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기후 위기에 더해 끊이지 않는 전쟁과 AI 산업의 폭주가 겹치면서 생명을 둘러싼 교회의 책임을 다시 묻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이러한 현실을 신앙적으로 성찰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세미나 참석자들은 "오늘의 복합적인 위기는 단순한 환경 문제나 기술 이슈가 아니라, 생명을 주변으로 밀어낸 문명 구조의 문제"라며 "우리의 삶과 신앙에도 분명한 방향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승렬 총무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하나님께서 맡기신 창조세계를 우리는 어떻게 잘 관리하고 있는가, 또 우리는 어떤 문명과 어떤 삶의 방식을 살아가기를 원하는가… (교회의 에너지 전환 노력은) 단순한 기술 변화가 아니라, 생명을 중심에 두겠다고 하는 우리들의 신앙의 고백이라고 믿습니다."
기조 발제자로 나선 송진순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소장은 "전쟁이 단지 군사 충돌이 아니라, 지구 시스템 전체를 흔드는 복합적인 기후 사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발발 직후 첫 2주 동안 배출된 온실가스는 약 560만 톤으로, 아이슬란드의 연간 배출량을 훨씬 웃도는 수준입니다.
또, 전쟁 이후 파괴된 도시와 인프라를 재건하기 위해선 전쟁 당시보다 24배 이상의 탄소 배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송 소장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전 지구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쟁은 화석연료로의 회귀를 정당화하는 구실이 되고 있다"며, "인류는 생명의 관점 대신 안보와 자본의 논리 속에서 예견된 종말의 징후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송진순 목사 /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소장]
"전쟁은 현재의 탄소 배출을 넘어 미래 세대가 사용해야 할 '탄소 예산'까지 선취하는 반세대적 행위다. 전쟁의 공포는 방산 주가를 끌어올리며 자본 시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탄소 기반의 산업 문명은 누군가의 죽음과 희생 위에서 유지된다. 반생명적이고 폭력적인 문명은 하나님을 특정 집단의 승리와 이권을 보장하는 그들만의 신으로 축소시킨다."
급성장하는 AI 산업 역시 에너지 소비로 인한 기후 문제와 직결된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AI 시대의 진짜 화폐는 돈이 아니라 에너지'라는 일론 머스크의 발언에서 드러나듯, AI 산업은 더 많은 데이터센터와 전력을 요구하는 초고에너지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송 소장은 "산업혁명 이후 이성에 대한 무한 신뢰와 기술 낙관주의가 20세기 세계대전과 대공황, 자연 파괴를 낳았듯, 인류는 다시 한 번 빅테크 중심의 무한 성장에 모든 권력을 이양하는 도박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에너지 전환을 말하지만 에너지원만 바뀐 채, 세계를 착취·파괴하는 구조와 위계질서가 그대로라면 그것은 결코 정의로운 전환이 아니"라며 강조했습니다.
재생에너지는 지역 분산형의 민주적 에너지 생태계를 만들어 중앙집권적 통제에 맞서며, 에너지 자립을 통해 공동체를 살리는 '정의로운 전환'의 도구가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송진순 목사 /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소장]
"지금의 에너지 재생, 에너지 확대는 분명하게 AI 산업, 자국 안보 성장, 우선 세계에서 에너지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고도의 시스템 전환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은총은 보다 많은 존재들이 희생과 착취 없이 함께 공유하고 함께 기뻐하며 살 수 있도록 해야 됩니다. 이 점에서 저는 테크노크라시(기술지배주의)가 아니라 생명으로 기뻐할 수 있는 조에크라시(생명 중심 질서)를 꿈꾸면서 햇빛 발전소의 정의와 평화를 소망해 봅니다."
한편, 이번 세미나에선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와 기독교대한감리회, 한국기독교장로회의 햇빛발전소 현황과 사례 발표, 햇빛 선교 방안 등을 모색하는 시간도 진행됐습니다.
참석자들은 "누군가 독점하려 할 때 전쟁의 불씨가 되는 화석연료와 달리, 햇빛과 바람은 특정 국가가 무기화하거나 봉쇄할 수 없는 평화의 에너지"라며, 교회의 햇빛발전소가 평화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의 더 깊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최내호] [영상편집 이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