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헌 출협 신임 회장 "AI 시대, 책은 고품질 학습데이터"

"서울국제도서전 공공성 회복…도서정가제 논의 중"
"저작권 보호·정당한 대가 전제 학습데이터 유통 검토"
"느리지만 멈추지 않겠다"…출판계 화합·통합 강조

김태헌 대한출판문화협회 신임 회장이 13일 서울시 종로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제공

김태헌 대한출판문화협회 신임 회장이 인공지능(AI) 시대 출판산업의 방향으로 저작권 보호와 정당한 대가를 전제로 한 학습데이터 유통 체계 구축을 제시했다. 서울국제도서전에 대해서는 공공성과 사업성을 함께 높이는 방향으로 지배구조와 운영 개선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13일 열린 제52대 대한출판문화협회 신임회장 기자간담회에서 "AI 시대가 되면서 AI가 책을 읽는 새로운 독자, 이른바 'AI 독자'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했다"며 "출판계가 저작권을 지키면서 합리적이고 빠르게 대응하면 우리나라 AI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책이 AI 학습데이터로서 갖는 가치가 커지고 있다고 봤다. 김 회장은 "책은 저자와 편집자를 통해 검증되고 정리된 데이터"라며 "일반 웹데이터보다 효율성과 정확성이 높기 때문에 학습데이터로서 가치와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판사별 목록화와 DB화, 데이터 서비스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며 문체부와 내년도 예산을 포함해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대학 교재의 디지털 유통 플랫폼 구축 구상도 내놨다. 단순 전자책 서비스가 아니라 AI 기반 문제 생성, 퀴즈, 스터디그룹, 학습관리시스템(LMS) 기능 등을 갖춘 플랫폼을 통해 불법 복제를 줄이고, 학생들이 합리적인 비용을 내고 교재를 이용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서울국제도서전은 김 회장이 가장 무겁게 언급한 현안 중 하나였다. 그는 "서울국제도서전이 여러 논란에 휩싸여 출판계에 있는 사람으로서 가슴이 아프고 여러 출판인들께 죄송한 마음"이라며, 특히 참가 신청을 했지만 모든 출판사를 수용하지 못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올해 6월 도서전에 대해서는 성공 개최를 1차 목표로 제시했다. 다만 도서전 이후에는 "지배구조나 공공성 강화를 위한 논의를 연말까지 하겠다"며 출판계 내부 논의를 통해 해법을 찾겠다고 했다. 도서전의 방향에 대해서도 "국내 참관인이나 참가 출판사 규모로 보면 성공적으로 보이지만, 원래 목표를 보면 저작권 거래가 활발히 일어나고 AI 시대 학습데이터 등 출판산업 발전의 비전과 솔루션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년 도서전 공간 문제에는 비교적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김 회장은 코엑스 측과 협의한 결과 내년에는 A·B동 전체 사용이 가능해졌다며 "신청하는 거의 모든 출판사가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부스를 배정받지 못한 출판사는 40~50곳 정도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서울국제도서전

정부와의 관계 회복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김 회장은 "도서전 지원 예산이 끊어진 것은 맞고, 출협이 올해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 예산은 0원"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외 도서전 참가 지원 등 출판사 관련 사업은 출판사 단체가 맡을 때 네트워크 형성, 저작권 교류, 현장 대응 측면에서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며 문체부와 예산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과의 상생협력 문제에 대해서는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체결한 상생협력 MOU가 "상징적으로만 남지 않도록" 출판계와 쿠팡이 협력하는 방향으로 내용을 채워가겠다고 밝혔다. 쿠팡 출판 담당 책임자가 바뀐 상황을 언급하며 "출판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상생 협력 방안을 최대한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도서정가제와 관련해서는 출협 정책본부장이 답변했다. 그는 민간협의체가 8월 말까지 의견을 내기로 했으며, 완전 도서정가제 도입 여부와 예외 범위 등을 놓고 참여 주체별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서는 "법안 개정 가능성은 열어두자"는 수준까지 논의가 모였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불법복제 대응과 출판사 저작권 강화도 출협이 풀어야 할 현안으로 언급했다. 그는 "출협은 출판계와 화합과 통합을 이루어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출판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실사구시 태도로 노력하겠다. 느리지만 멈추지 않고 뚜벅뚜벅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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