식물 쓰레기가 아니라 일반 쓰레기를 처리하는 자원순환시설이에요. 지하에 설치되고, 환경관리공단이 관리합니다. 우리가 버린 쓰레기를 다른 지역에 떠넘길 수는 없는 문제예요. 저는 선거를 위해 무조건 반대만 하는 방식은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공인이 되려면 책임 있는 이야기도 함께 해야죠.
◇ 박> 마지막으로 시민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노> 제가 모든 걸 다 잘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정말 영혼을 갈아넣는 자세로 공무원들과 함께 일해왔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순천이 획기적으로 변화했다는 점은 많은 시민들께서 인정해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됩니다.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신다면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을 잘 마무리하고, 순천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