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내부에서 노동조합 가입 여부가 담긴 이른바 '블랙리스트'가 작성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강제수사에 나섰다.
경기남부경찰청은 11일 오전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8일 해당 고소 사건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사건을 수사 중인 화성동탄경찰서는 지난 8일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 수사관을 보내 사내 업무 사이트 등을 관리하는 서버에 대한 압수영장을 집행했다.
경찰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상 접속 기록이 남은 IP 4건을 확인하고 사용자 특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현재까지 이들 사용자가 노조 소속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16일 직원 개인정보를 대량으로 무단 조회하고 이를 외부에 제공한 혐의로 소속 직원 A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삼성전자는 "A씨가 약 1시간 동안 사내 업무 사이트에 2만여 차례 접속해 직원 개인정보를 조회한 사실이 이상 트래픽 감지 시스템에 포착됐다"고 주장했다.
다만 경찰이 이번 압수수색으로 특정한 IP 사용자 가운데 A씨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또 수사 과정에서 이른바 '노조 미가입자 명단'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달 9일에도 노조 가입 여부가 담긴 '블랙리스트'가 작성된 정황이 있다며 성명불상자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경찰은 두 사건의 연관성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강제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직원 개인정보 조회와 블랙리스트 작성 간 연관성이 일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관련자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노사는 총파업을 앞두고 이날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절차를 통해 다시 협상에 나선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배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